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계를 극복하고자 치열한 노력을 수반하나 방향을 찾지 못하고 조후(調喉)에 매달려 난강망을 곡해하여 학문 자체가 기준이 없이 난삽해지니 실제 통변술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1단계의 지식 체계를 무시하는 교만함을 보이면 이야기는 이미 끝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단계에 머물면 대개 종격(從格) 등의 변격(變格) 체계를 무시하는 무지를 드러내고, 적천수를 정작 본인이 제대로 해득하지 못한 채 이를 잘못 받아들이면 종격병(從格病)에 걸린다는 등 우스운 행태를 연출하는 성향이 있다. 3단계 십간론은 자연법(自然法)의 과정으로 명식 추론이 자유자재로 이루어지는 단계라 할 수 있는데 이 시점에 이르면 명식을 한눈에 보고 성패(成敗)를 추론하는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문제는 사주학의 학습 단계를 제대로 거쳐 이 단계에 이르러야지, 각 과정을 정히 인식하지 못하고 무지함에서 비롯된 스스로의 궁리로 물상(物象)을 논하거나 또 이를 그대로 전수받는 학파의 양산에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 고서(古書)를 무시하는 그릇된 처사를 야기하기 쉬우며 지식의 한계를 신살(神殺)로 보강하게 되고 오행론자들과 대립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서낙오는 일찍이 사주학을 학습하는 자는 먼저 자평진전을 읽고 적천수를 읽어야 하며 그래야만 명식을 관조하는 시각적 균형을 갖출 수 있다 하였다. 실제 자평진전은 사주학 학습의 2단계에 충실하고 적천수는 3단계를 아우르는 진리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서낙오의 기본적 시각이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텍스트로 채용되기에 부족하다고 보는 관점을 피력하였으나 실제 적천수는 사주학의 교과서로 부족함이 없으며 후대에 주해(註解)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부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자평진전도 마찬가지로 원저자 심효첨이 다루었던 핵심 사항이 서낙오의 자평진전평주에서 충분히 어필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보다 정론적인 시각으로 고서를 부정하는 어설픈 자연론자들이나 종격병 운운하는 중급 추명가, 본토나 일본 등에 싸구려로 널린 수리 이론을 가지고 새 이론 창시 운운하는 제 이론가 및 술사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오행 단계의 학습서는 자평진전(子平眞詮)이 합당하며 십간 단계의 학습서로는 적천수(滴天髓), 궁통보감(窮通寶鑑)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