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특별주문판'이다.
늘 황당한 내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시드마이어문명> 카페 쥔장 바찌님으로부터
'魁罡의 정체를 파헤쳐 달라'는 특명을 받고 최대한 상상력을 짜내어 보기로 했다.
물론 쥔장님의 부탁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魁罡에 대한 신비의 베일을 걷어내 보리란
결심을 했었다. 왜냐하면 내 사주에도 魁罡이 무려 3개나 줄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魁罡에 해당하는 갑자는 庚辰, 壬辰, 庚戌, 戊戌 네가지이다.
魁罡煞, 魁罡星, 魁罡으로 불리는 일반적인 魁罡의 특성으로는
총명, 미모, 고집, 재앙을 들 수 있다.
魁罡에 대한 글을 쓰기로 작정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관련 자료를 거의 구할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
왜 위에 언급한 네가지 갑자가 魁罡이 되었는지,
魁罡이 왜 그러한 특성을 갖게 되었는지,
辰戌은 화개살에 해당되는데, 魁罡이 되면 화개살은 어찌되는지,
왜 누구는 이를 무시하고 누구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魁罡에 대한 설명논리 이전에
魁罡이란 단어의 뜻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魁罡이란 대체 어떤 뜻을 지닌 단어일까? 궁금했다.
1. 魁罡星은 北斗七星의 4개의 머릿별이다.
네이버사전을 인용하면, 魁란 북두칠성의 머리 쪽에 있는 네 개의 별을 뜻하고,
罡이란 북두성을 뜻한다고 한다. 결국 괴강성은 북두칠성 중
직사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는 4개의 별을 뜻하는 것이다.
좀 더 심오하게 뜻풀이를 해보면,
동양에서는 북두칠성을 주술적인 말로 魁罡이라고 불렀는데
괴(魁)자는 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귀(鬼)자와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두(斗)자가 결합한 문자로
'칠성의 신명에 잡혔다'는 뜻을 함의하고 있다.
강(罡)자는 사정(四政)을 바르게 한다는 뜻인데
四政이란 子.午.卯.酉 즉 정북.정남.정동.정서 네 방위를 말하고
이를 바르게 세운다는 뜻이다.
2. 결국 주술적인 의미의 魁罡은 칠성님의 뜻으로
방위를 바로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의 의미는 결국 지축을 바로 세운다는 뜻이다.
익히 알다시피, 지구 자전축은 정북 子방향에서 丑방향으로 23.5도 기울어져 있다.
이 기울어진 경사를 바로 세우게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 천.지.개.벽.!
고대인들이 정말 두려워했던 것은, 칠성님을 받들었던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지축이 바로 세워지면서 도래할 인류의 종말이었던 것이다.
자전축의 변화와 그로 인한 지구의 종말,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 등에 대한 얘기는
선사시대부터 있어왔던 인간의 오랜 외경이자 두려움이었다.
자전축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칼융의 용어로 풀면 인류에게 깊게 각인된 '집단무의식'이다.
기울어진 것은 바로 서는 것이 세상 이치. 그러다보면 무언가 변화는 있을 것이고
그것이 빙하시대처럼 엄청난 생명을 죽이는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단 두려움이
이 지구인의 유전자 속에 오랫동안 새겨져 왔던 것이다.
그래서 魁罡이란 말은 길잡이별로서 북두칠성이 가지는 총명함,
빛나는 아름다움과 더불어 지축을 바로세운다는 점에서
강직, 고집, 대재앙 등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해석되어져 온 것이다.
특히 4개의 머릿별에 해당하는 탐랑성, 거문성, 녹존성, 문곡성이 만드는 직사각형 모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저승문, 관을 담은 수레, 죽음의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데
이 또한 근원적으로는 인류의 자전축 변화에 대한 집단무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3. 60갑자에 담아 둔, 옛사람들의 魁罡표식
옛 사람들은 주술적인 의미의 괴강을 방위와 시간을 뜻하는 갑자로 형상화하고 싶어했다.
괴강은 주술적인 의미에서도, 북두칠성과 연관된 방위개념에서도 매우 중요했으므로
인간의 시간이자 문자인 60갑자에 담아두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 옛 사람들은 魁罡과 갑자를 어떻게 연결했을까.
지축선인 축미를 중심으로 1시간에 15도씩 이동하는 북두칠성은
오전 7시경 진시방향에서 지축선과 정확히 90도 수직각을 이루게 되고
오후 7시경 술시방향에서는 다시 180도로 지축선과 교차각을 이루게 된다.
진술축미는 지구가 23.5도로 기울기 전, 원시지구의 자오선이 되는데,
우선 이런 의미에서 진술방위를 괴강과 연결시켜 사고했던 것 같다.
그러면 10개의 천간 중 왜 庚, 壬, 戊가 괴강과 연결되었을까.
우선 괴강에 해당하는 천간 중 庚이 두 번 겹친다는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庚은 금성을 의미하는데 금성은 태양, 달과 함께 고대인들의 시간과 방위개념에 핵심적인
행성이었다. 금성은 오전 7시경에 진시방향에서, 오후 7시경 술시방향에서 하루 두 번 관찰된다.
그래서 시간과 방위가 일치하는 경금을 진술방위와 연결해
경진, 경술 괴강이 먼저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앞 서 언급했듯이 괴강이란 정확히 북두칠성 중 직사각형 모양에 해당하는
4개의 머릿별을 의미하므로 경진과 경술과 더불어 2개의 갑자가 더 필요했다.
또 다른 두개의 괴강인 임진과 무술은 60갑자 순에서 경진과 경술을 전후로 13번째 위치한
글자들이다. 60갑자를 공간적인 의미로 배열하면 다음과 같다.
17번과 47번은 경진과 경술에 해당하는 갑자번호이고,
29번과 35번은 임진과 무술에 해당하는 갑자번호이다.
북두칠성에 4개의 머릿별은 엄밀히 따지면 직사각형이 아니라 국자모양이니
4개를 연결하면 그럴듯한 모습으로 4개의 별 괴강이 그려질 수 있다.
그러나...35번 무술이 마음에 걸렸다.
옛 사람들이 하늘의 국자모양을 그렇게도 정확하게 갑자에 담으려 했을까...
진술방위는 경금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무술은 순서상 경술 앞에 오게 되는데...
그러다 경술 뒤에 오면서 직사각형 모양을 이루게 하는 갑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59번째 갑자인 임술이었다.
무술을 빼고 임술을 넣고 보니 내가 원하는
완전한 모양의 괴강이 완성되었다.
사주 자료마다 임술을 괴강에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데 이는
괴강의 모양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기준점을 금성으로 두고 진술방위개념을 연결해 보면,
무술보다는 임술이 괴강의 스퀘어를 정확히 반영한다는생각이 든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한 작은 지구인의 상상일 뿐이다.
4. 지구자전축 기울기와 세차운동 관련 상식
유고슬라비아 학자 밀란코비치에 의하면,
자전축의 기울기 23.5도는 4만년을 주기로 변하고
지구의 세차운동도 2만3천년의 주기를 갖고 변한다고 한다.
자전축이 변하는 것은 맞지만 일정한 주기를 갖고 변하고 있으니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구가 바로 세워져 빙하가 녹아버리면서 대홍수가 범람하고..뭐 그런 아수라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그의 이론이 맞다면.
하지만 마야력이나 정역사상도 어느날 아침에 일어난
황당한 일로 우주와 지구에서 펼쳐질 일들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순리와 규칙적인 주기에 의해서 우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즉 우리의 무질서하게 튀어나온 두려움과는 달리 우리가 속한 삶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늘 자신의 길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출처 : <창작사주이야기10> 괴강과 집단무의식 - blog.daum.net/twinstar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