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사주의 관계는?
근친지간이다. 하도 낙서라는 엄마를 모태로 태어난.
이웃이신 피크닉님으로부터 김승호님의 <주역원론>을 추천 받은 후
구입을 한 참 동안 망설였다. 책도 6권짜리로 두툼해 부담스러운 데다가,
주역은 사주처럼 간결한 맛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의 작용이다.
그런데 4월11일 병술일 자정무렵 우연히 달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병술일이라 달이 저렇게 붉은 걸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붉은 달 오른쪽으로 주역의 괘상이 보였다.
즉시 친구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천화동인'이라는 주역괘라고 했다.
복희씨도 이런 식으로 바라봤던 걸까. 그냥 보여지는 대로....
이 사건을 계기로 주역공부와 인연이 되겠다는 확신이 일었고
어제 처음으로 <주역원론>의 책장을 넘겼다.
저자는 각 챕터별로 도가적인 글인 옥허진경(玉虛眞經)의 귀절을 적어놓고 있다.
1권 괘상의 탐구편에 들어가기 앞서 인용된 옥허진경에는 다음과 같은 귀절이 있었다.
修道者心必廣窄通也 (수도자심필광착통야)
: 무릇 도를 닦는 사람은 그 마음을 좁게도 넓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괘상의 탐구를 설명하기 전에 왜 저자는 이 귀절을 인용했을까.
아. 괘상을 바라보기에 앞서 괘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취하려는, 유연한 마음을
지니고 있으라는 얘기구나.... 게다가 저자가 덧붙이기를 주역의 괘상은 애당초 완벽한 이해가 없고
공자나 제갈공명도 다만 점점 접근해 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용기백배. 애당초 해답이 없다면 괘상에 대한 탐구도 생각하는 자마다 달라질 수 있는,
매우 가변적인 모습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저자의 관점을 취하기 전에 주역괘상만을 두고 먼저 궁리해 보는 것이
어쩌면 옳은 학습 방법일 수 있단 생각이 들어 일단 책읽기는 멈췄다.
그리고 주역8괘를 그려가며 이 상징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1. 주역8괘 뒤집어보기
주역괘상과 관련한 기존 설명 중 다음과 같은 관점을 받아들였다.
* ㅡ 는 이어진 것이고, -- 끊어진 것이다.
* 전자는 3으로 양수이며, 후자는 2로 음수이다.
* 天三地二, 하늘은 3이며, 땅은 2이다.
여기에 3=3차원 공간, 2=2차원 평면이라는 개인적 관점을 추가해 8괘를 궁리해 보았다.
다음은 주역8괘를 놓고 고민해 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괘상 의미
건괘의 경우, 3차원의 모형이 3개가 있는 모습이다.
3차원을 구면으로 생각해 볼 때, 3개의 구(球)를 지닌 모습이 된다.
3차원에는 위계가 있단 최근의 위상수학관련 학설을 응용하면,
그림을 그리는 순서는 맨 위의 구를 가장 상위로 잡고, 나머지를 구 안에 넣으면 된다.
(*2번째와 3번째는 동렬로 인식한다)
그러면 와 같은 모습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3차원안에 또 다른 3차원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태괘의 경우, 건괘의 3차원을 끊어지게 하라는 듯이다.
(* --는 끊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건괘를 둘로 나누면, O O 가 된다. 이 시점에서 "감수분열"이란 용어가 떠올랐다.
어릴 때 배웠던. 다른 괘도 모조리 그려보았다. 주역8괘의 의미는 생명과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단 확신이 들었다.
2) 2진법
윗 글 <괘상의 의미 >부분을 2진법으로 표시하면 기가막히게 잘 맞아떨어진다.
당연한 결과이다. 주역괘상은 ㅡ과 -- 이라는 2가지 기호밖에 없으므로.
3) 괘상 그림
주역 괘상을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3차원에는 위계가 있단 최근의 위상수학관련 학설을 나름 응용해,
그림에 위계를 적용해 표현해 보았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있다.
건괘는 설명했고, 태괘의 경우 --,ㅡ,ㅡ의 모습인데
--를 가장 서열이 높다고 보고 먼저 크게 그린 다음,
나머지 ㅡ를 동렬로 그리면 2번째 그림이 된다.
그림의 기준점이 되는 것은 건괘와 곤괘인데
전자는 3차원 구면으로만, 후자는 2차원 평면으로만 그려진 그림이다.
나머지는 3차원과 2차원의 모습이 한데 섞여 있다.
또한 리괘(離卦)와 손괘(巽卦) 그리고 진괘(震卦)와 감괘(坎卦)는 그림으로 그리면
동일한 모양새가 나온다. 이는 두 가지 괘상이 서로 통하는 성질을 함유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즉 동일한 성질이지만 형태만 달라지거나 서로 보완적인 면을 지니고 있단 뜻이다.
4) 대응 자연
거의 모든 책들에서 주역 괘상과 자연물들을 대응해 놓은 것을 보았다.
주역 8괘가 삼라만상의 진리라고 한다면, 모든 것들로 치환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오면,
= 천, 하늘 : 행성의 궤도와도 닮아있다.
= 택, 늪지: 천공에서 지면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상상해 보면,
땅 위에 공간이 있는 모습이고 이를 '늪'으로 표현한 것 같다.
= 화, 불: 촛불의 타오르는 상을 위에서 관찰한 모습인 듯하다.
또는 지구 안의 공간이 존재하며 뜨거운 속성과 관련된다는 어떤 상징일 수도 있단 생각
이다.
= 풍, 바람: 토네이도의 상과 비슷하다.
= 벼락, 우뢰: 땅 위에 입체적으로 2차원 선이 만들어지는 그림이다. 번개의 모습.
= 수, 물: 택의 설명과 유사한데, 택과 다른 점은 땅 위에 공간이 있는 것은 동일하나,
방위는 4방으로 흘러 개방적이란 점이 다르다.
= 산: 거대한 땅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상이니 산의 상과 관련
=땅: 2차원 선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모양. 평지를 의미.
2. 60갑자와 주역64괘
주역은 8괘 두 개를 위 아래로 놓고 점을 친다.
사주는 어떨까. 사주도 천간과 지지라는 두 개의 구조로 팔자를 간명한다.
주역의 64괘는 사주의 60갑자와 유사한 맥락이란 생각이다.
만약 주역64괘와 사주 60갑자를 연결할 수 있다면,
단순하게 이 둘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면,
....
사주팔자만 놓고도 점복이 가능하리란 생각이 든다.
가능할까?
출처 : <창작사주이야기29> 주역8괘 뒤집어보기 - blog.daum.net/twinstar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