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눈’, 박현주 ‘콧등’ 보면 회사의 미래가 보인다 [조인스]
‘얼굴’로 본 한국 기업 총수들
국내 최초의 인상학 박사이자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학과장인 주선희 교수가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금융회사 CEO들의 얼굴을 분석했다. 주 교수는 “인상은 70% 이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주 웃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얼굴’을 봐야 한다? 그렇다! 기업 CEO의 얼굴은 그 기업 실적의 ‘전주곡’일 수 있다고 한다. 첨단 장비를 자랑하는 일본의 주요 지진관측소에서 쥐와 비단방울뱀을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활용하는 것과 흡사하다. 자연재해에 예민한 이들은 지진이 있기 전 보름이나 일주일 전부터 몸부림을 친다고 한다. CEO의 얼굴에서도 그런 징조가 나타난다.
그러면 좋은 얼굴이 따로 있을까. 물론 그렇다. 우선 얼굴 근육이 탄력 있고 안색이 좋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눈이 빛나고 목소리가 단전에서 나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이 경영을 할 때 그 기업은 ‘윤기’를 더하게 된다. 이것은 나이와 직접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생전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70대 때가 전성기였다. 이 시절이 뺨이 탄탄하고 입 꼬리가 올라왔다. 실제로 현대의 사업도 최고조였다.
한 사람씩 살펴보자. 눈은 ‘정신이 머무르는 집’이다. 검은자위와 흰자위가 분명한 맑은 눈이 좋다. 부처의 눈처럼 긴 눈을 가진 사람은 거시적인 안목의 소유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눈이 툭 불거져(出眼) 나와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에너지가 강해 ‘밀어붙이기’를 좋아한다.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조금 뜬금없어도 다 하는 편이다. 감수성이 풍부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조어(造語) 실력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창조경영’ ‘샌드위치론’ 등으로 시대의 화두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눈빛을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절대 눈빛을 잃어선 안 된다.
이 회장은 특히 턱 선이 좋다. 오랫동안 이건희 회장 사진을 담당해온 사진 전문가는 “이 회장은 특별히 웃기지 않아도 쉽게 웃는 포즈를 취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입만 살짝 올려도 근육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재벌 회장 하면 으레 근엄함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런 면에서 이 회장은 분명 ‘예외 인물’이다. 그래서 더욱 인상적인 부위가 턱 선인데, 이 회장은 관골(광대뼈)에서 수직으로 내려온 얼굴 옆 선과 턱 선이 탄력적으로 개발돼 있다. 평소 많이 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턱 선이 발달된 사람은 아랫사람을 잘 챙겨주는 지도자 유형이 많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기보다는 아랫사람을 잘 관리해 맡기는 편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세 경영자지만 ‘자수성가형 CEO’의 얼굴을 하고 있다. 눈썹이 특히 인상적이다. 정 회장의 눈썹은 여느 사람보다 연하다. 이런 유형은 역경이 생겼을 때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보다는 ‘내 힘으로 꿋꿋하게 이겨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혼자 사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얼굴 크기에 비해 눈이 작은데, 오늘의 작은 일조차 내일로 미루지 않는 성격을 뜻한다. 넓고 두터운 인중은 기업의 CEO일 경우 후계구도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검버섯이 밖으로 드러났다는 것은 장수와 건강을 의미한다.
이마 역시 둥글지 않은데, 이는 대개 자수성가형에서 보인다. 입술이 두터운 것은 화술이 뛰어나지 않음을 뜻한다. 아울러 정 회장은 코의 생김새가 좋다. 튼실하게 생긴 코는 재력을, 튼튼하게 두드러진 관골은 명예를 반영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말년으로 갈수록 일이 잘 풀리는 인상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입술이 두툼하다. 자기표현에 서투를 수 있지만 뚝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젊은 총수의 숨은 저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눈시울에 있는 얇은 선은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신중함을 보여준다. 최 회장은 눈썹이 각이 져 있는데, 평소에는 대인관계가 원만하지만 의견이 상충할 때는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고 마는 성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의견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기회가 오면 바꾸겠다는 유형이다. 얼굴이 붉은 것으로 보아 스케일은 크지만 흥분하게 되면 빨리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구본무 LG 회장은 이마에 뚜렷한 두 개의 주름이 나타난다. 상격인 이마에는 보통 세 개의 주름이 잡히는데, 위에서부터 천(天)·인(人)·지(地)를 가리킨다. 구 회장은 천은 없고 인과 지만 있는 경우다. 부모나 조상의 덕보다는 자신의 노력과 아랫사람의 협조로 성공하는 이마 모양이다. 부모가 능력이 있다고 해도 초년에는 부모의 그늘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지만 기다리고 노력하면 단계적으로 성공하는 대기만성형이다.
눈썹이 잘 누워 있는 것으로 보아 지적이면서도 신중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눈은 길고 그윽하면서도 날카롭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가졌다. 눈꼬리가 예리한데 대개 원칙주의자가 그렇다. 턱 밑의 주름도 구 회장의 엄격한 성격을 대변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최근에 만난 재계 총수 가운데 인상이 가장 오래 남았던 인물이다. 지난 6월 금호아시아나 CEO들에게 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사장단의 인물이 참 좋았다. ‘이렇게 좋은 인상을 가진 사람들이 CEO를 맡고 있어 그룹이 잘나가는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 회장이 회의실에 들어온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박 회장의 아우라가 10여 명의 사장단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것 아닌가.
박 회장은 눈이 맑다. 눈 자체가 웃는 상이다. 박 회장의 웃음은 소박하고 정직해 사람을 진정한 마음으로 대한다. 게다가 피부 탄력이 좋다. 환갑을 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박 회장의 이마는 제비초리를 떠올리게 하는 원숭이 이마다. 남을 잘 도와주고 남 앞에서 유쾌하게 잘 지내지만 혼자만의 시간에 빠지기도 한다. 원숭이 이마를 가진 사람은 예술적인 기질도 타고나는데, 금호가 일찌감치 문화예술 사업을 든든히 후원하는 데 이런 배경도 있지 않나 싶다.
여성 경영인 중에는 현정은 현대 회장의 인상이 역동적이다. 조금 실례되는 표현이지만 현 회장은 시장에서 목소리 큰 아줌마 같다. 다소 괄괄해 보이기도 하지만 역경이 생기면 어금니 깨물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투지가 있다. 그러니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도 담판을 짓는 것 아닌가 싶다.
요즘 “시중 돈을 긁어 모은다”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코 모양새가 좋다. 코는 ‘재물을 모으는 창고’다. 또 40대 전반의 운세를 나타낸다. 박 회장은 콧방울이 탄력이 있으면서 빵빵하다. 재계의 떠오르는 강자인 STX의 강덕수 회장은 볼 살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날씬한 형태지만 탄력이 있어서 좋다. 지금의 시점에서 보건대 강 회장의 분명한 성격이 기업 경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재계 CEO들의 얼굴형이 모두 호감형인 것은 아니다. 가령 웃고 있어도 ‘우는 형’도 있다. A그룹의 회장은 언론을 통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도될 때도 얼굴에 상처가 묻어 있는 것이 보인다. ‘우는 듯 웃는’ 형인데 자칫 회사에 그늘이 질까 걱정이다.
인중이 작아 걱정되는 인물도 있다. 남자의 코는 49세까지 운을 결정하지만 50세는 인중에서 판가름 난다. B사의 CEO는 인중이 특히 작은데 쉰이 넘으면 회사가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굴지의 C그룹 총수도 얼굴이 갸름해서 점잖은 선비 같아 보이지만 이럴 경우 기업 운이 잘 트이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은 인상을 가질까. 인상은 관상과 다르다. 관상이 물려받은 그대로, 즉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 같은 것이라면 인상은 ‘근육’이 자리를 잡아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유전자가 20~30%이고, 나머지 70~80%는 후천적 사회화 과정이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개척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웃는 것이다. 목젖이 보이게 웃어라. 음악을 켜놓고 춤이라도 추어라. 그런데 명심할 것이 있다. 웃음은 조깅이나 골프 연습이 아니다. 특별히 웃는 시간을 정해놓을 수 없다. 밥 먹으면서, 친구 만나면서, 일하면서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다. 그 사이 인상이 결정되며 이것이 바로 '얼굴경영' 이다.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교수·얼굴경영학 (www.wd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