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종학풍수지리연구소
지금 전국 도처에서는 풍수에 관한 책과 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가히 풍수의 르네상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풍수, 수맥풍수, 오링테스트, 계란풍수, 도자기풍수, 憑依풍수, 웰빙풍수, 인테리어풍수, 초능력풍수,·····
고전을 탐구하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은 사라지고 너무나 가볍게 접근하고자 한다
더욱이 틀에 박힌 몇 개월만의 강좌로 자격증을 남발하며 초고속으로 풍수를 大量生産하고 있으니, 준열히 통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보니 요즈음은 나 자신 풍수인이라 자처하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옛것을 알지 못하면 새로운 것도 알 수 없음이다
어느 곳에서는 결록에 언급된 자리를 지도책을 갖고서 찾는다고 한다
물론 산의 능선을 표현한 지형도가 전체적인 산의 흐름과 큰 국세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데 보조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본인도 가끔 이용할 때가 있다
그러나 국지적인 토색과 토질, 산의 변화를 의미하는 기복과 과협, 굴곡과 지각, 용의 肥瘦까지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자신들은 새로운 방법으로 최첨단을 걷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숲의 그림만 보려 하지말고 실제 숲에 들어가 나무와 호흡하는 좀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다
각설하고
80세 넘은 老풍수는 50년 동안 지리공부만 했다하시면서, 소장하고 있는 秘訣錄과 萬山圖에 의해 당신이 찾아놓은 혈이 전국에 걸쳐 30여 곳 된다 하신다.
노인의 안내로 마석의 천마산, 영양의 일월산, 곡성의 국사봉, 그리고 천황봉 등과 같이 고귀한 이름의 산을 복사된 결록과 대조해가며 10여개의 자리를 구경했지만, 나와 같은 범상한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본인도 여러 종류의 秘訣錄과 萬山圖를 보았지만, 38선 이북지역은 하나도 볼 수가 없고 모두가 남쪽의 지명뿐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책과 글들이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지던 몇 백년된 것이라는데, 한결같은 모습으로 국토를 이등분하듯 북쪽의 지방은 빠져 있고 용어와 그림은 물론이며 산을 보는 이론에서부터 혈을 찾는 방법까지, 그리고 모호한 표현과 은유적인 문장조차 천편일률적으로 닮아있다
거창하게 서지학적 고증 운운할 것도 없지만·····
개개인의 산에 대한 접근방식과 안목이 다를것인데,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위 그림의 내용을 풀이해보면
“陽州 東面에 壬子龍으로 맺혔다. 물은 巽方으로 消水하니 玉女端粧形으로 掛鏡案이다.
혈을 4尺 파면 그 아래에 거북이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葬事지낸 다음 5~6년이 지나면 장원급제하는 후손이 여러 명 나와 7~8代에 걸쳐 재상을 배출할 땅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萬代香火之地
9代3公之地
文章名士代代不絶地
3代後, 10代武將之地
5百年卿相之地 ·····등등
온통 황당무계한 글로서 뭇 사람을 현혹하고 있다
마치 아니면 그만이고, 틀려도 내탓이 아니라는 식이다
·····
여기서 玉女端粧, 金鷄抱卵, 飛龍上天, 玉兎望月 하는 것은 산의 형상을 보고 누군가 명명한 것이지만, 실제 혈의 有無는 확인된 바 없다
설사 그것이 있다할지라도 眞僞與否는 더욱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러한 땅이 실제로 있다면, 풍수사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했어야 한다
혈은 그 자체로는 한무더기 흙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과 결합되었을때 朱子, 황희, 月沙 李廷龜선생같은 위대한 인물을 배출함으로서 도덕적, 학문적, 문명적, 국가적으로 찬란한 꽃을 피울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풍수인 畢生의 숙원이고 사명인 것이며, 한편 혈이 적극적으로 보호되고 개발되어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德이 없어서, 또는 사람이 없어서라는 말은 군색한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혈을 찾지 못함을 한탄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물형의 방법은 풍수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거나 또는 산의 성격을 설명하는 데 어느정도 참고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혈을 판단할 때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게 된다.
똑같은 산이라도 어떤 사람은 짐승으로 보이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엉뚱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름을 짓는것은 용혈의 몸체를 보고서 이름을 짓기도 하지만 주변의 산세를 보고서 짓는 경우도 있으니, 오로지 개인의 상상력에 의존한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이 결여된 혼자만의 풍수가 될 여지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혈의 이름은 그 무엇이라 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는 것도 아닌 耳懸鈴鼻懸鈴인 것이다
古云 : 指鹿爲馬, 認蚓爲蛇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고, 지렁이를 보고 뱀이라 한다)
가끔 우리 집 묘 터는 鶴의 날개에 해당되는 곳이기 때문에 상돌이나 비석 등의 석물을 놓게 되면, 禍를 당한다거나 發福을 못할 것이라 들었다며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풍수사가 확신과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자리를 정한 것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훗날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전에 소개한 강회백 묘처럼 突穴의 경우는 당판이 매우 작게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곳은 근본적으로 석물을 놓을 장소가 없기 때문에 아예 바닥에다 놓을 수 뿐이 없는 것이다
이곳은 蓮花浮水라는 이름에 걸맞게 들판 한복판에 표고 10미터 정도 떠있는 모습이다
<산의 형상 분류> 雪心賦에서······중국 당나라 때의 복응천著
人 : 선인독서, 옥녀단장, 장군대좌······
物 : 행주형, 花心형, 연화부수형······
禽 : 비룡상천, 연소혈, 금계포란······
獸 : 맹호출림, 옥토망월, 와우형·····
물형은 위와 같이 크게 4가지로 분류하여 이름을 짓게 되어 그 가지 수가 수백 개가 되지만, 어떠한 곳일지라도 석물을 올려놓아서 편한 자리는 있을 수가 없다.
이러한 말은 특히 이전에 쓰여졌던 묘 중에서 권세를 누리던 사람이 좌천을 당하게 되면 흔하게 등장하는데, 호사가들이 지어낸 말이거나 풍수가 자기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와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풍수선생 말대로 석물을 놓지 않았다면 괜찮았을까?
애꿎은 돌만 수난을 당한다.
다만 지나치게 화려하고 웅장한 석물을 많이 놓게 되면 그 자체의 무게로 인해서 지반이 가라앉게 된다.
자연히 비가 오게 되면 낮은 곳으로 물이 모이게 되니 빗물이 광중까지 스며들 우려가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지나침을 경계하기 위해서 한말인데 ‘牽强附會’로 해석하고 있음이다
그러므로 보통의 평범한 석물을 설치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자식이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위로받고 은혜에 감사하는 소박한 심정으로 이해해 주면 될 것이다
출처 : 음택글 - blog.naver.com/kht4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