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쯤에 한 보험설계사가 상담을 왔는데,
신수괘(身數卦)에 의하면 올해 손재수(損財數)가 강력히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시라고 하였더니,
“000선수 아시죠? 다음 주 월요일에 그 선수의 보험계약을 제가 하기로 했으니 거기에서만도 몇 억은 나올 겁니다.”라면서 전혀 믿지를 않았습니다.
11월 말에 다시 찾아와서 “선생님! 큰일 났습니다. 삼성생명에 가입되었던 000선수의 보험금을 전부 우리 보험회사로 옮겼는데 잠깐만 운용하기로 하고 선물거래를 하였습니다.
몇 억만 이익보고 내 구좌에서 회사구좌로 돌리려고 했는데 잠깐 사이에 몇 억이 나갔고, 본전을 하려고 신용거래를 하였더니 22억이 전부 날라 가버렸습니다.
어떻게든 벌어서 갚아야 하는데,
그 분이 만약 고소를 한다면 회사에서 잘리니 갚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 분도 또한 고소를 하면 저에게서는 전혀 받을 길이 없습니다.
고소당하지 않고 제가 벌어서 갚는다는 합의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이야기하기에,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는 믿지를 않고 바닥까지 무너진 이후에 찾아온다. 그러면 그 전에라도 찾아왔어야 되지 않느냐? 왜 꼭 완전하게 무너진 이후에 오느냐?
아마 상대방의 변호사는 수임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고소를 권유할거다. 아마 쉽지 않을 거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보냈습니다.
이후 000선수 사무실의 경리아가씨와 함께 고소를 당하여 인터넷에 올라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잘 나갈 때는 방향을 잡아줘도 전혀 믿지를 않다가 무너진 이후에 오는 경우를 대단히 많이 봅니다.
그것이 또한 그 사람의 한계이고,
완전한 신뢰를 주지 못하였던 나의 잘못도 또한 크다는 것을 그때마다 느낍니다.
000선수, 경리아가씨, 그 친구의 불행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지 못하면서 반성하는 하루였습니다.
- 원제 임정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