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이나 또는 천당 그리고 지옥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없는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어떻든 그러한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제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분야입니다.
다만 지옥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못된 짓을 많이한 악인의 경우에는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억겁의 세월을 고통받는다고 합니다.
그 지옥의 참상은 말과 글로 형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인중에는 더러 그 고통을 참지 못하여 영혼즉 영과 혼백이 소멸되어 버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에서는 영혼이 소멸되는 것이 그의 존재가 소멸되는 것으로 가장 끔찍한 참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가 막힌 것은 이처럼 자신의 영혼이 지옥에서 소멸된다면 그야말로 어렵게 수행할 필요없이 지옥에 가면 해탈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로 악인은 그 업이 소멸되기 전에는 그렇게 쉽게 소멸되지 않습니다.
물론 깨달음을 갖게 되면 업은 소멸되기야 하겠지만 그것은 나름데로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한 이 이야기에서 존재의 특성에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간의 존재 즉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 완전히 소멸되면 소멸될래야 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작용이전의 의식 즉 순수의식이며 "불가의 공" 인 것입니다.
불도의 수행은 이처럼 자신을 완전히 소멸시켜서 소멸될래야 될 수없는 그 불가의 공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지옥의 이야기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현상의 하나인 지옥이 없다, 또는 있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현상적 차원에서는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글픈 것은 인간은 지옥에서 한량없는 세월을 참혹하리만치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개별적이고 개체적인 나라는 작용 즉 그 존재가 소멸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뜻입니다.
즉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더라도 살아만 있다면 좋다는뜻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그 누가 불도 즉 "자신 소멸의 수행"을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대부분 불도인들은 공의 증득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방편 수행을 통하여 엉겹결에 불가의 공을 증득하는 정도 이며, 그것이 올바른 것이기에 결국은 깨끗이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