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역학이야기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깡통박사 | 2017-09-30 08:39:04

조회수 : 1,884

[서울신문]“마음이 편해지고 인생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지난 20일 주민 8명이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주민자치센터의 역학 강의에 한창 빠져 있었다. 이날 김희순 역학강사는 결혼운에 대해 강의했다. 한 노총각의 사주에 대해 “처가 용신이어서 내년에 재물운이 많은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주 두 차례 역학을 배우는 이들은 각자 역학을 시작한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식 성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역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상당수가 자녀 성적 걱정 때문에 배우기 시작
올해로 3년째 수학중인 김수자(52·주부)씨는 “명문대를 꿈꾸던 아들이 성적은 좋았지만 삼수한 뒤 지방대에 갔다.”면서 “자식 문제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인생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숙희(45·주부)씨는 “작은 딸을 명문 예술고에 보내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의 한 예고에 진학하게 됐다.”면서 “의지가 약한 딸을 평소 다그쳤는데 딸이 의지가 약한 기운을 가진 걸 안 뒤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학을 연구해 자식 외에도 남편 등 다른 가족들의 성격과 진로 등에 대한 좋은 참고사항을 얻는다고 한다.
고도의 사고력·끈기 부족하면 도중하차 십상
김 강사는 “역학은 깊이 이해해야 하고 변수가 많아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반포3동 주임은 “역학은 다른 구의 주민들도 신청하는 등 인기강좌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한문이 많이 나오는 등 내용이 어려워지면 출석률이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정미 방화 2동 주임도 “네 달이 지난 현재 수강생의 20%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강생인 서정숙(57·주부)씨는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단기간에 삶의 심오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강사는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10년을 공부해야 한다.”면서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하며 통찰력과 인내심을 강조했다.
‘덜익은 역술인´ 경계해야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대신 전문 역술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묻자, 수강생 신은숙(60·주부)씨는 “실력없는 역술인도 많고 유명한 역술인도 손님이 많아 급하게 보다 보면 깊이 못 보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상담을 듣고 어떻게 인생설계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역학을 배운 사람은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더 궁금한 부분을 캐물으면 실력이 부족한 역술인을 쉽게 구별해낼 수 있고 잘 보는 사람에게는 더 깊은 상담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목(50·주부)씨는 “역학을 배우면서 사주카페 등에 아직 공부를 덜한 역술인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들은 상담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깨달으면 마음 편해져
 
김희순 리현 철학원 원장은 “다양한 고민 때문에 시작하지만 배우면서 이를 점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강생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성자(46·가명)씨는 “얼마 전 남편이 불치병에 걸리자 괴로웠는데 요즘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윤수(42·가명)씨는 “젊은 시절 보증 등으로 돈을 많이 잃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숙희(59·가명)씨는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면서 “이혼을 고려했는데 역학을 배우면서 마음을 비운 뒤 사이가 좋아졌다.”면서 웃었다.
정철인 미래역학원 대표는 “역학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깨달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트들도 적잖이 수강
주민자치센터에 역학특강을 나가는 유방현 한국전통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이곳에서 역학을 배우는 주민들은 주로 인생을 역학이라는 학문으로 풀어보려는 사람”이라면서 “대학교수와 고급 공무원, 한의사 등 엘리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방화2동 주임은 역학강좌 개설 취지에 대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중 많은 비중인 고연령층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역학을 생각했다.”면서 “배운 뒤 역학을 전통학문으로 여기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이순신·김구·알렉산더도 역학에 큰 관심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
그는 청년 시절 점성술사를 찾아가 손금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냐.”고 물었다. 점성술사는 이에 대해 “당신의 손금이 1cm만 더 길었다면 분명 세계를 제패했을 것이오.”라고 답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칼을 뽑아들어 자신의 손금을 1㎝ 더 그었다. 그러자 점성술사는 “당신의 운명은 세계를 제패할 수 없으나, 당신의 개척의지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백범 김구 선생은 관상이 거지상이라는 것을 안 뒤 자살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의 아버지는 중인이어서 결국 관직에 못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거를 포기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관상과 주역, 풍수에 관한 책들을 주며 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관상을 살펴보자 거지의 상이 들어있는 걸 알게 돼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데 관상학 책의 맨 마지막 구절에 ‘관상불여심상’이라는 글귀를 읽었다. 이는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미. 이를 본 뒤 그는 자살 대신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김구 선생은 또 효창공원에 자신의 묘자리를 직접 알아보고 윤봉길과 이동녕의 산소 자리도 잡아주었다고 한다. 지금 보면 발복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후손 중 제일 잘 풀리는 후손이 김구 선생의 자손들이다. 김구의 손자인 김양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가 되었다.
주역은 우리 역사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율곡과 이순신도 역학과 사주, 주역의 대가들이다.
이율곡은 주역으로 일본이 쳐들어 올 것을 8년 전에 알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다.
또 이순신을 불러 함께 일을 도모키로 한다. 거북선도 이율곡과 이순신의 합작품이다.
이순신은 주역과 꿈 풀이의 대가였다. 난중일기에는 주역의 점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주역 점을 쳤다. 꿈 해몽과 주역을 활용해 국가와 민족을 지켰다고 한다. 이율곡과 이순신은 국가를 위해 주역을 이용한 전문가이다.
 
박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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