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에서 요청하여 쓴 부엌풍수에 관한 글입니다. 한샘소식2007 3,4월 합본에 실린 글입니다.
식수는 하수, 배수구에서 멀리 놓아라
흔히 ‘풍수’ 하면 묘부터 떠올리는데 사실은 집이 먼저
사람이 동물 수준의 생활을 하던 원시시대에도 가장 큰 현안은 집터였다.
자친 맹수들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이 살 곳을 찾아 고르고 물길, 담장 등 보호막을 이용하면서부터 짐승과의 우열이 비롯되었다고도 주장한다. 바로 양택 풍수의 기원이다.
대문은 사업운과 외교력으로 연관 짓고 안방은 경제와 애정운을 상징한다. 부엌은 건강과 질병 등 우환으로 보고 있어 위치 선정에 각별히 조심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dpt말에 ‘화장실과 사돈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아파트 양옥집 등이 주된 현대인의 주거구조와 생활양식에는 그리 타당한 지침이 아닐 듯싶다.
현대에 들어선 풍수가 웰빙 코드로 부각되면서 주택이나 아파트 사무실 내부 氣를 원활히 만드는 가구 배치나 실내 장식이 유행이다. 현대인이 풍수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해서 집안 구조를 풍수에 맞게 짓거나 고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도시 생활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효험은 약하지만 큰 수고 없이 가재도구를 재배치하거나 소품을 들여놓는 간단한 풍수 인테리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집을 찾기보다는 자신이 사는 집을 기가 잘 통하는 집으로 만드는 것이다. 풍수지리학이란 환경을 인간에게 편의성과 건강과 복을 제공하는데 그 바탕을 둔다. 집도 마찬가지이다.
최우선 고려 사항은 기류(환기), 습도, 온도
풍수지리학에서 대문 안방 부엌을 양택의 3요소로 매우 중요시 한다.
그중 부엌은 현대에 들어 점점 더 깊숙이 생활과 삶의 중심으로 파고들어 어느 곳보다 소중한 공간이 된 듯하다.
부엌은 불자리를 중요시 했으나 요즘은 가스렌지나 전자렌지의 등장으로 과거의 풍수 개념이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다만 ‘부엌에서는 공기와 불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공기와 불은 건강과 화목을 상징한다.
우선 조리에서 발생하는 냄새의 환기와 불의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다. 환기는 창을 통한 직접 환기와 환기구를 통한 간접 환기가 있다. 부엌 공기는 공기가 잘 통해야 하고 습기가 차 눅눅하면 안 된다. 창을 열었을 때 냄새가 집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구조는 나쁘다. 환기구 소음도 좋지 않다. 불자리는 조리시 불안정한 위치에 놓아선 안된다.
배수구의 물도 잘 빠져야 한다. 물은 재물의 흐름과 관계가 있다. 조리 후 설걷이의 오물이 잘 빠져 나가야 하며 역시 소리가 나는 구조는 좋지 않다,
또 식수는 하수, 배수구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요즘은 정수기를 많이 사용하여 싱크대 부근에 가까이 두는 경향이 있지만 가급적 멀리 떨어지게 설치하는 것이 좋다.
칼을 함부로 방치하면 돈이 안 모인다.
냉장고 안은 항상 청결해야 한다. 그리고 냉장고나 음식을 보관하는 위치는 부엌에서도 동쪽과 남쪽으로 하고 서쪽과 북쪽은 피한다.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가까이 두어도 좋지 않다. 전자레읹의 화가와 냉장고의 냉기가 충돌해 주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많이 하게 한다.
식칼을 아무렇게 놓으면 가족들의 부상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돈이 모이지 않는다. 칼을 수납하는 칼꽂이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빈 식기들은 가급적 덮어서 보관하고 빈 그릇을 서쪽이나 북쪽으로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시계는 가급적 부엌에 두지 않는다. 특히 고장난 시계는 좋지 않다.
부엌이 너무 구석에 있거나 어두울 때는 형광등보다는 백열등의 따뜻한 빛을 사용함이 좋다. 벽지는 밝은 색의 천연소재가 좋으며 오염물이 잘 붙지 않는 재료가 좋다.
바닥재도 거실이나 안방과 구분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첫째 미끄럽지 않아야 하고 오물이 잘 닦여야 한다.
어둡거나 기운이 가라앉는 구조에서는 소리 나는 풍경 장식이나 라디오 등을 두면 좋다.
글: 동양학연구가 문경시. 이규원(세계일보 풍수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