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론(陰陽論)
우주에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지만 이를 크게 나누면 정신(精神)과 물질(物質)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판단하며 진리를 밝히는 만유(萬有)의 등불로서 하늘의 태양과 땅의 등불처럼 온 천하를 밝게 하는 불꽃이다. 그 불꽃은 모든 물질에서 발생하지만 대표적인 것은 우주의 불꽃인 태양과 지구의 불꽃인 인간의 영혼(靈魂)이다. 태양은 둥글고, 크고, 밝고, 높고, 넓고, 강한 열기를 내뿜는 동시에 언제나 표면화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우주의 원동력이자 대동맥이다. 그 거대한 원기(元氣)의 근원을 양(陽)이라 한다. 양은 불꽃의 상징이므로 오행상 화(火)에 속한다. 화는 빛과 열과 기운은 있어도 형체가 없고 가벼우면서도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지만 물질은 아니다. 이와 같이 이 세상 만물 중에 태양처럼 크고, 둥글고, 강하고, 뜨겁고, 적극적이며, 높고, 밝고, 억세게 움직이는 것을 양이라고 본다.
인간의 영혼이자 만물의 정신인 불꽃은 기름을 먹고 산다. 기름이 있어야 불이 켜지고, 불꽃이 타오른다. 그 기름은 물질로서 물체에서 발생하고 불꽃의 연료로서 공급된다. 물질은 반드시 형체가 있고 생명이 있다.
그 물질의 모체는 대지(大地)인 땅이다. 양(陽)의 고향이 하늘인데 반하여 음(陰)의 고향은 땅이다. 땅은 만물을 생성하고 키워낸다. 만물은 흙에서 나서 흙에서 성장하고 흙으로 돌아간다. 만물은 흙의 단꿀인 물질의 기름을 먹고 산다. 그 기름은 액체로서 수(水)로 표시된다. 음(陰)을 수(水)라고 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수(水)는 액체로서 차고, 어둡고, 작고, 약하고, 유(柔)하다. 음(陰)의 대표적 상징은 수의 모체인 대지이다. 대지는 하늘에 비해서 작고, 네모지고, 낮고, 어둡고, 춥고, 유약하다.
이와 같이 모양이 작고 네모지거나 유하고 낮은 것을 음(陰)이라고 한다. 만유(萬有)는 음(陰)과 양(陽)의 조화이듯이 음과 양의 두 가지를 모두 겸하고 있는 동시에 형태와 성질에 따라서 음과 양으로 구분된다. 가령 동물은 움직이는 물체이기 때문에 양에 속하고, 식물은 고정된 상태로서 음에 속하며 호랑이는 강한 맹수(猛獸)로서 양에 속하고 토끼는 유(柔)한 동물이기에 음에 속하며 해는 낮에 뜨므로 양에 속하고 달은 밤에 뜨므로 음에 속하며 강물은 흐르기 때문에 양에 속하고 샘물은 정지상태여서 음에 속하며 남자는 적극적이기 때문에 양에 속하고 여자는 소극적임으로 음에 속하며 산은 높고 크므로 양에 속하고 논과 밭은 낮고 작음으로서 음에 속한다.
큰 것은 양이요, 작은 것은 음이며 높은 것은 양이요, 낮은 것은 음이며 밝은 것은 양이요, 어두운 것은 음이며 둥근 것은 양이요, 네모진 것은 음이며, 뜨거운 것은 양이요, 차가운 것은 음에 속한다.
이와 같이 음과 양을 구분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음양의 핵심을 그러한 외모와 형식보다도 실질적인 기와 체에 있다. 양은 기(氣)요, 음은 체(體)로서 우주의 공기나 대기는 양에 속하고, 형체 있는 만유는 음에 속한다.
만유는 기(氣)에서 발생한 기의 화상(化像)으로서 흥망성쇠와 강약은 기(氣)의 왕성함과 쇠(衰)함에 달려 있다. 기가 강대하면 강한 작용을 할 수 있고, 기가 허약하면 작은 조화를 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는 체를 얻음으로써 생명과 물질을 변화하고 존재할 수 있으므로 왕성한 기(氣)는 왕성한 체(體)를 통해서만이 발생할 수 있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서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음양의 진리이다.
기(氣)와 체(體), 음과 양, 정신과 육신은 서로 불가분의 동일체로서 어느 것이 주체이고 객체(客體)라고 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음양학(陰陽學)에서는 정신위주의 유심론(唯心論)이나 물질본위의 유물론(唯物論)은 자동적으로 하나로 융화되고 통일됨으로써 그러한 편견은 완전히 지양(止揚)된다.
출처 : 좋은집터 - blog.naver.com/agit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