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에 관한 기초
주역(周易)에 관한 기초
文山 柳 種 烈
가. 주역의 역사
동양에서 모든 학문과 철학의 기초가 되는 주역은 중국의 전설적인 인물인 복희씨에 의하여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국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복희씨가 우리민족의 환웅천황시대에 5대 환웅임금의 막내아들로 중국에 가서 임금이 되었다고 한다.
하늘의 이치에 통하였던 복희씨는 河水(황하강의 한 유역)에서 나온 용마의 등에 그려있는 河圖(하도, 龍圖라고도 한다.)의 이치를 깨닫고, 아직 글자가 없던 시대에 세상의 모든 것을 8괘(소성괘)로 나누고 이를 다시 겹쳐서 64괘(대성괘) 를 만들어 삼라만상의 상호작용과 변화를 상징하였다.
중국의 은나라 말기 주나라 문왕이 64괘에 각각 괘사(卦辭, 괘 전체를 설명하는 글)를 붙였으며, 주문왕의 아들로 주나라의 정치제도와 유학의 기초를 정립한 주공이 효사(爻辭, 하나의 괘는 6개의 효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효를 설명한 글)를 붙였다.
후에 공자는 꿈속에서 만나 배울 정도로 주공을 흠모하였다고 하며, 책을 묶은 끈이 세 번 떨어질 정도로 주역에 심취하였다고 전해진다. 공자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글을 지었는데, 이를 십익(十翼)이라고 한다. 이 십익은 열 권의 책을 말하는 것으로, 괘사 다음에 나오면서 이를 보충 설명하는 단사(彖辭), 상사(象辭, 괘사를 보충 설명하는 大象과 효사를 보충 설명하는 小象이 있다.), 건괘와 곤괘를 자세히 설명한 문언전(文言傳), 계사상전(繫辭上傳), 계사하전(繫辭下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上,下), 잡괘전(雜卦傳)을 말한다.
이 중 일부는 공자의 저작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나 위에 적은 문헌들이 주역을 구성하는 책 들이다. 이후 程子와 朱子같은 많은 학자들의 노력으로 주역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주는 여러 권의 저서가 전하게 되었다.
나. 태극에서 64괘까지
태극(太極) - 사람으로 비유하면 뇌에 해당되는 것으로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나 삼라만상을 움직이게 하는 끝없는 우주의 순환 원리를 말하며, 원으로 형상되고, 理라고도 하며, 이를 인격화하면 神,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으며, 易의 원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음양(陰陽) - 태극은 음과 양으로 나누어진다.
양은 하늘, 남자, 밝음, 태양, 위, 강함, 정신, 불, 善 등을
음은 땅, 여자, 어두움, 달,아래, 부드러움, 육체, 물, 惡 등을 상징한다.
사상(四象) - 음과 양은 다시 각각 음과 양으로 나누어 사상이 이루어지며 사상의학도 여기에서 나왔다.
태양(太陽) - 양으로서 양으로 작용하는 것.(老陽)
소음(小陰) - 양으로서 음으로 작용하는 것.
소양(小陽) - 음으로서 양으로 작용하는 것.
태음(太陰) - 음으로서 음으로 작용하는 것.(老陰)
팔괘(八卦) - 사상이 다시 음과 양으로 나누어 8괘가 이루어 지는데, 천지의 생성원리를 표현하는 복희 선천 8괘와 만물의 변화과정을 상징하는 문왕 후천 8괘가 있으며, 이를 소성괘라고 한다.
건(乾, ?) - 天(하늘), 父, 강건, 서북쪽, 머리
태(兌, ?) - 澤(연못), 小女, 기쁨, 서쪽, 입
이(離, ?) - 火(불), 中女, 걸림, 남쪽, 눈
진(震, ?) - 雷(우뢰), 長男, 움직임, 동쪽, 발
손(巽, ?) - 風(바람), 長女, 들어감, 동남쪽, 다리
감(坎, ?) - 水(물), 中男, 빠짐, 북쪽, 귀
간(艮, ?) - 山(산), 小男, 그침, 동북쪽, 손
곤(坤, ?) - 地(땅), 母, 유순함, 서남쪽, 배
64괘(六四卦) - 8괘를 서로 겹쳐서 64괘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대성괘라고 하며 주역의 본문을 구성하는 괘이다.
1번 乾괘에서 30번 離괘까지를 上經이라하며, 우주의 선천적인 생성원리를 상징하고 있으며,
31번 咸괘에서 64번 未濟괘까지는 下經이라하며, 인간의 후천적인 변화와 순환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
다. 괘(대성괘)의 구성
卦辭 - 괘 전체를 설명하는 글
彖辭 - 괘사를 보충 설명한 글
象辭 - 괘의 형상을 분석한 글(大象)
爻辭 - 각각의 효를 설명한 글
象辭(小象) - 효사를 보충설명한 글
用九와 用六 - 건괘(용구)와 곤괘(용육)의 전반적인 지침
文言傳 - 건괘와 곤괘에만 있는 자세한 설명글
라. 주역에서 알아야 할 한자(漢字)나 단어
주역에서만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게 쓰이는 글자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단어가 있는데, 자주 나오는 몇 개의 글자와 단어를 간단히 적어둔다.
(1) 한자
无(무)- 無(없을 무)의 옛 글자.
否(부)- '비'로 읽고 의미는 '비색하여 통하지 않는다'이다.
賁(분)- '비'로 읽고 의미는 '치장하여 꾸민다'이다.
離(리)- '리'로 읽고 의미는 '밝음, 불, 태양 등'이다.
遯(둔)- '돈'으로 읽고 의미는 '은둔 또는 숨는다'이다.
萃(췌)- '취'로 읽고 의미는 '모인다'이다.
麗(려)- '리'로 읽고 의미는 '걸려있다'이다.
閑(한)- '한'으로 읽으나 '막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假(가)- '격'으로 읽고 '이르다, 지극하다'로 쓰인다.
元(원)- 크다, 봄, 동쪽, 木, 仁, 싹틈을 상징
亨(형)- 형통하다, 여름, 남쪽, 火, 禮, 성장을 상징
隨(수)괘 등에서는 향(제사지냄)으로 鼎(정)괘에서는 팽(삶는다)으로 새기기도 한다.
利(이)- 이롭다, 가을, 서쪽, 金, 義, 결실을 상징
貞(정)- 곧고 바르다, 겨울, 북쪽, 水, 智, 저장을 상징
원형이정은 건괘의 문언전에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으며, 그 외에도 주역의 본문에서 많은 한자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훈음과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2) 단어와 의미
가) 효(爻)의 명칭
효의 명칭은 初九, 六四 등등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몇번 째 줄인가와 음효인가 양효인가를 의미한다.우선 아래에서부터 첫번째 줄을 初로 하고 차례대로 二, 三, 四, 五로 하며, 제일 윗 줄을 上으로 하며, 그 효가 양이면 九를 붙이고, 음이면 六을 붙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初九는 양효가 가장 아래 줄에 있는 것을 말하며, 六四는 넷째 줄이 음효로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나) 剛柔(강유)
본문 중에 자주 나오는 剛과 柔는 괘를 구성하고 있는 효를 말하는데, 양은 剛으로, 음은 柔로 표현하며, 하늘에서는 양과 음으로, 땅에는 강과 유로 표현된다.
다) 得中, 正位와 정응(正應)
得中 - 괘에서 2효와 5효의 위치를 中이라 하며, 이 위치를 차지한 효는 득중이라 하여 대부분 좋은 효사를 가지고 있다.
正位(當位)- 初, 3, 5효는 양효의 자리이며, 2, 4, 上효는 음효의 자리로서 여기에 맞으면 當位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位不當也)'고 한다.
正應 - 初와 4효, 2효와 5효, 3효와 上효가 서로 응하는 관계이며, 이들이 음과 양으로 되어 있으면 정응이라 하고 둘다 양이거나 둘다 음인 경우에는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 이 이론에 따라 가장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는 괘가 63번 째의 수화기제괘이다. 그러나 기제괘 자체는 크게 형통한 괘는 아니지만 기제괘와 비교하면 연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마. 주역의 기본 개념
주역은 하늘의 이치로 끝없는 순환의 원리이다. 대성괘 64괘를 전체적으로 살펴 보면 上經에서 하늘과 땅이 생기고 물과 불의 작용에 의하여 만물이 생기며, 下經에서 남녀가 만나 사랑 하고 결혼하여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쳐 제자리를 찾아가는 순환의 원리를 나타내고 있다.
한 괘를 살펴 보아도 어린 시절부터 늙을 때까지, 가까운 곳에서 부터 먼 곳까지, 낮은 곳에서부터 높은 곳까지 순환하는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
주역은 교훈적인 측면과 점(占)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어떻게 된다.'와 같이 인과응보적인 경우가 많으며, 특히 '利貞' 또는 '貞吉'이라 하여 모든 일을 바르게 하면 이롭거나 길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當位'와 "得中'의 개념으로 자기 분수에 맞는 적당한 자리와 중용의 덕을 강조하고 있으며, 어떠한 처지에서나 대응할 지혜를 가르켜 준다.
위에서 순환의 원리와 수화기제괘를 언급한 바 있는데, 이론적 으로 완벽한 수화기제괘 자체가 크게 형통하지 않으나, 얼핏보면 흉해보이는 47번의 택수곤괘와 18번 산풍고괘는 크게 형통하다. 이를 보면 극에 달하거나 정체되어 있는 형상은 흉하거나 이롭지 않으며, 구성 요소들이 상호 작용으로 새로운 발전을 기할 수 있는 괘들이 좋은 것으로 보름달은 기울 것이니 흉하며, 초생달이 앞으로 커질 것이니 형통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역을 처음 읽는 사람들은 우선 乾괘와 坤괘의 문언전,계사전, 설괘전 등을 먼저 읽고난 후에 본문을 읽어 보는 것이 좋으리라고 보이며, 쉬워 보이는 한 줄의 글이라도 그 깊은 의미는 끝이 없으니 경건하게 道를 닦는 마음으로 공부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