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바꾸기#2

“척 보면 압니다”… 관상, 취업의 비밀통로

풍월 | 2017-10-07 08: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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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보면 압니다”… 관상, 취업의 비밀통로
‘사람 됨됨이’ 평가의 한 방법으로 애용 2000년 이후엔 과학적 설계 인·적성검사로 대체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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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임혜진(24·여) 씨가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취직한 것은 ‘부드러운 눈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신생업체 벤처스토리는 신입사원 최종선발 단계에서 관상(觀相) 면접을 봤다. 면접장에 임원진과 함께 ‘관상면접관’ 윤광희 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가 참석해 지원자들의 생김새와 걸음걸이, 앉은 자세, 목소리 등을 주의 깊게 살폈다.
임씨는 눈과 눈썹 사이가 넓어 통이 크고, 턱이 발달해 고집이 세며, 코가 높아 자기 주관이 강한 성격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길고 부드러운 눈매 덕분에 높은 관상 점수를 받았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것. 윤 대표는 “환경 적응력이 좋다는 것은 위기와 변화에 강한 인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종합격 후 자신의 관상에 대해 전해들은 임씨는 “나의 실제 성격과 딱 맞아떨어져서 놀랐다”며 “관상면접이 있다는 건 소문으로 들었지만 실제 겪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직원 채용, 승진심사 때 관상면접 활용
관상면접은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 존재다. 기업들은 하나같이 관상면접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러나 역술가나 관상가 중 일부는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관상을 봐주고 있다”고 한다. 신입사원 채용 때는 물론이요, 경력직 사원 선발이나 임원의 승진심사에도 관상면접이 동원된다고 한다.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회장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의 관상면접을 도와주고 있다. 백 회장은 관상면접이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회장이 한복판에 앉고 그 왼쪽에 인사담당 이사가, 오른쪽에 내가 앉는다. 나머지 자리에 전무, 총무부장 등 간부들이 죽 앉는다”고 설명했다.
“면접자가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 얼굴 생김새, 앉은 자세, 목소리를 살피고 이력서에 쓰인 생년월일으로 회장과의 궁합을 맞춰본다. ‘눈이 나쁘다. 코가 빈약하다. 그러나 회장과 궁합이 좋아 회사에 덕을 가지고 온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평가한 뒤 ○, △, × 표시해 제출한다. 관상이나 회장과의 궁합이 좋지 않다고 평가한 사람이 채용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40여 년간 인상학(人相學)을 연구하며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구봉 최형규 선생은 “이사 명함을 앞에 놓고 면접장에 앉아 있는다”고 귀띔했다. 그가 살피는 것은 눈, 귀, 코, 혀, 피부에 해당하는 오관(五官)과 음성. 최 선생은 “가만 앉아 있으면 면접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므로 가끔 ‘아버지는 연세가 어떻게 되느냐’ ‘형제들은 다 결혼했느냐’는 등 엉뚱한 질문을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의 명함에는 ‘채용면접교육 및 관상면접관’이라고 적혀 있다. 한국동양철학상담지도사, 역학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100여 개 기업에서 현재 관상면접관으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면접장에 관상전문가가 배석하지 않더라도 관상과 인상이 채용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전문가는 “특히 관상을 중요시하는 오너가 직접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오너 나름의 판단으로 관상이 좋지 않은 사람을 걸러낸다”고 전했다. 한국인성컨설팅 노주선 대표는 “주관적으로 느낀 좋지 않은 첫인상을 ‘관상이 나쁘다’고 합리화하는 기업인들이 아직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한 헤드헌터는 “상당수의 기업이 비밀리에 관상을 본다”며 “관상 혹은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은 추천해봐야 뽑히지 않기 때문에 추천에서 배제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눈빛이 사납거나 우울하게 생긴 사람, 표정이 밝지 않은 사람, 불편한 기운을 자아내는 사람 등이 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 위한 툴
공식적으로는 확인된 바 없지만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관상가를 앉혀두고 신입사원을 채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원광대 조용헌 교수는 “이 회장이 관상으로 보려 했던 것은 첫째 복이 있는가, 둘째 배신하지 않고 충성을 다할 것인가, 셋째 건강과 체력이 좋은가였다”고 전했다. 조직생활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 즉 인성(人性) 평가의 방법으로 관상면접이 쓰인 셈이다.
이 같은 관상면접의 목적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백운산 회장은 “최근 적발된 충남 홍성 새마을금고의 직원 횡령 사건에서 보듯, 부적합한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크게 화를 입는다”며 “회사에 해를 끼칠 소지가 있는 사람을 미리 걸러내는 것이 관상면접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최형규 선생은 “통계에 바탕을 둔 관상은 정확도가 80~90%에 이른다”며 “잔꾀 부리는 사람, 거짓말 잘하는 사람, 성실하지 않은 사람 등을 정확히 집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표는 관상면접의 목적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김새에 따라 성격과 성향,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적합한 업무도 다르다는 것이다(16쪽 상자기사 참조).
그는 생김새뿐 아니라 걸음걸이, 앉은 자세, 말투, 찰색(察色) 등을 통해서도 사람 됨됨이와 특성을 파악한다. 위를 보고 걷는 사람은 유아독존 성향이 강하고, 뒤에 기대지 않고 앞으로 나와 앉는 사람은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며, 목소리가 크면 성격이 개방적이고 호탕한 편이라는 것이다. 특히 찰색은 관상학에서 운기(運氣)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윤 대표는 “얼굴색은 속마음을 대변하는 심상(心相)”이라며 “인상이나 자세가 좋아도 찰색이 좋지 않으면 젊은이다운 패기가 부족해 도전을 싫어하고 쉬운 일만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채용과정이 체계화하면서 관상면접의 빈도는 줄었다. 최 선생은 “90년대까지만 해도 봄철이 되면 면접 보러 다니느라 바빴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한두 회사만 관상면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2000년 이후 2, 3세 경영체제로 바뀌면서 관상면접 의존도가 확 줄었다”며 “관상면접을 해주는 것은 1년에 1번 정도에 그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채용 전 인성 파악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성 평가의 중요성은 확대되고 있다. 각 회사가 자신들이 원하는 인성을 가진 사람을 서류심사나 역량면접만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성평가의 툴이 관상에서 심리학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설계된 인·적성 테스트로 바뀌는 추세다. 삼성그룹의 SSAT(Samsung Attitude Test), LG그룹의 RPST(Right People Section Test), SK그룹의 종합직무적성검사 등 인·적성 테스트는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발굴할 수 있도록 특화, 개발된 것으로 크게 직무적성평가와 인성평가로 나뉜다. 인성평가의 목적은 리더십과 조직적응력, 즉 개개인의 성품을 파악하는 것이다.
임상심리학이나 산업심리학적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관상가를 대신해 면접장에 배석하는 것도 달라진 채용 트렌드다. 기업에 인성평가와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인성면접관으로 활동하는 노주선 한국인성컨설팅 대표는 “임원들 뒤에 배석해 면접자들의 대인관계나 자기관리 능력을 위주로 평가한다”며 “그 때문에 면접자들에게 관상가로 오해받는 일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인성면접관은 면접자들에게 협력 과제를 제시하고 행동을 관찰한다. 취업 포털사이트 헬로잡 김성규 본부장은 “토론면접이나 단체과제를 수행할 때 면접자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며 팀워크, 책임감, 창의성 등을 1~5점 척도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직무에 따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인성 요인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카지노나 백화점 직원을 채용할 때는 ‘자기통제력’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다. 노 대표는 “이런 직무의 사람들은 근무하면서 돈 감각이 대단히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밝은 표정, 바른 자세 노력으로 갖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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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과 바른 자세는 관상가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호감을 준다.
관상면접은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취업의 사다리다. 아직 과학으로 검증된 바 없기에 정식 채용절차로 진입할 수도, 기업들이 드러내놓고 활용할 수도 없지만 면접관들은 면접자의 관상과 인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여전히 일부 기업은 관상전문가를 면접장에 배석시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평가 대상자가 관상면접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주 없지는 않다. 관상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바른 걸음걸이와 앉은 자세, 또박또박한 말투는 노력으로 얻을 수 있다. 굳이 관상면접관이 배석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태도는 누구에게나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듀오아카데미에서 맞선을 앞둔 이들과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미지 컨설팅을 강의하는 유세진 이미지컨설턴트는 “이미지란 게 보이는 외모에 국한한 게 아니다. 당당한 태도, 예의 바른 매너, 밝은 표정 등을 갖추면 생김새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또한 “표정을 통해 성격을 알 수 있다. 눈에 선량함과 씩씩함, 마음의 평정이 드러나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관상의 문화학’). 결국 관상면접이라는 ‘비과학적’ 관문도 면접자 자신의 마음과 자세, 그리고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
   
나의 생김새는 어떤 업무에 어울릴까?

외모에 따라 적합한 직업과 업무도 다른 것일까. 관상면접관으로 활동하는 윤광희 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얼굴을 상·중·하부로 나눴을 때 각 부분이 발달한 정도에 따라 성격과 성향, 적합한 업무가 다르다. 크게 3가지로 나뉘는 얼굴 형태의 특장점과 적합한 업무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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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형 얼굴
얼굴 특징 얼굴이 좁고 역삼각형이다. 상부가 발달해 이마가 넓고 하부의 턱이 좁다.
장점 직관력이 뛰어나고 감수성이 예민하다. 분석력과 논리력이 돋보인다. 상상력, 기억력이 풍부하다. 사물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일처리가 치밀하다.
단점 남의 결점을 정확히 발견하는 만큼 자신을 혹평한다. 장래의 일을 예견하고 판단해 상대적으로 현재의 일에 대한 열정과 실행력이 약할 수 있다.
적합 직무 사고력이 필요하고 체력 소모가 적은 참모 업무나 전략기획 쪽 일이 천직이다. 대인관계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영업직은 맞지 않다. 30대 초반에 두뇌로 두각을 나타내거나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많은 만큼 변호사, 학자, 연구가, 공무원 등 혼자 몰입할 수 있는 직종이 최적이다. 예능 분야에서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미래 운세 인생 중반으로 갈수록 끈기와 체력에 한계가 있어 중반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한다. 특히 말년 운세가 취약하다. 중년 이후에는 자신만 한 후계자를 육성하고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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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형 얼굴
얼굴 특징 이마가 좁고 턱이 발달한 정사각형 얼굴이다. 신체가 건강하고 질병 없는 체질이 많다.
장점 소신이 분명하고 목표에 대한 집념과 의지가 강하다. 좋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행동력과 용감성이 있다. 체면과 연관되면 손해가 있더라도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한다.
단점 부드러움과 유연성이 부족하다. 상사의 꾸지람에 분개하고 자신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다. 일이 잘될 때는 별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면 크게 차질을 빚고 실패할 수 있다.
적합 직무 현장 업무 외에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 현장 감독자, 신문기자, 군인, 경찰관, 소방관, 교도관, 체육교사 등이 적합하다. 상하 관계가 분명하고 명령, 복종 관계가 절대적인 직업이 적성에 맞는다.
미래 운세 말년에 자기 주장이 강하면 외롭고 지나치게 대박을 꿈꾸면 ‘쪽박’을 찰 수 있다. 중년 이후 수입과 성과를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지나친 욕심과 낭비를 삼가면 말년에 평온한 삶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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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人情)형 얼굴
얼굴 특징 얼굴이 둥글다. 눈과 턱도 둥글다. 피부는 밝고 흰 편이다.
장점 세상만사 무리하지 않고 둥글게 사는 형으로 사회생활에 유연성이 있다. 사교적이고 친절하고 동정심이 있어 대인 관계에 갈등이 없다. 외부 자극에도 유연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 이상적인 것보다 현재의 일이나 대인 관계를 중시하는 현실감각이 있다.
단점 쉽게 열중하고 너무 빨리 식어버리는 타입이다. 일에 대한 순서와 질서가 어지럽고 약속을 어길 수 있다. 원칙 중심 사고력이 부족하고 정에 약해 순리를 거스를 우려가 있다. 남을 너무 믿는 탓에 보증을 서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적합 직무 사람과 접촉하는 업무에 적합하다. 세일즈나 고객 상대 업무가 적성이다. 전략기획 업무에 맞지 않고 단순사무는 쉽게 싫증낸다. 광고 홍보나 방송 분야가 맞고 정치가 등에도 적성이 있다.
미래 운세 주색에 빠질 우려와 애정생활에서 가끔 한눈을 팔 가능성이 있다. 말년에 혈압 계통의 질병을 조심해야 하나, 운세는 초년보다 중년, 중년보다 말년이 좋다.

참고서적 : ‘면접전문가의 채용면접기술’ (윤광희 저, 중앙경제사, 2009)
 
 
출처 :성공의 연금술사 원문보기   글쓴이 :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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