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바꾸기#2

12간지 동물 분석 - 쥐[子]

고은 | 2017-10-07 11:11:20

조회수 : 1,181

쥐[子]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쥐에 대한 관념은 다양하게 나타난다.'영리하다' '재빠르다' '머리가 좋다'라는 일반적인 관념 외에 어떤 재앙이나 농사의 풍흉, 뱃길의 사고를 예견해 주는 영물로 인식하기도 했으며 이와 상반되게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구차하고 하찮은 존재를 비유하는 의미로 쓰였다. 쥐는 때때로 고양이와는 대조적으로 약자를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하다. 약자는 영리하며 천성이 착하나 구차하게 가난하다.
강자는 무식하고 덩치가 크고 많은 재력을 소유하고 있다.여기서 쥐의 이미지는 약자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민담 속에서 은혜를 갚은 쥐나 사람의 출세를 도운 쥐이야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쥐이야기 등은 이런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쥐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신성성(神聖性)과 예지성(豫知性) : 무덤의 수호신, 사금갑조, 상자일의 근신, 뱃길의 안전과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마을 수호신(해안도서 지방), 서도신사(鼠島神祠), 물과 불의 근원을 알려준 영물, 고대 아테네 신전에서는 쥐에게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었다.
 
② 다산성(多産性) : 쥐는 생물학적으로 왕성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복장을 지키는 동물,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좋다.
 
③ 근면함(勤勉)과 재물(財物)·부(富)의 상징 : 쥐는 어느 곳이나 민첩하게 드나들 수 있는 강한 활동력을 가지고 있다. 상자일 풍속이나 쥐불놀이, 쥐와 관련된 주문이나 풍속에서 풍작 기원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결국 쥐 또는 아들의 뜻을 가진 子는 '계속하다, 작다, 불어나다'라는 핵심적인 뜻을 지니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쥐의 활동력을 비유해서 집안에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집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일을 '쥐바람쐬기'라고도 부른다. 쥐의 민첩성은 자연스럽게 근면성을 연상시켰고, 이렇게 연관된 개념으로 쥐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쥐가 근면과 부의 상징이라는 인식은 속담뿐만 아니라 여러 민담을 통해서도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혼쥐이야기'다. 근면함이 결국은 부(富)라는 행운의 열쇠가 되었다는 인식이다.
 
④ 지혜의 정보체와 현명함 : 물과 불의 기원을 미륵에게 가르쳐 주었는가 하면 어려운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많은 사실들을 알고 있는 정보체로서 역할을 해 왔다. '황금구슬찾기' 등 민담 속에서 다른 동물들보다 영리한 동물로 묘사된다. 또한 속담에는 약삭빠르고 머리가 뛰어난 사람들을 가리켜 '약기는 생쥐' '얼굴에 생쥐가 오르락내리락한다' 라고 표현했다.
 
⑤ 귀여움 : 새앙쥐는 귀엽고 현명함의 상징으로, 세익스피어나 메어 등의 작품에서 표현되었다. 또 이솝우화 등에서는 영리하고 약한 자의 긍정적 이미지를 가진다. 최근 쥐는 동요, 동화, 만화(미키마우스, 톰과 제리)의 주인공으로도 등장하여 오히려 고양이를 괴롭힌다.
 
 
 
쥐는 신성한 동물로 인식되어 왔지만 한편으로는 부정한 동물로 배척 당하기도 했다.
 
① 부정함 : 쥐가 손톱, 발톱을 먹고 그 주인으로 변신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요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다. 예로부터 곡간에 쌓아 둔 곡식들을 훔쳐 가지고 땀흘려 농사 지은 곡식을 망쳐 놓았다. 농사가 생활의 중심이던 조상들은 쥐의 피해를 많이 겪었고 그렇기 때문에 쥐는 농사일을 망치는 해악을 가져오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상자일, 쥐불놀이 등에서 쥐를 퇴치하는 다양한 풍속이 전해진다.
 
② 작고 왜소하고 하찮음 : 우리 속담에서 쥐는 하찮은 것, 왜소한 것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것이 많다.
 
③ 도둑·탐욕 : 쥐가 가지는 근면성이 부정적인 면으로 여겨지면 근면성은 탐욕의 이미지로 바뀌어 진다. 쥐는 간신, 수탈자, 부도덕으로 관념화되었다.
 
④ 야행성·재앙 : 쥐가 병을 옮긴다.
 
⑤ 정적 : '쥐죽은듯하다'라는 옛말에서 알 수 있듯이 쥐가 소리내지 않고 다니는 동물이라는 데서
쥐는 정적의 표상이 된다.
 
 
쥐에 대한 관념을 부정과 긍정이라는 이분법적 결론으로 도출해 내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한국 문화 속에 쥐에 대한 관념은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조상들은 각 띠동물에 대한 관념과 상징을 각기 독특하게 부여하고 해석해 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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