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꼬부부가 있었다. 연애로 만나 그 어렵던 70년대도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싹싹한 부군은 말도 잘했고, 무엇보다 처세술이 그만이었다. 늦둥이 아들 얻고, 세상을 얻은 듯 기뻐했다. 그러나 아이 낳고 부인과 계통에 이상이 생겨 자궁적출 수술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남남이다. 사주에 물이 없고, 물이 식상이고, 마른 흙이 강하고, 금은 약하고, 햇빛은 강하다. 들려온 얘기론 부군은 성(性)을 좋아하는 데, 부인이 맞추지 못해서가 헤어짐의 이유란다. 특히 수술 이후로.
중년의 부인이 있다. 역시 잉꼬부부다. 사흘이 멀다 하고 병원엘 간다. 자궁에 혹이 있어서가 이유다. 사주에 불이 아주 강하고, 금은 무력하고, 물은 없다. 식상이 없고, 흙도 강하다.
젊은 부인이 있다. 첫아이 낳고 자궁 적출 수술을 했다. 마른 흙이 강하고, 햇볕도 강한데 금은 있지만 물을 나타내는 오행이 없다. 금을 나타내는 글자 속에 들어있는 물이 깨지는 해의 다음해에 수술을 했다. 더욱이 성에 대한 관심이 아주 낮다.
물의 속성은 흐름이다. 따라서 물이 고여 있거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물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사주에서 물이 흙에 의해 막혀 있다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따라서 물이 의미하는 오장육부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사주에서 물은 신장이나 방광, 생식기의 기능을 나타낸다. 강한 흙, 그것도 바싹 마른 흙이 물을 방해하고 있다면 이 기능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여기에 금이 있다고 해도 물이 있으나마나 하다면 보탬이 적다. 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은 성생활과도 관계가 깊다. 바싹 마른 흙이 많은 사주에 불까지 있다면, 위에 든 것 이외에도 이 사람은 정신세계가 발달한 사람이다. 활동성도 그다지 강하지 못하다. 엮어보면 성생활을 그다지 좋아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사람에게 상대가 성생활을 좋아한다면 성적인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오감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할 줄 아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주는 개인적인 것이고, 어느 오행이 약하다는 것은 그 개인만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사주명리학에서 절대적이라 주장하는 사람은 깊이가 없는 사람이다.
2012. 5. 27 희실재
출처 : 하국근의 命理산책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