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르루주르르루
2017-10-07 08:59:44조회수 : 1,268
크게보기 종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나는 기도발(祈禱發)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도에 대한 응답이 기도발이다. 그렇다면 기도발이라는 것은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것인가. 세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해야 한다. 인간의 의지, 하늘의 뜻, 땅의 지기(地氣)다. 지기가 뭉쳐 있는 장소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하늘이 응답한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도터는 모두 지기가 뭉쳐 있는 곳들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기도발이 잘 받았던 곳으로 알려진 델포이 신전, 인도의 아잔타 석굴, 중국 화산파(華山派)의 본거지인 화산, 한국의 예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계룡산,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시나이산, 미국 애리조나주의 세도나는 공통적으로 땅의 지기가 강하게 뭉친 곳이다. 지기가 강하게 뭉쳤다는 것은 바위를 보면 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도처는 모두 바위산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기도발은 바위에서 발생한다. 지구 자체는 하나의 커다란 자석이라 볼 수 있고, '지자기'(地磁氣)가 계속 방출되고 있다. 이 '지자기'는 지상으로 나올 때 바위나 암반을 통해 방출된다. 바위나 암반 속에는 철.동.은.금 등과 같은 광물질이 들어 있다. 지자기는 바위 속에 들어 있는 이와 같은 광물질을 통해 지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인간이 바위산에 앉아 있으면 그 지자기가 인체에 그대로 전달되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인체의 혈액 속에도 철분을 비롯한 광물질 성분이 함유돼 있다. 임신부들이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 약을 먹지 않는가! 사람의 피와 바위는 공통적으로 철분으로 연결돼 있다. 이 철분을 연결 고리로 해서 지자기가 인체 내로 유입된다고 보아야 한다. 몸이 예민한 사람들이 바위에 앉아 있으면 몸이 찌릿찌릿해진다고 말하는 이유는 바위의 지자기가 피 속에 들어 있는 철분을 통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혈액은 우리 몸 속을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피는 미세한 혈관을 통해 뇌세포에까지 공급된다. 바위에서 분출되는 지자기가 뇌세포까지 공급되는 것이고, 지자기가 뇌세포의 어느 부분을 자극하면 신비적 감응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이 필자가 그동안 세계의 바위산을 답사하면서 정리한 '기도발이론(祈禱發理論)'의 골자다. 기도발 이론을 뒷받침하는 좋은 사례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세도나다. LA에서 버스로 11시간 정도 걸리고 피닉스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도꾼들과 예술가, 그리고 몸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이 세도나에 몰려들고 있다. 도꾼들이 이곳에서 명상을 하면 정신 집중이 잘 된다고 하고, 예술가들이 세도나에서 잠을 자면 꿈속에서 평소 생각하지 못하던 기발한 영감이 떠오르고, 은퇴한 백만장자들은 그동안 지친 몸을 추스르면서 휴식을 취한다. 나는 몇 년 전에 세도나에서 한달가량을 머물며 뒹굴뒹굴 해보았는데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세도나는 반경 10㎞ 정도가 온통 붉은 바위산으로 형성된 곳이다. 사막 한가운데인데다 지대 자체가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이면서, 뾰쪽뾰쪽 솟아 있는 산들은 나무가 거의 없는 붉은 바위산들이다. 경치도 기가 막히다. 원래 인디언 추장들의 비밀스러운 기도터였지만, 미국이 세계의 심장이 되다 보니까 이제는 세계인의 기도터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인들은 세도나의 지리적 특징을 볼텍스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에너지가 회오리치는 곳'이라는 뜻이다. 볼텍스는 바위산이 둘러싼 곳에서 형성된다. 볼텍스가 강한 곳이 또한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이다. 세도나는 유명한 바위산, 즉 볼텍스가 두 군데 있다. 하나는 '벨락'이고, 다른 하나는 '캐서드랄락'이다. 벨락은 양기(electric energy)가 강하고, 캐서드랄락은 음기(magnetic energy)가 강하다. 몸의 치유는 양기가 강한 곳이 좋고, 기도나 명상은 음기가 강한 곳이 좋다. 보통 사람은 벨락에 가면 몸이 개운해지는 효과를 느끼고, 예술가나 도꾼들은 캐서드랄락에 가면 신비한 감응을 느끼는 것 같다. 왜냐하면 벨락에는 물이 전혀 없지만 캐서드랄락에는 냇물이 휘감아 돌기 때문에 화기(火氣)와 수기(水氣)가 서로 섞여 묘용을 일으키는 때문이다. 한국의 산들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 북한산. 가야산.대둔산.계룡산.월출산.설악산.치악산.운악산 등은 험한 바위산들이다. 미국식으로 이야기하면 볼텍스가 형성된 곳이고,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기도발이 잘 받는 곳들이다. 한국의 명산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볼텍스를 지니고 있다. 볼텍스는 사람을 짜릿하게 만든다. 나는 일요일에 바위산을 오를 때마다 '마운틴 오르가슴'을 느낀다. 마운틴 오르가슴을 느껴야만 산을 아는 것이다. 그동안 제 칼럼을 열심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마운틴 오르가슴을 선사하고 싶다. 조용헌 원광대 초빙교수.江湖東洋學 연구소장<cyh062@wonkwang.ac.kr> |
2004.06.03 1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