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사이비 역술인의 폐해

원제 임정환 | 2012-02-23 19: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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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어느 날, 일산 호수공원으로 제자와 놀러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호수공원을 걸으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2만원에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이 둘 있었습니다.
 
옆에 앉아 이야기하다가 사주이야기가 나오니 한 분은 사주를 믿지 않는다고 하는데,
한 분이 “초상화를 그려 드릴 테니 제 사주 좀 봐 주시면 안되겠습니까?”라고 이야기하기에 “그럽시다”라고 대답하고 사주를 펼쳤습니다.
사주를 잘 상담하고 이야기를 마쳤는데,
사주를 믿지 않는다던 옆 사람이 자기 사주도 좀 봐주시라고 하기에 또한 사주를 봐주었습니다.
 
밖으로 나온 김에 약주를 하러 갈려고 하는데,
처음에 사주를 봤던 사람이 “선생님! 한 시간 뒤에 시간이 어떠십니까?”라고 이야기하기에 “약주하러 갈 것인데 무슨 일이 있습니까?”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으면서 “한 시간 뒤에 꼭 좀 부탁드립니다. 시간을 조금만 빼주십시오.”라고 부탁하기에,
“그럽시다. 두루 두루 느긋하게 구경하고 한 시간 뒤에 오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 후, 말 그대로 느긋하게 구경하고 한 시간 뒤에 갔습니다.
 
가서 보니 부탁하였던 사람 옆에 어두운 얼굴의 한 여성이 있었는데,
“선생님! 제 처인데 제 처의 사주를 보고자 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 처의 사주를 꼭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제야 어두운 얼굴의 그 여성이 말없이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사주를 부르기에 사주를 펼쳐 사주를 살펴보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여 주었습니다.
상담이 마치고 “혹 내 이야기 중에서 틀림이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남편이 “선생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것이 있어서 여쭙는데 혹 제 처가 00살에 죽는 것은 아닙니까?”라고 묻기에,
“그 때 운이 좋은데 왜 죽느냐? 그리고 이 사주는 장수(長壽)하는 사주이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때 갑자기 여성의 얼굴이 살아나고 남편의 얼굴에 화색이 가득하기에 “혹 무슨 일이 있었느냐?”라고 물으니,
남편이 “사실은 제 처가 어디서 사주를 봤는데, 00살에 죽는다는 소리를 들어 가지고 그 이후에 처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습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대경실색하면서 “아니 무슨 말 같지 않는 소리를 하느냐? 어떤 무지 몽매한 놈이 그 따위 소리를 하느냐?”라고 화를 내면서 “전혀 그런 사주가 아니니 꿈에라도 신경 쓰지 마라. 대한민국 최고의 역학자를 꿈꾸는 나의 명예와 모든 자존심을 걸겠다. 그런 일은 없으니 추호도 걱정하지 마라.”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때까지 한 마디 말이 없던 그 여성이 참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 번하고,
또한 그 남편도 연신 감사를 표하면서 약주를 대접한다고 하기에 “사모님과 조촐하게 약주하시라.”라고 이야기한 후 자리를 떴습니다.
 
00살에 죽는다는 사이비 역술인의 말에 놀라 평생의 압박감을 갖고 있다가 저로 인하여 그 압박감에서 벗어난 경우가 3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사이비 역술인의 폐해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느끼며 분노하였습니다.
 
돈 몇 푼의 부적을 팔아먹고자 타인에게 그토록 큰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모조리 퇴출되어야 합니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아니 되는 일입니다.
심약(甚弱)한 사주에 귀문관살(鬼問關殺)이 있으면 신경정신과에 출입하기 쉬운데,
그러한 사람들이 이러한 소리를 들으면 바로 신경정신과를 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듣고 우울증에 빠져 신경정신과를 출입하면 그 정신과 의사들로서는 결코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정신병에 대하여 알 뿐이지 역학은 아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마음의 문을 꼭 꼭 닫고 있기에 치료할 수가 없는 것인데,
저명한 역학자들은 쉽게 치료할 수 있고 또한 저명한 역학자만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사주 한 번 보러 갔다가 크나 큰 상처를 입은 경우인데, 이러한 경우들이 하도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사이비 역술인들은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일산의 그 여성분이 평생 건강하면서 또한 장수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 원제 임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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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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