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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재계·연예계 인사와 역술인들과의 얽히고 설킨 점 커넥션
좋은생각 2017-10-07 (토) 08:57 조회 : 1866

정계·재계·연예계 인사와 역술인들과의 얽히고 설킨 점 커넥션


“사건 뒤에는 어김없이 점술가가 있다”
황수정 사건 뒤엔 무속인 조모씨, 이형택씨 보물사건 뒤에는 역술인 김모씨가 개입되어 있는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 뒤에는 대부분 역술인들이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정계·재계·연예계 인사들과 역술인과의 커넥션을 집중 취재했다.

정치인과 관련해 요즘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경북 봉화 현불사의 주지승인 설송스님. 정가에서 ‘현대판 무학대사’라는 별칭이 붙어있는데 대선과 관련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해당 정치인은 물론 주변 정치인들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김중권, 한화갑, 박근혜, 이수성, 이한동, 김윤환, 이회창 총재의 부인 한인옥, 이인제 고문의 부인 김은숙씨 등 여야를 막론하고 어지간한 정치인들과 부인들은 모두 설송에게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가에서 이토록 설송의 예언력에 목을 매는 이유는 지난 대선 때 DJ의 당선을 알아맞혔기 때문. 설송은 지난 96년,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DJ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내년 대통령은 당신이다. 안되면 내 목을 가져가라”고 했다는 것. 당시는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대세를 장악해가던 시기여서 DJ도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설송의 예언대로 대통령에 당선된 DJ는 여러 차례 청와대로 설송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이후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고 한다. 특히 “대권은 나와 가까운 사람이 잡는다”는 설송의 말 때문인지 그와 긴밀한 끈을 엮기 위해 대권주자와 그 부인들이 벌이는 해프닝은 첩보영화를 보는 듯 긴박한 일면도 있다. 지난해 설송이 신장이상으로 모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을 때 여야의 유력한 대선 후보와 그 부인들은 ‘남보다 늦을세라’ 설송에게 병문안을 가기에 바빴다고. 그런데 모 여권 대선 후보의 부인은 정보에 늦어, 그만 설송을 만나지 못해 가슴을 쳤다는 후문이다.

정치 관련 예언가로 지목되는 또다른 인물로는 효천 스님이 있다. 효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화당을 창당할 때 심벌마크를 소로 정하는데 주역을 담당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 오대산에 입산, 도승으로부터 격암유록에 비교할 바가 아닌 비기를 전수받아 깨우침을 얻었다고 하는데, DJ와는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를 통해 DJ가 초선의원이 되었을 때 만나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고 한다. 설송이 DJ에게 대통령이 된다고 예언했던 것처럼 효천 역시 이희호 여사가 국모가 된다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설송이 한창 피는 꽃으로 세를 떨치는 것에 비해 효천은 다소 지는 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 이유로 효천이 DJ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날 것을 예언했는데 DJ에게 다음과 같이 권했기 때문이라는 것.

“당신은 통일을 위해 김정일을 만나는 것으로 사명은 끝이다. 김정일을 만난 후에는 미안하지만 대통령직을 사임하라”고 했다는 것. DJ가 그 제안을 듣지 않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한다.

효천은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천1마리의 소를 끌고 북한에 간 것도 자신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성제야(牛性在野)로, 소를 들에 깔면 38선이 무너진다고 했으며 육로를 타고 남북항로를 해야 한다. 동해는 잠룡이다. 용이 잠을 자고 있으니 흔들지 말고 육로를 열어라”고 했다는 것.

효천 스님은 설송에 비해서 세는 뒤지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인물로 파악되며 그에게 줄을 대려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대해서는 바다 섬에서 참사람이 나온다며 동서남북의 순서로 대통령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동쪽에서는 거제도 출신의 김영삼 대통령이, 서쪽에서는 하의도 출신의 김대중 대통령이 나왔으며 이제는 경남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이며 이(李)자 성에 비밀이 있다는 것.


정치인과 점술인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

“누가 누구의 사주를 봐주었다 하는 말은 직업상 밝혀서는 안될 비밀사항입니다. 굳이 오래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예전에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박찬종, 조순, 정원식씨가 경합을 벌였을 때 박찬종씨 부인으로부터 C호텔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김종필씨의 예도 그렇고 쇠북 종(鍾)자 쓰는 사람 치고 최고 정상에 오른 사람을 보지 못했다, 너무 심한 발언은 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선거벽보 사진을 찍을 때 넥타이를 매지 말 것을 조언해준 바가 있었지요.”

풍수지리의 대가인 지창룡, 손석우 선생, 수맥의 대가인 임응승 신부 등 3인의 제자로 알려진 정치인 단골 역술가 정와룡씨. 현대그룹, 통일교 집안 등이 그의 단골로 알려져 있는데 “정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사는 거의 90% 이상이 자문을 구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고 한다. 각료 인선이나 개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의 사주가 모처로부터 건네지기도 한다는 것. 특히 대선이나 총선 같은 중요한 선거철이 되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 후보의 운을 좋게 해주는 옷 색깔과 차림새, 잠자는 방향, 관상에 따른 결점 커버 메이크업은 물론 연설의 길일, 연설 시간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준다고.

이름 있는 역술가나 무속인에게는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후보자들의 당락 여부를 묻는 모처의 조사도 이루어지는데 후보자간의 당선 가능성은 당의 최일선까지 보고되어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는 것. 그런데 이 과정에서 때로 역조작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무속이나 역술가의 숫자는 어림잡아 30만명 이상. 숫자만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인데다가 대중과 접촉하며 여론을 주도하는 힘이 엄청나다. 따라서 ‘천기를 보니 누가 대통령이 된다더라’ 하는 식으로 무속인들의 입을 이용하여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시도도 있다는 것. 다음은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무속인의 지난 92년 대선 때의 목격담이다.

“당시 여당 후보 측근이 용산에 있는 한 무속인 단체를 찾아왔습니다. 잘 봐달라고 인사를 하며 선거비용으로 써달라고 봉투를 내밀었는데 그 안에는 3억원이라는 거액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2천만∼3천만원 선에서 후보의 당선을 비는 굿을 하자는 요청을 하고 날짜까지 잡고 돌아갔지요. 그런데 그 굿은 유보되었습니다. 기독교 단체의 이목 때문이었어요. 기독교 신자인 그의 당선을 비는 굿을 했다는 것이 소문날 경우 교회측의 표가 깎일 것을 우려했던 거죠.”

정와룡씨는 정치인과 역술인의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 표현한다. 소신대로 뜻을 펼칠 수가 없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것이 우리의 정치판 모습. 하루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판의 특성 때문에 중진급 의원이 되면 정치적인 입지나 판단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증폭된다. 아수라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날에 대한 정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어느 쪽 진영에 줄을 서야 할지 방향(?)을 결정할 수 없어 눈치작전을 방불케 하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에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점술인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의 점이나 선거전략에 참여하고 예언가들이 반대 급부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유명세와 그에 따른 부다. 역술이나 무속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거론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검증하기가 어렵다. 무슨 시험이나 자격증이 있어 실력의 순위를 매길 수도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정·재계, 관계의 유명인사 누구누구가 누구의 집을 자주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 그 사람은 용한 술사로 칭송을 받게 된다. 유명세는 실력으로 자리 매김되어 상담료의 규모가 엄청나게 뛰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인물이 되는 것이다.


점술인에게 이혼문제 상의하는 재벌가도 있어

정권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 술사들은 자신의 유명세를 과시하기 위해 공생관계를 갖는 셈이다. 따라서 필요하면 이용했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안면을 바꾸기도 하는 ‘냉혈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이들 관계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있다. 악어는 자신이 악어새를 찾는다는 것을 비밀에 부치고 싶어한다는 것. 사회의 일반적인 정서가 이들의 말을 신봉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들의 말을 들은 흔적은 있지만, 단골이라 해도 “역술인이나 무속인 모씨를 아느냐?”고 정치인에게 물으면 열에 아홉은 모른다고 잡아뗀다.

여성 역술인 김민정씨(한국역술인협회, 한국역리학회 부회장)는 이율배반적일 수도 있는 이들의 상반된 행동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한다. 역술 경력 30년의 김씨는 정·재계 고위층 부인들의 내왕과 관련해 다음의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고위층 인사가 될수록 지킬 것이 많기 때문에 우월적인 입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점집과의 유대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다는 것. 정치인 부인은 대권과 관련해서 남편이 누구에게 줄을 대야 할지, 재계인사의 부인은 공들여 탑을 쌓아야 할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어느 집안과 사돈을 맺으면 유리할지 등을 궁금해한다고 한다.

“유명인사 부인의 경우 처음 왔을 때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일은 거의 없어요. 고위층일수록 익명인데 나중에 점을 다 본 후에는 이름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보통 사람이 아님이 드러납니다. 언뜻 보면 옷차림이 수수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고가품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버버리코트에 평범한 체크무늬 남방, 수수한 정장차림에 구치 핸드백 하는 식으로 튀지 않게 격을 차린 흔적이 보입니다. 말수가 적고 목소리도 조용조용하고 행동?? 조신하고, 한마디로 기품이 엿보이지요. 또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나이를 먹었지만 한결같이 피부가 고와요. 화장을 하긴 했지만 투명할 정도로 맨 얼굴이 드러나는데 마치 아기 피부처럼 보입니다.”

김씨는 “관상이나 사주가 별로인 여자가 남자의 운을 봐달라며 사주를 꺼냈을 때, 상대 남자가 재운이나 관운 등의 그릇 크기가 돋보인다면 십중팔구 정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경험상 재계인사가 가족의 운을 물을 때는 대개 계열사의 후계구도를 짜는데 참고로 삼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한다.

재벌가의 혼사나 이혼문제에 관련한 상담도 들어오는데 혼사를 결정하기 위해 보는 궁합은 그 답이 ‘좋다, 안 좋다’로 비교적 명쾌하지만 이혼문제는 조금 복잡한 편이라고 한다. 위자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재벌가 며느리들이 이혼을 할 경우에는 위자료만도 수십억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혼을 하느냐 마느냐, 이혼을 하는데 위자료는 얼마를 받고 할 것이냐, 어느 시기에 하면 좀더 유리한가 등도 긴밀한 상담 대상이 된다고 한다.

억지로 정략결혼을 시키려다 자녀가 가출을 해서 무속인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부산지역에서 ‘영발’이 세기로 이름이 알려진 무속인 윤종천씨 경우 “딸이 집을 나가 오래되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았다면 언제쯤 소식이 올 것인지를 알고 싶다”며 서울에서 한 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신상을 밝히지 않아 처음엔 그 부인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굿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부인은 5대 재벌 안에 드는 유명그룹 고위층의 부인이었다고.

의뢰인이 끝까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 벌어진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다. 무속인 심진송이 94년 김일성 사망 예언을 맞추고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였다. 안기부 직원들이 거의 상주를 하다시피 했고 정·관·재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과 측근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다. 그런 와중에 공영방송의 사장이 부인의 와병문제로 방문했다. 그런데 심진송은 그가 공영방송의 사장임을 몰랐고 사장 역시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심진송은 병굿을 하는데 2천만원 내라고 했는데, 사장은 1천만원에 하자고 깎았다는 것.

사장은 심진송에게 “굿을 싸게 해주면 당신이 좋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심진송이 끝내 안된다고 해서 사장이 ‘삐쳐서’ 돌아갔다고 한다. 나중에 심진송은 제자들로부터 그가 국영방송 사장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난 후. 그후 심진송은 그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공영방송엔 얼굴을 내밀 수가 없었다는 후일담이 회자되고 있다.


연예인 결혼은 부모보다 점술인이 더 빨리 알아?

강남역 뒤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유종씨는 수 배열 원리를 이용하여 길흉을 점치는 기문둔갑술의 권위자. 원래 기문둔갑술은 전쟁터에서 죽느냐 사느냐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순간에 사활(死活)을 점치던 병법으로, 주(主)와 객(客)이 정확히 나오기 때문에 손재로 인한 액땜, 인물 추천, 추종세력, 투자 시기 등을 묻기 위해 찾는 재계나 관계인사들의 발길이 분주하다고 한다.

“먼저 직계가족들 중 누가 와서 기문명리를 보고 가서 실력을 테스트하지요. 그러고나서 측근을 보내거나 본인이 직접 찾아오기도 합니다.”

또한 가수 K씨, L씨 등 연예인들도 제법 찾아오는데 가수라는 본업 외에 부업으로 무엇을 할지 등의 사업이나 진로관계에 대한 상담을 많이 한다고 한다.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에는 배역에 관한 상담도 하지만, 스폰서에 관한 상담이 더 일차적이라고 한다. 후일 탈이 나지 않으면서 든든한 재력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인물에 대한 문의가 많다는 것.

영화 제작자나 감독, 음반 제작자들의 경우에는 대박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편. 영화 제작자 모씨와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배우를 캐스팅할 때 궁합 등의 여부도 신중하게 묻고 간다고 한다. 크랭크인이나 개봉날짜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톱탤런트 C양의 결혼설,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 J양과 재벌과의 결혼설 등을 확인해준 것은 점집에서 먼저였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사소한 일상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은 아마도 부모가 아닌, 그와 친한 점쟁이일 확률이 높다는 말이 연예담당 기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흘러나오고 있다.

청담동 갤러리아 맞은편에 있는 카페 ‘점’의 박인씨는 그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연예인에 관한 한 최고 소식통으로 이름이 높은데 신내림 11년 경력에 그를 거쳐간 연예인만도 1백여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정선경, 김정은, 소유진, 김미화, 박상아, 최진실, 이영자, 이아현, 김혜선, 정다빈 등이 그의 고객. 지난 겨울에는 미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도 다녀갔다고 한다.

“스포츠 선수는 관심이 없어서 몰라봤어요. 어떤 남자가 여자와 함께 왔는데 운동을 하다가 그만두었다면서 앞으로 무엇을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요. 그래서 2년 전부터 운이 좋은데 왜 운동을 그만 두려고 하느냐, 본인은 운동밖에 할 것이 없다고 했죠. 그때 다른 손님이 김선수를 알아보고 사인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유명한 야구선수인줄 알았죠.”

운동선수와 관련해서는 황영조 선수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화제에 오른다. 황선수가 지난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한 산에서 굿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 당시 굿의 주관자는 김일성 사망예언을 알아맞혀 유명세를 탔던 조자룡씨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에 굿을 했는데 금메달을 따자 답례로 조자룡씨에게 롤렉스 금시계를 선물했다는 소문이 있다.

박인씨는 연예인들이 와서 묻는 사연은 보통인과 오십보백보라고 한다. 외모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삶의 본질은 거기서 거기라며 “결혼은 언제 하면 좋은지, 성형수술을 해서 좋은지, 언제 운이 들어 뜰 것인지, 감독이나 PD와 궁합이 맞는지, 부모님 건강은 괜찮은지 등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의 인간 보편적인 정서의 범주에 드는 문제를 가지고 찾아온다”고 말한다.

연예인들은 때로 부적이나 치성 들이기도 마다 않는데 대개 사주를 푸는 역술인보다 신이 내린 무속인을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역술인에 비해 무속인이 ‘이거다, 저거다’ 꼭집어 답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돈과 명예, 즉 성공 여부를 놓고 불확실한 시대에 한가지라도 더 확실한 것을 잡고자 하는 이들의 심리를 여기서 엿볼 수 있다.

■ 기획·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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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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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한국 역학계의 태두(泰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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