천지에서 작용하는 오행
하늘에서 작용하는 오행을 오운(五運)이라 하고, 땅에서 작용하는 오행은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지부모로부터 태어난 인간과 만물은 오운과 육기의 영향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특히 우주의 형상 그대로를 타고난 인간은 오운육기의 영향을 받아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운육기 발생의 근원
오운(五運)은 실제 움직이는 오행의 변화 즉, 오행(五行)의 운동(運動)이라는 말입니다. 운동한다는 것은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오운은 대우주나 인간(동물)과 같이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변화는 지상에 즉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면 태양 흑점의 큰 변화는 지구에 여러 이상을 생기게 합니다. 또 화성(火星, Mars)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지상에 전쟁이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화성을 ‘전쟁의 별’이라고 여겨 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운과 육기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에는 음에 해당하는 달과 양에 해당하는 해가 있습니다. 또한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 등 오행성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동양에서는 태양이 움직이는 황도(黃道)를 따라 하늘의 별자리를 28수(宿, 28개 구역)로 나누고 오행에 배속시켰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일월과 함께 이 오행성단(五行星團)은 각각 빛을 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각자의 순수한 빛은 일단 우주에 조사되면 그 순간 서로 섞이면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을 오운(五運)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오운은 지구 자체의 기운과 합쳐지면 여섯 가지가 되는데, 이를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하늘[양, 아버지]의 오운은 만물을 생하게 하고, 땅[음, 어머니]의 육기는 만물을 기르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마치 부생모육(父生母育)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십천간(十天干)과 십이지지(十二地支)
태극이 음양으로 분화되어 변화하듯, 하늘의 오운과 땅의 육기도 각각 음양의 쌍을 이루며, 오운은 10수(=5×2)의 이치로 육기는 12수(=6×2)의 이치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를 일컬어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라고 합니다.
간(干)은 줄기(幹)라는 의미가 있고 지(支)는 가지(枝)의 의미가 있습니다. 오운의 변화에는 간(干)을, 육기의 변화에는 지(支)의 의미를 붙인 이유는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 영양분은 줄기를 타고 가지에 이르러 그 끝에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처럼 하늘은 변화의 큰 줄기(幹)를 이룰 뿐이고, 변화의 완성은 가지(枝)인 땅에서 이루어집니다.
오운의 대화(對化)작용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기운은 허공에서 서로 조화(造化)되어 오운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순수한 오행기운이 오운의 변화를 하게 될까요?
다섯 가지 색의 물감을 준비해 보세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처음의 색은 순수한 오행 기운과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을 섞어 쓰게 됩니다. 만약 파란색과 노란색을 섞는데, 파란색이 노란색보다 월등히 많을 경우에는 파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반대로 노란색이 월등히 많으면 노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비슷하면 초록색이 나올 것입니다.
부부오행(夫婦五行) 그러면 오행과 오운은 어떻게 다를까요?
봄에 씨앗에서 싹이 트면(水生木), 여름에는 그 싹이 가지를 치며 자라게 되는데(木生火), 이것을 오행의 변화로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라고 합니다.
그런데 새싹이 나오기 위해서는, 씨앗 한가운데 있는 새싹의 핵(양)이 씨앗의 바깥에 있는 단단한 껍질(음)을 뚫고 나와야 합니다. 즉 단단한 껍질은 말랑말랑하게 연화되어야 하고, 핵은 강한 힘을 내어 용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름아닌 토극수(土克水)의 상극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때 중성의 조화기운인 토(土)가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는데, 이를 오운(五運)의 변화로는 토운(土運. 甲己化土)의 시작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만물의 변화를 변화마디를 중심으로, 예를 들면 춘하추동의 계절이나 동서남북의 방위 중심으로 보면, 오행의 변화로 관찰하고, 만물의 변화를 스스로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변화작용의 주체 중심으로 볼 때는 그것을 오운(五運)의 변화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하늘에 있는 각각의 오행성단(구체적으로는 십천간)에서 나온 오행기운은 하늘에서 서로 만나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게 되는데 이를 간합(干合)이라고 합니다.
갑목(甲木)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갑목은 성질이 정반대인 기토(己土)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갑목은 양목이고 기토는 음토입니다. 이들의 관계를 부부로 치면 부인인 기토의 영향이 너무 커서 남편인 갑목이 공처가가 되어 자신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토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같은 관계는 성질이 반대인 남남이 만나 서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부부의 관계와 같기 때문에 ‘부부오행’이라고 합니다. 또한 상대(相對)하면서 서로를 변화(變化)시킨다고 해서 ‘대화(對化)작용’이라고 합니다.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 그렇다면 왜 우주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운동하는 것일까요? 오행상생도를 보시면 갑을木, 병정火, 무기土, 경신金, 임계水의 상생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싹(木)이 나고 자라면(火) 꽃(土)이 피고 열매(金)를 맺어 겨울에는 씨(水)만 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 위해서 새싹은 딱딱한 흙을 뚫고 나와야 됩니다. 그런데 새싹이 연약하다면 결코 흙을 뚫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싹의 겉 표면은 강철(金)처럼 단단해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목(木)의 기운과는 정반대인 금(金)의 기운이 목(木)을 극하면서 단단한 목(木)의 형체를 만들어줍니다. 즉 금극목(金克木)의 상극을 통해 새싹은 형체를 얻어 땅을 뚫고 나올 수 있는 것(水生木)이며, 동시에 다음 단계의 가지를 치는 목생화(木生火)의 과정을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가 실제 변화를 할 때에는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생에서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과 변화가 없으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화(對化)라는 것은 성질이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영향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남자 여자가 서로 기운을 주고 받으며, 때로는 보듬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립하기도 하며 서로 부부가 되어 조화를 이루어 변화무쌍하게 살아가는 것도 대화작용입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오운(五運)의 대화 이제 오운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일생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크게보기 천간을 1년에 배치한다면 언제 열매를 맺을까요?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이라고 하였습니다. 천간에서 (金)은 경(庚)과 신(辛)입니다.
●신(辛); 金(오행) → 水(오운) 이중에서도 신(辛)은 맵다는 뜻과 더불어 열매(金)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년으로 보면 신(辛)은 햇곡식이 여무는 가을 초에 해당합니다. 이때의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은 때로, 새로운 생명을 낳지는 못하므로 더 수축(辛水)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병화(丙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辛(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열매의 형상을 살펴보면 겉은 껍질로 음에 해당하며 속은 부드러운 양에 해당합니다.
●임(壬); 水(오행) → 木 (오운) 늦가을이 되어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늦가을의 추위는 음으로 열매를 수축시키게 됩니다. 그러면 겉의 껍질이 알맹이를 압박하여 통일을 시키게 됩니다. 이때 열매 내부에서는 음(껍질과 추위)에 의해 압박을 받은 양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반발하게 됩니다. 이렇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고 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씨의 내면에 한 점으로 통일되어 새로운 싹을 내는 고갱이(壬木)를 핵(核)이라고 합니다. 임(壬)이 木이 되기 위해서는 정화(丁火)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계(癸); 水(오행) → 火(오운) 이제 한겨울이 되었습니다. 날씨는 더욱 추워져 씨앗(癸水)의 알맹이(양)를 더욱 압박하게 되고 그러면 양은 더욱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모습을 (癸)火라고 합니다. 계(癸)가 火가 되기 위해서는 무토(戊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갑(甲); 木(오행) → 土(오운) 한겨울이 지나 따뜻한 초봄이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고 있던 火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나오려 하지만 껍질이 너무 단단하여 뚫고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 새싹이 나오려면 땅(土)에다 심어주어야 합니다. (왜냐면 씨앗은 水이며 숫자로는 1(陽數)로 껍질은 음으로 水에 해당하고, 1은 양으로 알맹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땅에 심으면 흙(甲土)이 견고한 껍질(水)을 극하여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 틈을 타고 속에 있던 싹(甲木)이 탈출합니다. 갑(甲)이 土가 되기 위해서는 기토(己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을(乙); 木(오행) → 金(오운) 싹(木)이 껍질을 뚫고 나왔지만 겨우내 딱딱했던 흙을 뚫고 나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겉 표면이 단단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금(庚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乙)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乙木).
●병(丙); 火(오행) → 水(오운) 오행으로 을은 木이고 병은 火입니다. 木은 위로만 곧게 뻗으면 되지만 火는 사방팔방으로 분열하게 됩니다. 식물은 물을 쭉쭉 빨아올리면서 자라납니다. 물은 마른 것을 적셔 부드럽게 하기도 하고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의 피부가 고운 것도 물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너무 빨리 분열 성장하면 자신의 에너지를 다 써버릴 수 있으므로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도 물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丙이 火가 되기 위해서는 신금(辛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丙)水가 되어야 합니다.
●정(丁); 火(오행) → 木(오운) 정은 본래 여름의 火입니다. 그러나 너무 화 기운이 강하면 생명력을 완전 분열시킬 수 있으므로 기운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수(壬水)의 대화작용을 받아서 (丁)木으로 후퇴하게 됩니다. 사람 또한 인생의 절정기인 3, 40대는 생명을 축장시키는 일(수행 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戊); 土(오행) → 火(오운) 戊는 무성하다(茂)는 뜻이 있습니다. 물건을 태우면 재(土)가 남습니다. 흙(재)은 불(火)보다 더 분열된 최종 산물입니다. 흙은 무수한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 속에 마그마가 있는 것처럼 열기를 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수(癸水)의 대화작용을 받아 분열의 극에 이른 (戊)土를 火로 한 단계 늦춰서 생명을 잃지 않으려고 조절하는 것입니다.
●기(己); 土(오행) → 土(오운) 己는 오행도 土이고, 오운도 土입니다. 식물이 봄여름에 성장하였으면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웁니다. 식물은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꽃으로 보냅니다. 그러므로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렇게 성장을 중지시키고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꽃에 해당하는 것이 己土입니다. 인간 역사에 己土에 해당하는 인물이나 때를 만나게 되면 문명의 꽃이 피게 됩니다.
●경(庚); 金(오행) → 金(오운) 꽃이 피고 나면 수정이 되어 꽃이 떨어지면서 작은 열매(庚金)를 맺게 됩니다.
●신(辛); 金(오행) → 水(오운) 이렇게 맺어진 작은 열매는 늦더위의 따가운 햇살을 받고 알찬 열매(辛金)가 됩니다.
육기의 발생
하늘에 있는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기운이 허공에서 만나 서로 영향을 주어 변화된 것을 오운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주의 에너지인 오운은 우주의 유일한 곤토(坤土)인 지구로 집중되는데, 지구에서는 다섯 가지 기운과 지구 자체의 기운인 土가 합쳐져서 총 여섯 가지(토 2개, 목화금수 각 1개) 기운이 작용하게 됩니다. 이를 육기(六氣)라고 하며 육기는 각각 음양으로 분화되므로 총 12개가 되어 12지지(地支)를 구성하게 됩니다.
육기의 자화(自化)작용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 하듯이 하늘은 만물을 낳는 작용을 하며 땅은 만물을 기르고 성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불완전한 변화를 하던 오운은 육기에 이르러서 완전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는 오운과 육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고 있는 土의 개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오운을 보면 土가 2개(甲己)입니다. 그러므로 음에서 양으로 변화할 때는 甲5土가 작용하고 양에서 음으로 변화할 때는 己10土가 작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낮과 밤의 음양변화만을 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는 아침 점심 저녁 밤의 네 단계로 크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각의 변화를 매개하기 위해서는 토(土)가 네 개가 필요하게 됩니다. 즉,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완벽한 순환은 토가 네 개(辰戌丑未)인 육기에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스스로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여 육기의 자화(自化)작용이라고 합니다.
지축경사와 상화(相火)의 발생
그러면 육기는 실제 어떻게 변화를 하게 될까요? 육기는 지구에서 작용하는 것이므로 지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지구는 지축이 23.5도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동북쪽은 양(陽)의 방향이므로, 지구는 음(陰)보다 양(陽)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구인 토(土)가 실제 변화작용을 할 때는 열(熱)을 받은 상태인 상화(相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화(火)와 상화(相火)는 차이가 있습니다. 화는 위로 솟구치는 목 기운을 분열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상화는 만물이 성숙하는 것을 돕고 살찌게 하는 열(熱)입니다. 밥을 할 때 불을 때서 쌀이 익으면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남은 열기로 얼마간 뜸을 들이게 됩니다. 이때 뜸을 들이는 열이 상화에 해당합니다. 마찬가지로 하지(夏至)까지 태양열을 뜸뿍 받고 자란 벼가 양력 7, 8월 늦더위를 지나면서 열매를 맺게 되는데 이 푹푹 찌는 듯한 늦더위의 열기가 상화에 해당합니다.
지축경사와 3양2음
그러므로 육기는 변화를 중심으로 말할 때는 木,火,土,相火,金,水가 됩니다. 이를 보면 木·火·相火는 양(陽)이고 土는 中이며 金·水는 음(陰)이 됩니다. 중인 토를 제외하면 양은 3개이고 음은 2개가 됩니다. .
이제 육기가 운동하는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변화할 때 오운이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는 것처럼 육기도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며 영향을 줍니다. 사화(巳火)를 예로 들면 사화(巳火)는 성질이 정반대인 해수(亥水)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사화(巳火)와 해수(亥水)가 대화작용을 하면 힘의 세기가 비슷하여 목(木)이 됩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육기의 대화·자화작용
이제 육기의 변화가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성장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입니다. 지지(地支)에서 金은 신(申)과 유(酉)입니다.
유(酉); 음력 8월, 金(오행) → 金(육기변화)
12지지를 1년에 배속하면 1월은 인(寅)월이 됩니다. 그러므로 햇곡식을 수확하여 제사를 지내는 추석(음력 8월 15일)은 유(酉)월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때의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아 새로운 생명을 낳을 수는 없습니다.
술(戌); 음력 9월, 土(오행) → 水(육기변화)
씨앗을 반으로 나눠보면 겉은 딱딱하므로 음에 해당하고 속은 부드러우므로 양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생명을 낼 수 있는 핵이 형성되려면 씨는 음의 압박을 더 받아야 됩니다. 늦가을의 추운 날씨는 씨앗 속의 양을 더욱 수축하여 씨핵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의 수축작용을 이어받은 술토(戌土)는 진토(辰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시멘트를 굳히듯이 사물을 응고시키는 水로 작용합니다.
해(亥); 음력 10월, 水(오행) → 木(육기변화)
음력 10월이 되면 날씨는 더욱 추워져서 음의 기운이 껍질을 압박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속에 있는 양은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양이 반발하는 것을 일러 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씨앗 속에서 작용하는 것이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해목(亥木)을 ‘씨앗 속의 목(水中之木)’이라고도 합니다. 해수(亥水)는 사화(巳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木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자(子); 음력 11월, 水(오행) → 火(육기변화)
음력 11월은 동지(冬至)가 있는 달로 날씨는 더욱 추워집니다. 추운 날씨는 씨앗을 더욱 압박하므로 씨앗 속의 양은 더 크게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양의 모습을 火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수(子水)는 오화(午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축(丑); 음력 12월, 土(오행) → 土(육기변화)
일양시생(一陽始生)하는 동지를 지나 양기가 서서히 발산하려고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던 양(火)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껍질이 단단히 싸고 있으므로 뚫고 나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땅에 심습니다. 그러면 흙(土)은 토극수(土克水)를 해서 껍질(水)의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틈을 타서 속에 있던 양이 탈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탈출하는 양을 寅卯木이라고 합니다. 축토(丑土)는 미토(未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土로 작용하게 됩니다.
인(寅); 음력 1월, 木(오행) → 相火(육기변화)
씨앗을 물속에 넣고 발아시키면 물에 거품이 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새싹이 생길 때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새싹이 형체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상화(相火)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수생목(水生木)할 때의 처음 모습은 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목(寅木)은 신금(申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相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묘(卯); 음력 2월, 木(오행) → 金(육기변화)
연약한 새싹이 겨우내 딱딱하게 얼었던 흙을 뚫고 나오려면 겉 표면이 단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유금(酉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라는(木) 묘목(苗木)이 될 수 있습니다.
진(辰); 음력 3월, 土(오행) → 水(육기변화)
식목일(양력 4월 5일, 음력 3월)에 나무를 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가 급속히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무는 땅속에서 물을 퍼올려 형체가 잘 늘어날 수 있도록 자신을 촉촉하게 적셔서 부드럽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때는 식물을 키우는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때이므로 진토(辰土)는 술토(戌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진수(辰水)로 작용합니다.
사(巳); 음력 4월, 木(오행) → 木(육기변화)
오(午); 음력 5월, 火(오행) → 火(육기변화)
음력 4(巳)월, 5(午)월이 되면 식물은 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자랍니다. 그래서 사화(巳火)는 사목(巳木)으로 분열을 늦추며, 오화(午火)는 火 그대로 작용하여 강력한 분열을 합니다.
미(未); 음력 6월, 土(오행) → 土(육기변화)
未는 오행도 土이고 육기도 土입니다. 꽃은 생장을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土에 해당합니다. 未土의 꽃이 피면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이 꽃으로 집중되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신(申); 음력 7월, 金(오행) → 相火(육기변화)
음력 7월이 되면 꽃이 지면서 작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렇게 맺어진 열매는 양력 7, 8월의 뙤약볕을 받아 내면을 충실하게 합니다. 그래서 신금(申金)은 인목(寅木)의 대화작용을 받아 열매를 익히는 열대야의 열기인 상화(相火)로 작용합니다.
유(酉); 음력 8월, 金(오행) → 金(육기변화)
이렇게 맺어진 열매는 추석 무렵이 되면 속이 꽉 차고 튼실해집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은 열매인 金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출처 : 오운육기 에 대하여 - blog.daum.net/skxogkswh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