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합(暗合)은 단식 추론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재료로 각 지장간의 상호간 합(合) 작용을 살펴 임상에 적용한다. 암합은 대개 ‘생각지 않은 도움이나 은밀한 거래’ 또는 ‘정부(情夫)나 의처(疑處), 의부증의 현상’ 등 미묘한 인생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암합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며 명식을 구제하는 길한 작용에도 비중을 두어야 한다. 또한 명암합(明暗合)은 천간에 투출한 글자와 지장간이 서로 결합하는 형태를 의미하는 데 이러한 경우는 그것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노출(exposure)의 현상으로 이해하면 무난하다. 서낙오는 적천수보주에서 암충암회(暗沖暗會)를 다소 무리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이 부분은 추명술의 실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테마임에는 부정할 수가 없다.
이를테면 천간에 노출된 희신 재성을 행운의 지지 장간이 명암합(明暗合)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작용력은 단순히 희용신의 채용으로만 추론에 임할 때는 매우 간과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하여야 한다. 반대로 노출된 기신을 제거하는 암충암회는 또한 기쁘다 할 수 있을 것이다.(滴天髓 支地論 : 暗沖暗會尤爲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