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택의 개요 및 원리

체제와 음택풍수

햇님달님 | 2017-09-30 07:14:42

조회수 : 1,224

 

「체제와 음택풍수」
 
    누구나 권력과 돈과 명예를 쥘 수 있는 세상이 요즘세상이라고 하지만 권력과 부와
    심지어 명예까지도 세습되는 현실 속에서 공정한 경쟁이란 공허한 구호에 불구하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세습되고 있음을 시대착오적인 일로 공격하고 있지만 우리도 완
    벽하게 깨끗한 것은 아니다. 대를 이어 정치를 하고 대를 이어 재벌기업을 소유하고
    판사나 검사나 아니면 의사 혹은 월급쟁이가 되어도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먼저 닦아
    놓은 기반이 없는 사람은 출발부터 조상의 후견을 받는 사람에 비해 엄청난 차이를
    가진다. 실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범위가 있고 그것을 넘어서는 장벽도 있다. 상속
    세와 같이 부의 세습을 막는 장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상속세가 세습을 막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세상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정말 끝장이다. 경쟁의 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무모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그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도 그렇게 되어 부와 권력을 세습하
    리라는 꿈을 끝까지 붙들고 사는 사람만이 경쟁을 뚫고 살아남는다. 이런 사람이 많을
    수록 사회는 안정된다. 체제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습체제를
    정당화시켜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지배층의 사회장악력이 보다 더 커질 수 있
    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지배층들은 풍수를 세습체제를 정당화시켜주는 장치로써 이용
    했다.
   
    원래 지배층들의 가장 전형적 세습체제 정당화 수법은 혈통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것
    이었다. 이를 위한 수단이 족보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조선 중기이후부터 족보
    를 캐는 보학이 발달한다. 보잘 것 없는 세력들이 세도정치를 하면서 자신들의 능력
    에 비해 과중한 권력을 손에 거머쥐었을 때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권력 위에 서서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자신의 조상들을 과장함으로써 벗어나 보려 한 것이다.
    몇 대조까지는 왕을 지냈고, 어떤 중시조는 중국에 가서 이름을 떨쳤다는 둥 근거
    없는 혈통 우상화 작업에 몰두한다. 지금 지관들 사이에 이야기되는 조선의 3대 명
    당이니, 8대 길지니 하는 음택의 자리들이 하나같이 세도정치에 관련된 집안들의 시
    조 혹은 중시조 묘이다. 이처럼 그 혈통의 우상화 작업의 핵심적 역할을 풍수가 하게
    된다. 권력투쟁의 승리자가 되면 자신의 선대들의 묘는 모두 명당으로 둔갑하고 또 재
    력과 권력으로 자신의 묘를 명당에 자리하게 만듦으로써 후손들의 권력까지도 보장
    하려한다. 명당이 권력의 씨앗이 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투쟁의 부산물, 전리품이 된다.
   
    명당나고 부귀가 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부귀가 명당을 부르는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몇 대 조부의 묘가 정승 판서를 배출할 자리에 묻힘으로써 자신들이
    영의정이 되고 판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실제로는 권모술수와
    치사한 방법으로 권력을 찬탈하고서도 자신들 조상의 묏자리가 명당임을 은근히 내비
    침으로써 백성들이 그들의 권력찬탈을 납득하고 수긍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어떤 지관들은 전직대통령을 거론하며 그 대통령의 어떤 조상의 무덤이
    왕이나 왕비를 배출할 자리에 있다는 소리들을 하곤 한다. 쿠데타를 일으키고 권력을
    찬탈한 자들도 그들의 권력획득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된다. 바로 조상의 묘가 그런 운
    명을 예정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지관들의 말대로라면 한국 현대사는 몇몇 집안의 묏
    자리 때문에 결정된 것이란 말이 된다. 정의도 없고 역사도 없고 오직 조상의 묏자리
    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돼먹지 않은 권력층들은 은근히 지관들의 이야기를 즐
    긴다. 묏자리가 명당이어서 대통령이 된 것이니까 대통령을 하지말았어야할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당연이 될 사람이 된 것이라고 강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사람들이 지관을 부르고 명당 길지를 꿈꾼다는 것이 매우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권력과 부의 승리자들만 다시 지관을 부르고 명당을 확보한다. 그러면 음택풍수의 논
    리대로 하면 이미 사회적으로 좋은 지위나 돈을 벌 수 있는 자리는 명당에 묘지를 쓴
    사람들이 모두 예약한 꼴이 된다. 불평등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심층심리를 자극하는
    논리가 음택풍수에는 들어있고 권력자들은 교묘히 이런 풍수를 이용한 것이다. 더러운
    권력과 부의 세습의 정당화 이것이 음택풍수를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살아있게 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될
    성부른 가문은 묏자리의 풍수로 알아본다라는 식의 도식이 백성들에게 먹혀들어 가게
    만들어 세도정치의 그 부패한 권력과 돈의 대물림을 정당화하려 한 것이다.
   
    우리민족이 음택풍수를 순진하게 믿고 빠졌던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부도덕한 권력과
    돈들이 음택풍수의 논리를 교묘히 강요한 것이다. 이것이 음택풍수의 생존비결이다.
    박제가와 나는 이점을 함께 슬퍼해야 한다. 교육과 계몽으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 체
    제의 문제인 것이다. 박제가가 좌절했듯이 나 또한 좌절할 수밖에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출처 : 풍수학 - blog.naver.com/ksks5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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