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회사가 구직자를 일방적으로 인터뷰한다기보다
서로 선택권을 쥐고 있단 생각으로 인터뷰한다.
매번 물어보는 질문이 '왜 이직을 생각하는가'다.
떠나고 싶은 덴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인터뷰이가
전 직장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설 땐 놀라게 된다.
언젠가 이곳을 떠날 때 역시 같은 모습일 것 같아서다.
자신을 키워줄 수 있는 '풀'이 되지 못했거나 일이 단조로워
충분히 능력을 펼치지 못했단 의미는 전달하되 순화해서 표현하는 게 좋다.
2
최근 인턴 면접을 진행했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지원 회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로 면접에 임했다.
예를 들어 한국지엠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 이름을 3개 이상 답해보라 했더니
자신 있게 답변하는 지원자가 하나도 없었다.
미리 준비한 대답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정작 면접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에 대한 배경 지식을 소홀히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3
"질문을 던졌는데 '예' 하고 다음 질문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때 안타깝다.
자신의 재능을 발산하진 못할망정 침묵으로 일관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4
"항공사는 철저하게 서비스 직종에 속하기 때문에 다양한 나이, 계층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피하고 싶은 지원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낯을 많이 가리고 숫기가 없어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타입.
비행기 많이 타고 해외여행 자주 갈 수 있단 부푼 꿈만으로
도전하는 자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
'채용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더니 운 좋게 연락이 왔다'고
고백하는 불필요한 솔직함,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분간하지 못하는 무지는
그 즉시 탈락을 부른단 사실도 잊지 말 것."
5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해 보이지 않는 모습은 삼갔으면 한다.
일하고 싶단 열정이 보이는 태도가 아니라 회사원이 되고 싶어서
'구직'하는 모습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비호감이다.
면접의 수준과 대화를 나누는 상대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한 지원자는 미안하지만 사절이다."
6
"영업직(제약회사는 영업 부서의 비중이 크다)의 신입사원은 스펙,
능력보다 태도를 고려한다. 제품에 대한 지식은 교육이나 워크숍으로
향상할 수 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 불굴의 의지, 열정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반면 경력사원은 철저하게 성과를 본다.
물론 어느 쪽이라도 스펙만 믿고 불성실하게 면접 준비를 해오는 건
절대 통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면접관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지원자,
불편한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는 지원자는 단번에 아니라고 느껴진다."
7
"주눅들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요즘 세대의 자신감, 보기 좋다.
그러나 상당수 지원자의 답변이 자만심으로 느껴진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야기는
순간적으로 만들어서 하지 말 것. 질문자는 이미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이다.
순간의 센스는 필요하지만 옳지 않은 답을 옳은 것처럼 강조하는 모습은 보기 싫다.
순발력, 센스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다. 본인의 경험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길 바란다. 또 센스 입게 옷 입고 오려면 양말까지 깔맞춤했으면 좋겠다."
8
"최근 트위터 코리아의 채용 중 열에 아홉의 지원자가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B2B(기업간 전자 상거래)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서' '전통 미디어에서
탈피하고 싶어서' '지금 속한 회사는 보수적이라서'…. 심지어 어떤 이는
SNS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다고 운을 뗐다.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왜 우리가 B2C(기업 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소셜 미디어 경험도 없는 사람을
뽑아야 하나 싶다. 자유로운 업무 환경은 트위터가 아닌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라면 유저로서 트위터의 장단점, 트위터에서 펼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답했을 거다."
9
" '아무 일이나 시켜만 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많이 말한다.
낡은 표현이어서 감각이 없어 보일 뿐 아니라 자기 주관이나 취향도 없어 보인다.
본인이 잘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분야, 면접 보는 회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발언을 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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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로 개인의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지만 실제 능력지수를 파악하는 덴 한계가 있다.
결국 얼마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란 질문만 남는다.
갤러리는 그림으로 사람을 대하는 장소라 어느 현장보다 스태프 간의 조화가 우선이다.
매력적이면서 함께하기에 지나침 없는 균형감각을 갖춘 사람을 1순위로 찾는다.
명품으로 치장한 사람, 건방진 태도를 개성으로 착각하는 사람,
직장을 우아한 취미생활로 간주하는 사람에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허황한 비전 말고 일에 대한 애정을 진지하게 피력하는 밝은 캐릭터가
지금껏 가장 오랫동안 기억 나는 '인터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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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에 대한 일말의 의지, 의욕도 느껴지지 않는 불성실한 대답을 하는 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 말하기도 싫은데 면접은 뭐 하러 보러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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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회사에 어떤 쓰임새가 있을지를 스피치해야 한다. '배워보고 싶다'
'경험해 보고 싶다'란 말은 신입생 면접에서나 할 얘기다.
회사 입장에선 지원자가 어떻게 회사에 도움을 줄 건지가 더 궁금할 따름.
수많은 경쟁자 가운데 나를 돋보이게 하려면 자신감 넘치는 말투,
여유 있는 유머, 자상하고 싹싹한 태도 외에 면접관을 '인간 대 인간'으로
생각하고 어필하는 것도 좋다. 흡사 남녀의 첫만남에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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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팀에 지원하면서 대학교 때 만든 여성복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오는
디자이너 지원자가 있더라. 어떤 근거 자료도 없이 말로 해결하려는 것 같아
마이너스 점수를 주고 싶다. 거꾸로 브랜드의 성향과 어울리는 코디네이션을 보여준
지원자에겐 플러스 점수를 마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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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막무가내 열정은 사절이다. 경험이 아닌 환상에서 나온 열정이란 난관 앞에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둘째, 스펙보다 취향이다. 화려한 스펙보다 풍부한 호기심과
분명한 취향이 콘텐츠를 만든다. 셋째, 능력보다 됨됨이다.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잘하는 사람이 후에 타인의 능력을 극대화해 주는
좋은 리더로 클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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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면접 시간 내에 성격, 업무 수행능력, 잠재력을 평가해야 하니
나름대로 심사숙고한 질문을 던진다. 본인에게 잊히지 않는 경험,
사건을 통해 배운 점을 물어보는 것도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을
좀 더 파악할 수 있어서다. 막연히 열심히 하겠다는 발언은 난감하다.
아무리 후보가 많아도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준비해 오는 지원자에게 끌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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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뽑을 땐 그날 입은 스타일링 코드를 눈여겨본다.
비싼 옷을 입는 게 포인트가 아니다. 적어도 본인이 일하고 싶은 브랜드의
컨셉트를 반영했는지 고려한다. 경쟁 브랜드 옷으로 전신 착장하고 오거나
심하게 개성만 드러낸 지원자는 브랜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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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시간이 다 됐는데 전화해서 길을 헤매고 있단 지원자를
직접 '모시러' 나간 적 있다. 제발 위치 정도는 머리에 입력하고 오자.
면접 보러 오는데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오는 것도 지양하자.
행여 업무 차 나이 지긋한 저자 만나러 갈 때 그 차림으로 갈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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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건 바꿔 말하면 선배를 통해 배워나가야 할
막내 사원을 팀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의외로 거만한 애티튜드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면접에서 심심찮게 봤다. 입사하기 전 선발 과정에서도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는 후배를 받고 싶은 선배는 아무도 없을 것.
역으로 지나치게 긴장하는 경우엔 면접 자체가 동문서답으로 흘러가
지원자가 연약한 사람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면접이 원래 떨리는 게
당연하단 마음으로 떨림을 설렘으로 받아들이고 면접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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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 대해 꼼꼼히 조사한 후 자신의 비전과 브랜드의 색깔을 접목해
자신을 어필한 지원자가 내내 기억에 남는다. 젊은 층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브랜드를 볼 수 있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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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지망생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통통 튀는 '끼'를 표출해야 한단
'강박'에 사로잡혀 도를 넘는 거다. 합숙 면접 시 회식을 하면서 면접을 보기도 하는데,
'멋지게 잘 노는 아이'로 보이고 싶어 주량을 넘어 달리다 낭패 보는 경우도 왕왕 있다.
또 하나 빠지기 쉬운 함정은 어설프게 아는 지식을 대단한 걸로 착각하는 거다.
예컨대 편집기를 좀 다룰 줄 안다고 '깝죽대는' 피면접자보다는
편집감이 좋아 보이는 잠재력 있는 인재를 뽑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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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 D(연구개발) 부문에서는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중요하다.
전공 관련 질문을 하되 범위를 넓혀 지원자가 학생 시절 얼마나
고민의 흔적을 남겨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알 수 있는 지식이 아닌 본인만의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답이 나오면 무조건 '오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