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주역의 관계
Q 사주학과 주역의 관계는 어떤 것입니까?
A 사주학은 천문과 계절과 음양오행 등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는 응용이론이라면, 주역은 음양을 중심으로 자연의 이치를 가미한 것입니다. 그러나 주역에서도 길흉의 점을 치고 있습니다.
특히 주역에서는 길흉을 파악하려면 작괘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원래 작괘는 시초(蓍草)를 구해 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시초는 봄에 구하기 힘들고 크기가 다르고 지저분하여 후에는 대나무를 균등하게 깎아 50개를 만들어 이것으로 점을 쳤습니다. 이를 서죽(筮竹)이라고 하는데 서죽법(筮竹法)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본축법, 중축법, 약축법, 간략법, 8괘법 등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의리역 측면에서 괘를 정하는 법이고, 상수역 측면으로도 괘를 잡을 수 있습니다. 시계로 괘를 잡는 단시법(斷時法), 옷색깔이나 바람의 방향 혹은 책을 펼칠 때 나오는 페이지 숫자 등으로 괘를 잡는 물상법(物象法), 상대방의 말을 분석하여 괘를 잡는 언어법 등 다양합니다. 이렇게 상수역의 작괘법은 무궁무진하므로 자기가 좋은 방법이나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임의대로 정하면 됩니다.
의리역에서는 서죽이 없으면 괘를 잡을 수가 없지만, 상수역에서는 자유자재로 얼마든지 잡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효험이 없는 것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정신자세인 것입니다.
한편으로 의리역은 어떤 사건에 대하여 길흉을 아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사람됨이나 처한 상황은 상수역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또 상수역이나 의리역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 귀천 부모 자손관계 직업 수명 처궁 남편궁 진로 직업 등은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사주학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우리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역학은 주역보다는 사주학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신동아 2000, 12월호> 안영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