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 - 만삭이 된 모태
둘째 띠는 소이며 이것을 축(丑)이라 한다.
대지를 밝힐 태양이 아직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먼 곳에 숨어 있는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해당한다.
방위로는 동쪽이 시작되는 북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계절로는 봄이 되기 직전의 겨울이다.
이렇게 축은 자(子)에서 잉태된 양기(陽氣)가 완전하게 성숙해서 곧 터져 나오려는 기질을 머금고 있다.
마치 초목의 씨앗이 싹을 터뜨리고 만삭이 된 모태에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려 하는 것과 같다.
여성의 자궁(子宮)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축(丑)은 태어나기 직전의 기질이므로 왕성한 힘과 의지가 굳으면서도 감상적이며 가장 세속적인 반면에 산중에 은거하고 싶은 도인적 성품도 엿보인다.
이는 태어나면 세상 일에 관여해 부지런히 일하며 욕망을 채우려는 기질과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고뇌가 함께 상존하기 때문이다.
소는 새벽에 일터로 나가서 해가 저물어야 쉴 수 있는 노동을
대표하는 짐승이다. 수레를 끄는 소의 멍에는 인간의 운명의
속박이며 짐은 그리 될 수밖에 없는 업(業:Karma)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은 태어나면 소처럼 고달픈 운명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다.그런데 소는 어진 성품으로 멍에를 거부하지 않고 맡겨진
수레를 끝까지 끌다가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남겨 덕을 베푼다.
바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릇된 길도 마다하지 않으며 얻은 것은 절대 놓지 않으려는 인간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가 끌어온 수레의 짐은 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베푸는 이로운 물건이므로 무위(無爲)의 도(道)를 펼치는 하늘의 마음이며 인간이 마땅히 그리해야 할 참 성품이다.
힌두교에서 소를 ‘옴’이라 하는데 신이 인간에게 덕을 베풀기 위해서 ‘소를 타고 온다’는 뜻이다. 기(氣)의 논리로 보아도 그렇다.
기는 항상 마음과 함께 한다. 마음 가는 곳에 기가 있고 기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마음 씀씀이에 따라서 기가 움직여 몸 속을 들어오고 나가게 된다. 따라서 인간은 착한 일이건 악한 일이건
무엇이든 마음으로 지극히 원하면 천지에 가득한 기질이 그 뜻대로 몸 속에 들어와서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후천운인 사주팔자는 불변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고요히 앉아 수행으로 오염된 마음을 지우고 본성을 찾으면 업을
소멸시킬 수 있는 신령스러운 기질이 빗줄기처럼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바로 이때 타고난 사주팔자의 코드가 변화하는 것이다.
역학의 이치가 이러한데도 쥐와 마찬가지로 소띠에도 역시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있다.
출처 : 블로그 >pandora 글쓴이 : redw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