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괘의 형체만 보면 무엇을 연상할 수 있는가? 옛날 사람들은 연못을 연상했다. 상효는 겉이라고 했다. 겉의 가운데가 비어 있어 물이 고일 수 있다. 그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두 개의 에너지 덩어리가 들어 있다. 출렁이는 물이 보인다면 지금까지 공부를 잘 한 사람이다. 주전자 속의 끓는 물이 보이는 사람도 공부를 잘 한 사람이다. 휘발유가 가득한 연료탱크를 연상하는 사람은 아주 우수하다. 주역을 읽어서 현대과학을 발전시킬만한 싹이 보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괘만 보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음양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팔괘도에서 대각선 방향에 있고 각 효의 음양이 바뀐 간(艮)괘를 보자. 이것을 보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가? 옛날 사람들은 산이라 했다. 산은 겉이 뾰족뾰족한데 겉에 해당하는 상효는 평평하여 산을 닮지 않았다. 태괘는 건괘 옆에 있어서 양에 해당하니까 상괘를 위주로 보았지만 간괘는 곤괘 옆에 있어서 음에 해당하니 하괘를 위주로 본다. 음이 두 개가 조용하고 굳건하게 있다. 빨아들이는 힘이 강할 것이나 맨 위에 뚜껑이 덮여 있다. 뚜껑은 가운데가 빨려 들어가면서 찌그러져 들어가고 음의 두 기둥은 돌출 되려고 하는 것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이다.
태의 형상은 연못이고 바다이다. 낮은 곳에 위치하면서 모으고 끌어들이는 것이 그 작용이다. 간의 형상은 산이다. 높은 곳에 위치하면서 식물과 동물의 집이 되고 그들을 보살핀다. 태는 인체에서는 입이나 여자의 성기 형태를 하고 있다. 입으로는 에너지가 되는 음식물을 끌어 모아 자기의 세포를 만들고 여자의 성기는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여 제2세의 세포를 만든다. 간은 인체에서 손과 팔에 해당한다. 위쪽에 붙어 있으면서 아주 활동적인 손이 간괘를 닮았다. 움직임이 팔에 비해 느린 몸통이 중효, 다리가 하효에 해당한다. 팔에 비해 태는 음효인 상효가 빨아들이는 작용의 주체가 되고 빨아들인 형체는 두 개의 양 (에너지원인 음식물, 양물이라고 하는 남자의 성기 혹은 陰中의 陽인 精)이 된다. 간의 작용의 주체는 양효인 상효이고 이는 활동성이 강한 손에 해당한다. 이 손의 활동 바탕은 2개의 음(몸통과 다리)이다.
태가 동물로서는 양이 된다. 양은 겉으로는 매우 유순하다. 유순한 것은 비활동적인 것으로 음이다. 양고기는 양적인 냄새인 노린내가 난다. 속이 양이기 때문이다. 간은 동물로서는 개가된다. 개는 겉으로 행동이 민첩하여 양에 속한다. 행동이 민첩한 육식동물과는 아주 다르게 교미할 때는 시간이 길다. 개의 가장 본질적인 성질은 음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구성원과 팔괘를 매치 시켜 보면 8괘의 성질을 이해하기 쉽다. 가족은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근한 가족관계에 8괘를 적용시키기 쉽다. 요즘은 가족이 8명이 되지 않아 이해하기 조금 어려우나 그래도 8괘의 성질을 가족관계에 비유하는 것이 쉽다.
음양으로 분류 할 때만 해도 음을 말하면 양이 떠오르고 전체가 생각났는데 8괘가 되니까 어떤 한괘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머지 7괘와의 관계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을 느낄 것이다. 8개로 분류해도 전체적인 연관관계가 생각되지 않으니 끝없이 나누는 과학이 얼마나 전체를 소홀히 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우선 간단하게 8괘와 가족관계를 연결짓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건은 아버지이고 곤은 어머니이다. 나머지 6괘는 2개의 같은 효와 1개의 다른 효로 이루어져 있다. 1개의 다른 효가 남녀를 결정짓는다. 음효이면 딸이고 양효이면 아들이다. 1개의 다른 효가 작용의 주체이기 때문에 2개의 같은 효들보다 중요시한다. 下효는 과거이고 먼저 긋기 때문에 첫 번째 아들이나 딸이고, 중효는 중간 아들이나 딸이고, 상효는 막내아들이나 딸이다.
태( )괘는 上효가 다른 2양과 다른 음이니까 막내딸이 된다. 오빠 둘에 딸 하나 있는 집 딸의 일반적 성질을 떠올리면 태괘의 성질을 알 수 있다. 아주 귀여움을 독차지하므로 콧대가 높다. 태괘는 양을 속에 숨기고 있는 것이 자존심이다.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므로 독립심이 없고 의존성이 강하다. 태괘는 주위에서 필요한 것을 끌어들이는 형상이다. 막내딸은 주위에 사랑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태괘는 가족 구성원중의 막내딸이기도 하지만 20세 안쪽의 어린 여자이기도 하다. 어린 여자들은 2세 생산을 위해서 에너지원인 지방질이 많으나(陽), 수줍음(陰)을 잘 탄다. 여자는 아름다우면서(陽) 수줍음(陰)을 타는 것이 남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다.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내가 소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한다고 할 때 종업원들을 8괘로 분류하면 종업원들 각자의 적성을 파악하기 쉽고 그 적성에 따라 일을 맡겨야 능률이 오른다. 그 중에 꼭 여자가 아니라도 태괘처럼 자존심이 강하고 주위 사람들의 주의를 많이 끌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태괘로 분류 할 수 있다.
간( )괘는 상효가 양이니까 막내아들이 된다. 딸이 둘 있는 집안의 막내아들이다. 막내아들은 귀해서 모든 일을 누나들이 처리해 준다. 막내아들은 그저 가만히 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여성화되어 투쟁적이지 못해 주로 손을 움직여 무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여자처럼 착실하고 꼼꼼하기는 하다. 사회적으로는 20세 전의 어린 남자다.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서 애(겉은 陽를)를 쓰나 아직은 받쳐주는 힘이 부족하다(두개의 음이 양으로 변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종업원 중에 꼼꼼히 열심히 일하나 스케일이 크지 않고 , 배짱이 없고, 잘 하려고 열심히 뛰어다니나 아직 힘이 없는 사람은 간괘에 속한다. 산의 고요함, 굳건함, 튼튼함이 보이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