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점성술로 본 인간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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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10.30 21:00
고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유역은 칼데아인을 중심으로
바빌로니아 문화가 지배하게 된다. 칼데아인은 양떼를 따라서 초원생활을 하던 유목민족이었다. 뜨겁고 타는 듯한 태양으로부터 해방되는 밤이면 그들은 별을 우러러보면서 시각을 알았고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를 하나하나씩 몸으로 익혔다.
지상에서 본 별은 각기 똑바로 정해진 궤도 위를 질서정연하게 그리고 서로의 대형(隊形)을 바꾸는 일 없이 밤하늘에 나타났다.
그러나 날이 지남에 따라서 어떤 별은 하룻밤 내내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른 별은 어느 사이엔가 사라져 버렸다. 이를 깨달은 칼데아인은 그것을 하늘 전체가 별로 가득차면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후가 변함에 따라서 별의 위치도 변하고 추운 겨울에 보았던 하늘의 별이 다음해 같은 시기의 하늘의 별과 같다는 점에서 그들은 별의 위치에서 계절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계절마다 질서를 갖고 변화하는 하늘의 움직임 속에서 다섯 가지 별만이 질서정연한 별의 행렬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 다섯 가지 별은 주위의 별에 비해서 빛이 강하며 다른 별처럼 깜박이지도 않고 주위의 별의 대형과는 관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것들이 떠도는 별 '혹성'이라 이름 지어진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다섯 가지 혹성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현재의 수성·금성·화성·
목성·토성이다.
더구나 칼데아인은 이 다섯 혹성에서 신이 살면서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혹성이란 인간의 운명을 담당하는 신이 거주하는 집일뿐만 아니라 혹성 그 자체가 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혹성이 인간의 미래까지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 신앙을 근원으로 하여 생겨난 것이 점성술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더 나아가서는 살아있는 한 순간 한 순간까지가 이러한 혹성들의 위치의 구조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난 순간에 다섯 개의 혹성이 어느 별과 어느 별 사이의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가 하는 한 순간의 위치 관계만으로, 그 사람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하여 깊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 점성술을 '탄생점성술'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칼데아인에 의해 처음으로 생겨난 점성술은 그리스로 전해졌으며 중세 유럽에는 '호로스코프점성술'로서 그것에 종교 색까지 부가되어 크게 발전을 거두었고 현재까지도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거나 고뇌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