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序)
선친(先親)으로 인하여 명리학(命理學)을 접하고, 제서(諸書)들을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제서(諸書)들의 주장이 각각 다르고 그 중의 진가(眞假)를 분별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학문(學問)에 있어서 명확한 체계(體系)를 세울 수 없었던 점이다.
제대로 된 역학(易學)에 목말라 하면서 스승을 구하던 중에, 벽천(碧泉) 김석환(金錫煥)선생님을 만나 명리(命理)와 복서(卜書)를 배우면서 역학에 있어서 바른 길을 찾았다.
편벽(偏僻)된 논리는 배제되고 바른 이치(理致)만을 접하면서 학문에 대한 즐거움이 더할 나위 없이 컸던 바, 스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이다.
선생님의 인도(引導) 속에서 제서(諸書)의 원서(原書)들을 차례대로 읽으면서 나름대로 명리학(命理學)에 대한 이론들을 정립(定立)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을 것인가?
정리(正理)에 의한 역학(易學)을 진흥(振興)하고자 역학(易學)의 보전(寶典)이라고 할 수 있는 사주첩경(四柱捷徑)을 저술하시고 1970년 5월 1일에 한국역학교육학원(韓國易學敎育學院)을 개창(開創)하신 자강(自彊) 이석영(李錫暎)선생님과 자강(自彊)선생님의 유지를 이어받아 혼신의 열정으로 지금까지 학원을 운영하시면서 제자들의 지식(智識)과 지성(智性)을 배양시키신 벽천(碧泉)선생님의 업적은 크고도 높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허황된 말과 그릇된 책들이 아직도 난무하는 역학계(易學界)의 현실은 실로 슬프다고 아니할 수 없다.
명리학(命理學)을 강의하고 후학(後學)들을 접하면서,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갈림길에서 방황하며 끝내는 잘못된 논리에 젖어드는 것을 누차 보았으니,
제서(諸書)의 원서(原書)들을 정리(正理)에 의하여 번역(飜譯)하고 논술(論述)하는 것이 또한 선생님의 숭고(崇高)한 정신(精神)을 이어받는 것이 아닌가 하여 이에 천학(淺學)을 무릅쓰고 부득이 집필하게 되었다.
명리학(命理學)의 백미(白眉)라고 아니할 수 없는 최고의 명저(名著)인 적천수(滴天髓)에 있어서도 잘못 이해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에 먼저 적천수(滴天髓)를 번역하되, 근대 중국역학의 석학(碩學)이셨던 서락오(徐樂吾)선생의 보주(補註)와 더불어서 번역하고, 논점(論點)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적천수천미(滴天髓闡微)와 보주(補註)의 각 명조에 대한 격국(格局)과 용신(用神)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였는데, 나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후학들의 학문에 있어서 다소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함이나 천학(淺學)으로 인하여 오히려 두려운 바가 적지 않다.
본서(本書)를 읽으시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속적인 연구 속에서 하나하나 보충할 것을 약속하며, 제현(諸賢)들의 많은 지도편달(指導鞭撻)을 바라마지 않는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이연화임병민임병삼조창근이경일이병현추병수정장기님의 도움에 감사드리며, 평생 사랑으로 보살펴주신 어머님과 학문에 있어서 내조를 아끼지 않은 처(妻) 김형옥, 사랑스런 현준현재예은에게 이 책으로 마음을 전한다.
丙戌年 仲冬
圓濟 任正桓 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