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역학이야기

제왕절개와 천기누설

깡통박사 | 2017-09-30 08: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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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제왕절개와 천기누설
 
자연분만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광주, 제왕절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도라는 통계가 보도되었다. 강원도의 제왕절개 출산율은 2003년 하반기 43.6%로서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배를 절개해서 태아를 꺼내는 수술방식을 일컫는다. 제왕절개라는 명칭은 독일어의 카이저슈니트(kaiserschnitt)의 직역이고, 카이저슈니트는 라틴어의 섹티오 카이사레(sectio caesarea)에서 유래하였다. 로마의 제왕인 카이사르(Caesar)가 제왕절개로 출생하였기 때문에 ‘제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국은 제왕절개 출산율이 높은 편이다.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하여 제왕절개를 하지만, 개중에는 사주조립(四柱組立)을 위하여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좋은 사주팔자를 지닌 아이가 태어나도록 하기 위하여 육십갑자가 표시된 만세력을 보고 수술 날짜와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산명가(算命家)들은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탯줄을 자르는 그 시점에 우주에 퍼져 있는 별자리의 기운들이 태아에게 순간적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본다. 사주팔자라는 것은 이때 과연 어떤 별자리의 기운이 많이 들어가고 적게 들어갔는가를 살펴보는 일종의 ‘조견표’라고 볼 수 있다. 사주(四柱)는 네 기둥이라는 뜻인데, 태어나는 연, 월, 일, 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 기둥마다 두 글자가 붙어 있으므로 네 기둥을 곱하면 여덟 글자(八字)가 된다. 예를 들어 2004년 11월 16일 오전 8시(진시)에 태어났다고 가정하고, 이를 만세력에서 뽑아보면 갑신(甲申)년, 을해(乙亥)월, 기해(己亥)일, 무진(戊辰)시가 된다.
이 여덟 글자는 다시 음양오행으로 환산된다. 오행이 조화로우면 좋은 팔자이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좋지 못한 팔자로 해석한다. 문제는 사주조립이 생각만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수술 날짜와 시간은 일정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태어나는 달(月)이 좋지 않으면 나머지 여섯 글자와의 부조화가 발생한다. 보름 이내는 조정할 수 있지만, 예정일보다 무려 한 달을 늦추거나 당겨서 수술할 수는 없다. 박재완(朴在琓·1903~1992)과 같은 사주의 대가들은 천기누설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제왕절개 날짜를 잡아주지 않았다.
 
조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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