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tvN ‘인생술집’에 출연한 소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주 모델이지만 최근에는 술을 잘 마시지 않고, 춤을 추고 싶어도 클럽과는 안 맞는다는 이야기는 그가 섹시하면서도 활기찬 느낌의 걸그룹 씨스타로 활동하는 동안 굳이 드러내지 않았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유는 씨스타 해체 이후 달라진 삶을 덤덤하게 말했다. 왁자지껄하던 대기실은 조용해졌으며 심심함과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했다고. 그런 변화 속에서 자신을 ‘프리랜서’로 정의했고 ‘내가 이 일을 못할 수도 있겠다’거나 ‘가수는 앨범 발매 비용이 든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작년 여름이 오기 전, 씨스타는 해체했다. 그 후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유는 씨스타로 활동할 때보다 더 많은 것들을 했다. 끊임없이 음원을 발표하고 솔로 앨범을 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쳤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역할도 생겼다. JTBC ‘소유X하니의 뷰티뷰’ 진행을 맡으며 전문가 못지않은 뷰티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거나 채널A ‘하트시그널2’에서 다른 사람의 연애를 분석한다. 이는 물론 씨스타 시절부터 그가 보여주었던 자기관리나 ‘썸’이 히트하며 생긴 ‘국민썸녀’ 이미지의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소유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Olive ‘서울메이트’에서 출연진은 ‘오방하우스’라고 불릴 만큼 넓은 소유의 집을 부러워했지만, 그보다 빛났던 것은 게스트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태도였다. K-뷰티를 체험해보고 싶다던 뉴질랜드 모녀를 위해 그는 한방 재료를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의 스파를 예약했고 직접 메이크업을 해주기도 했다.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 음식을 맛보여주고 셋이 함께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까지 선물한 그에게 김준호는 “우리 중 돈을 가장 많이 썼다”는 농담을 했고, 소유는 “내가 여행을 갔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생각했다. 후회 없이 즐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어린 나이에 성공해서, 돈이 많아서 남들에게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프로듀스 48’에서 소유는 이런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을 맡는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 최연소 트레이너가 된 그는 긴장한 연습생들을 달래고, 그들이 준비한 것을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도왔다. 17살 때 연습생을 시작했고 “소속사에 들어가긴 했는데 실력이 늘지도 않고 하는 게 없어서 고민이었던” 그는 이제 누구보다 연습생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멘토가 됐다.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했던 연습생이 소리를 터뜨리면 자기 일처럼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고, 의욕조차 보이지 않는 연습생에게는 진심으로 화를 내기도 하면서. 여전히 걸 그룹을 할 때처럼 열심히 운동을 하지만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저는 굶는 다이어트 안 좋아해요. 그러면 결국 다시 체중이 돌아오고 체력이 떨어져요. 특히 우리는 춤을 추다 넘어지는 일도 많아서 체력이 필요해요.”라는 조언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소녀가 10년 동안 착실하게 걸어온,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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