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는 직업, 그러나 요즘처럼 정치인처럼 인기 있는 직업도 없다. 권력의 대명사이고, 부(富)도 따르는 직업이며, 가문의 영광을 되살리는 직군이기도 하다. 하긴 명당을 따라 다니다보면 비석이 큰 묘소엔 언제나 이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족보에도 언제나 내세우는 게 이 권력이다.
사주에서 권력은 그 바탕이 재물이다. 돈 내고 벼슬사려다 낭패 보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보니, 이젠 메인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저 ‘그렇구나’ 정도다. 사주의 이치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물론 청렴한 이들도 있겠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릴 수는 없다. 이건 옛말일 뿐이다.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우선 낯이 두꺼워야 한다. 자화자찬에도 강해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하던 웃어넘길 수도 있어야 한다. 자기의 주체성이 필요하다. 옳고 그른 건 차후의 문제다. 욕을 먹어도 웃어야 하고, 조롱도 충고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당장 필요한 것이 비겁이다.
또 필요한 게 승부사 근성이다. 어떻게 하던 상대를 짓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순리든 역리든 상관할 바 아니다. 우선 당선되고 봐야 한다. 이 경쟁의식도 비겁의 소관이다.
‘말빨’도 세야 한다. 아닌 것도 맞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기기 위해선 근거 없는 것도 그럴 듯하게 먹혀들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것도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섣불리 나서다 뒤통수를 맞는다. 아귀가 맞도록 말을 할 수 있는 능력, 대중의 귀를 솔깃하도록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상관의 소관이다.
권력에 대한 집착도 강해야 한다. 명예욕이 약한 사람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뭔가에 대한 목표 의식도 뚜렷해야 한다. 그게 돈을 벌기 위해서이든,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이든, 자기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든 뭐든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총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모두가 권력지향적인 사람은 아니란 의미다. 이런 것은 관성의 소관이다. 관성 중에서도 편관이 강해야 유리하다. 자기의 영역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욕을 먹어도 참아야 하기 때문에 인내심도 강해야 한다. 즉 자기의 감정을 확실하게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 이것 역시 관성의 소관이다.
이것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주는 드물다. 적어도 위의 것들 중에서 겁재와 상관, 편관은 확실히 구비되어야 뜻이나마 둘 수가 있다. 금상첨화로 요즘은 재성이 겸비되어야 자기에게 훨씬 유리한 조건이 된다.
2012. 3. 30 희실재
출처 : 하국근의 命理산책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