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간(十干)
‘자평진전’이 ‘오행(五行)의 생극제화(生剋制化)’법에 의해 격국의 성패를 논했다면 ‘난강망’은 ‘음양(陰陽)의 기질(氣質) 특성’과 ‘십간(十干) 상호간의 조합 특성’을 고려하여 ‘격국(格局)의 고저’를 한층 세분화하는 풍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만 월지(月支)에만 비중을 두어 다양한 격국의 ‘경우의 수(number of cases)’가 다소 제한되어 언급되는 점은 아쉽다.
가령 甲木이 강한 경우에는 庚金, 칠살(七煞)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용식제(殺用食制)’나 ‘양인가살(陽刃駕殺)’의 격국을 높게 평가한다. 반면 乙木이 강하면 관살(官殺)보다는 상관(傷官)을 기뻐한다. 예건대 丁火는 戊土를, 辛金은 壬水를 쓰는 격국이 관살로 성격되는 구조보다 격국이 높다.
이렇게 오행 생극제화의 이법(理法)적 측면에서 음양(陰陽)의 특질이 고려된 기론(氣論)적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된 텍스트가 바로 ‘난강망’이다. 이 같은 내용은 ‘적천수’의 ‘강유론(剛柔論)’에서 살필 수도 있는데 따라서 ‘적천수’는 이기(理氣) 양면을 모두 고찰한 이기불상리(理氣不相離)적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 음양간(陰陽干)의 속성 구분
음양 구분 |
음간 |
양간 |
일간이 강할 때 희신 |
상관 |
칠살 |
일간이 약할 때 희신 |
겁재 |
인수 |
그런데 이와 같은 음양간의 일반적인 속성이나 법칙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십간(十干) 상호 간의 조합 특징에 따라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진소암(陳素庵)은 ‘십간론(十干論)’의 기본 틀을 구축하였고, 오늘날 명징파(明澄派)에 이르러 ‘십간용신(十干用神)’이라는 새로운 학리를 선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같은 내용의 주류는 ‘난강망’으로 볼 수 있다.
현대 명리학의 한계와 과제는 간단하게 말해서 ‘체용(體用)의 분별’로 귀착된다. 자평의 모든 이론 체계를 분명한 체용(體用)의 구분 선상에서 응용하면 보다 완벽한 이론 체계로 거듭나게 된다. 이수문파(李修門派)의 독보적(unchallenged) 지위는 아래에 도해하는 체용(體用)의 분별(分別)법과 팔자술(八字術) 실전(實戰)의 형충회합(刑沖會合) 실기(實技)법, 그리고 물상(物象)법 요약에서 비롯된다.
▪ 팔자(八字) 판독 정법
판독 순서 |
체용 구분 |
적용 이론 텍스트 |
이기 구분 |
1. 격국 성패 |
體身 |
오행 생극제화론 ‘자평진전’ |
理法 |
2. 격국 고저 |
體身 |
월(月)별 십간희용제요 ‘난강망’ |
氣論 |
3. 격국 종합 |
體身 |
격(格)별 십간조합희기 ‘십간론’ |
氣論 |
4. 행운 판단 |
體身 |
행운(대운) 격국변동론 ‘자평진전’ |
理法 |
5. 세운 성패 판단 |
用神 |
세운 부억용신론 ‘적천수’ |
理法 |
6. 세월 득실 판단 |
用神 |
물상, 형충회합 실기 ‘데쓰블로’ |
理法 |
근래 ‘투파(透派)’가 표방하는 일반적 ‘십간론’의 십간(十干) 상호간 희기(喜忌) 조합은 팔자 원국의 ‘체신(體身) 영역’에서 격국의 고저를 보다 세밀히 살피는 요소로 활용되는 것이다. 만일 세월(歲月)의 성패를 판단하는 데 십간 조합을 참작한다면 문제가 된다. 세월의 성패를 판단하는 1차적 근거는 부억법(扶抑法)의 오행 생극제화 틀을 준용하는 것이 정법이다. 따라서 체용 영역의 구분 없이 일반적인 부억 용법으로 격국의 성패와 고저를 판단하거나, 세월(歲月)의 희기(喜忌) 판단에 십간론을 운용하면 원칙이 무너지기 십상이다. ‘서락오’는 전자의 구분을, ‘장요문’은 후자의 구분을 명백히 설명하지 못했다.
실상 체용(體用)의 각 영역 용법을 이기(理氣)로 일관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난강망’이나 ‘적천수’는 공히 이기(理氣) 양면을 모두 견지한 설명으로 일관한다. ‘난강망’은 체신의 용법을 이기(理氣) 양면으로 서술했고, ‘적천수’는 체신의 영역은 기론(奇論)적 차원에서 용신의 영역은 이법(理法:부억법)적 코드로 설명했다. ‘서락오’는 ‘적천수보주’에서 체용 모두의 영역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법칙이 이법(理法)적 코드임에 주목하여 체용의 분별을 가했다.
자평(子平)의 3대 텍스트는 종국에 ‘적천수’에 이르러 체용(體用), 이기(理氣)를 모두 포괄했으나 세월(歲月)의 성패와 득실을 분간하는 용(用)의 영역에서는 이법(理法)적 관점만을 피력하는 한계를 나타낸 것이다. 오행의 생극제화 틀은 운(運)의 희기(喜忌)와 대략 성패(成敗) 틀은 감지할 수 있으나, 실상(實狀)의 디테일한 득실(得失) 상황과 물상(物象)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그러므로 세월(歲月)의 흐름을 파악하는 용(用)의 영역에서도 기론(氣論)적 차원의 연구가 더욱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의외로 물상(物象)의 초기 이론은 ‘자평진전’의 ‘간지론(干支論)’이 제공한다. 특히 팔자술 실전에서 중시하는 용(用)의 영역은 오운육기(五運六氣)의 기론적 차원과 형충회합 실기의 이법적 측면의 세기(細技)가 한층 다듬어져야만 완성되는 것이다.
출처 : 명리역학 - duckjin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