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성격분석 모델들
성격은 한 개인의 마음의 질서이자 자연스러운 존재방식이라고 한다. 그런 만큼 한 개인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 이 때문에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간의 성격을 파악하려는 과학적 탐구가 계속돼왔다.
기록으로 본다면 BC 4세기경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제시한 인간의 4가지 체액설이 성격 분류의 첫 시도로 꼽힌다. 히포크라테스는 개인의 체내에 흐르는 4가지 체액 중 어느 체액이 우세한가에 따라 담즙질, 혈액질, 흑담즙질, 점액질로 분류하여 개인의 성격을 설명하려 하였다.
히포크라테스의 체액설이 제시된 이후 지금까지 심리학계나 의학계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행동을 단순화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성격분석 이론을 제시해왔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프로이트의 후계자로 분석심리학을 도입한 칼 융이다. 그는 인간의 행동 유형을 먼저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구분하고, 정신의 네 가지 기능으로 사고, 감정, 직관, 감각을 제시하면서 이를 결합시켜 모두 8가지 심리유형(외향적 사고형, 내향적 사고형, 외향적 감정형, 내향적 감정형, 외향적 직관형, 내향적 직관형, 외향적 감각형, 내향적 감각형)을 제시했다.
이후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유형이론. 이는 1940년대에 미국인 브리그와 그의 딸 마이어가 융의 8가지 지표에 더해 두 가지 다른 지표(판단기능, 인식기능)를 더한 16가지 성격유형 모델이다. 이 이론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학생생활연구소나 일부 기업체의 사원 연수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MBTI와 비슷한 용도로 인간의 행동유형을 판단하는데 사용되는 DiSc 이론도 있다. 이 이론은 사람의 행동 특성을 크게 주도형(D), 사교형(i), 안정형(S), 신중형(c)의 네 가지로 나눈다. 주도형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결단력 있고 단호하게 행동하고, 직접적인 접근 방법을 취한다. 사교형은 사교적이고 외향적이며 공격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고,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
이에 비해 안정형인 사람들은 신중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선호한다. 이들은 절제된 행동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신중형은 검증된 절차와 정확한 기준에 따라 행동하며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데 정력을 쏟는다.
이 네 가지 척도의 점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행동유형을 다시 15가지로 세분할 수 있다. 예컨대 주도형의 경우 개발형, 결과지향형, 직감형, 창조형으로 나누는 식이다.
한편으로 MBTI나 DiSc가 수많은 사람의 성격/행동유형을 일정 수의 유형으로 설명하므로 개인별 특성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아, 더 정교한 성격유형 측정이론이 제시됐다. OPQ (Occupati- onal Personality Indicator)가 그것.
1984년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개발한 OPQ는 20여 개 언어로 번역돼 4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 OPQ를 보급하고 있는 양종철박사(한국 SHL대표)의 설명.
“OPQ는 30개의 척도를 사용하는 최신 검사 도구여서 이전에 개발된 검사도구들보다 더 세밀한 개인 정보를 산출할 수 있고, 유형별 정보가 아니라 개인의 독특한 성격 프로파일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홍길동은 외향적 감정형 혹은 중재자형으로 명명하기보다는 홍길동 고유의 성격 프로파일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1000명의 OPQ 검사 결과는 1000개의 행동유형을 제시하는 셈이다.”
이외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성격 유형 모델에는 에니어그램(Enneagram)이라는 것이 있다. 사회과학적 이론에 근거한다기보다는 수천년 동안 기독교, 불교, 이슬람 등 여러 종교적 전통에 의해 합성된 성격 모델을 사용한 것으로 성격 유형을 개혁가, 동역자, 성취자, 개인주의자, 탐구자, 성실자, 열정자, 도전자, 평화주의자 등 아홉 가지로 나눈다. 성격측정 이론에서 영적(靈的)인 개념을 도입하다보니, 그 신뢰도와 타당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심리학자도 있긴 하다.
출처 : 인상학 - cafe.daum.net/alchem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