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2017-10-07 08:57:40조회수 :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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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 | 크게보기 △ 3월24일 동국대학교 사회교육원. 사주명리 강의가 한창이다. 수강생들은 전직 대기업 사장, 퇴직 교사, 미용실 원장, 주부 등으로 다양하다. (사진/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
크게보기 △ 세상이 복잡하고 불안해지면 한 치 앞이라도 먼저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서울의 한 포장마차 점집. (사진/ 한겨레21 윤운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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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 | 여러 가지 괘 내는 법
방문시간, 옷차림도 괘가 된다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점 보러 ‘무릎팍 도사’ 집에 가도 될까? 굳이 간다면 말리지야 않겠지만 무릎팍 도사는 점을 치지 않는다. 예전 장두석이 부채를 잡았던 ‘부채도사’는 부채를 잡고 몸을 흔들거리다가 넘어지면서, 그 방향으로 운을 판별했다. 부채 방향으로 일종의 ‘작괘’(괘를 뽑는 것)를 한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무릎팍 도사’는 무릎으로도 무엇으로도 작괘를 하지 않는다.
점을 치는 바탕이 되는 괘는 고대 중국의 주나라 때 편찬된 <주역>에 뿌리를 둔다. <주역>에는 기본 8괘가 있다. 8개의 괘 중 두 개를 뽑아(두 번째 괘는 첫 번째 뽑은 괘를 다시 집어넣은 뒤 뽑음) 그것을 위아래로 둔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괘의 조합은 모두 64가지다. 둘 중 위에 놓인 괘를 ‘상괘’라 하고 아래에 놓인 괘를 ‘하괘’라 한다. 상괘는 하늘을, 하괘는 땅을 의미한다. 괘에 있는 각각의 줄을 ‘효’라고 한다. 한 괘에 세 개의 줄이 있으므로 모두 여섯 개의 효를 가지고 있다. ‘육효’는 여기서 나온다. 이 육효를 <주역>과 <복서정종>을 참조해 해석한다.
신점을 치는 무당을 제외하고 역술가들이 일반적으로 점 칠 때 쓰는 방법이 육효다. 신산이수역학원의 김용연 원장은 “사주는 한 개인의 인생이라는 큰 틀을 통괄해서 보는 방법”이라며 “중요한 일이 닥쳐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 등을 볼 때는 사주보다 점을 쳐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육효”라고 설명한다. 사주명리학은 생년·월·일·시라는 네 가지 시간을 통해 일생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체계로, 사주를 풀이해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오행의 기운을 알아 낸 뒤 이를 이용해 그 사람의 성정과 명운을 진단한다. 그러나 사주만으로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괘를 뽑는 방법은 역술가마다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산대를 쓰는 방법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역술가들이 대나무통에 가늘고 긴 나무 작대기를 넣고 흔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작대기가 산대다. 보통 대나무를 가늘고 길게 깎은 뒤 한쪽 끝에 괘를 새겨넣는다. 산대를 넣는 통을 ‘산통’이라고 한다. 산통을 깨면 괘를 흩트려뜨릴 테니, ‘산통을 깨다’는 ‘일을 그르치게 하다’는 뜻이 된다.
김용연 원장은 산대 외에도 점을 보러 온 사람의 이름이나 그가 입고 온 옷으로 괘를 뽑는다고 한다. 이름으로 작괘를 할 때는 그 사람의 나이를 상괘로 삼고, 이름의 한자 획수를 하괘로 삼는다. 옷으로 작괘를 할 때는 옷의 색깔을 보고 판단한다. 그때 흰색은 금(金), 검정은 수(水), 붉은색은 화(火), 푸른색은 목(木), 노란색은 토(土)의 기운을 나타낸다.
청학당한의원의 조규식 원장은 손님이 자신을 방문한 시간으로 괘를 뽑는다. 하루를 나누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시의 12시로 괘를 뽑는다. 그 밖에도 화투나 트럼프로 작괘를 하기도 한다. 카드점은 트럼프 카드 중 여섯 장을 내어 육효를 삼는다(홀수는 양, 짝수는 음으로 친다). 장철학원의 최장재희 원장은 “각자 적중률이 높은 방법으로 작괘를 한다. 여러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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