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외부 방위의 길흉
주택의 출입구나 창문과 같은 개구부는 외부 공기와 빛을 받아들이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즉 남쪽에 바다가 있는 지세에서 남쪽의 창문은 뜨거운 태양빛과 바다의 기운을 동시에 받아들이게 되며, 서쪽에 산이 있는 지세에서 서향을 하고 있는 개구부는 산의 기운과 서풍을 동시에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주택은 개구부가 면하고 있는 방위에 따라 내부 공기의 성질이 달라진다. 따라서 동일한 면적의 주택이라고 해도 배치된 방위의 기운에 의해 실내 분위기가 달라지며, 그 결과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적·육체적 영향도 달라진다.
옛날 사람들에게 방위 개념은 동쪽은 해가 뜨는 곳, 서쪽은 해가 지는 곳 등 지극히 간단한 구분에서 출발했다.
주택을 비롯한 건물 방위의 길흉 분석은 8방위로 해석한다. 8방위는 《주역》의 팔괘와 그 의미가 같은데, 360도의 원주를 8등분해서 동서남북의 4방위와 그 사이의 4방위로 이루어져 있다. 8방위는 정북(正北)·정남(正南)·정동(正東)·정서(正西)·북동(北東)·남동(南東)·남서(南西)·북서(北西)로서 각각 45도씩 구분하고 있다. 45도의 8방위를 다시 3등분하면 24방위가 된다. 따라서 24방위의 한 방위는 15도가 된다.
24방위는 북쪽의 자(子)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계(癸)·축(丑)·간(艮)·인(寅)·갑(甲)·묘(卯)·을(乙)·진(辰)·손(巽)·사(巳)·병(丙)·오(午)·정(丁)·미(未)·곤(坤)·신(申)·경(庚)·유(酉)·신(辛)·술(戌)·건(乾)·해(亥)·임(壬) 등의 24자로 표시한다.
24방위는 천기(天氣) 12방위와 지기(地氣) 12방위로 구성되어 있다. 천기는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중에서 오행상 토(土)의 기운을 갖고 있는 무·기를 제외하고, 대신 건·곤·간·손을 포함시켰다. 지기에 흐르는 기운, 즉 지지(地支)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이다.
방위를 측정할 때는 패철을 사용하게 되는데, 패철 방위는 자석이 가리키는 북쪽을 자(子)자로 그리고, 남쪽은 오(午)자로 표시하여 자오를 연결하는 선을 방위의 중심선으로 한다. 24방위는 자오선을 중심으로, 천기와 지기는 각각 한 방위씩 섞여 마치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루며 둘러앉아 있는 형태와 같다. 또 24방위는 1년 24절후와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어 패철의 한 방위가 1년의 한 절후의 변화 과정과 일치한다.
패철을 사용해 주택이나 묘 자리의 방위는 좌향(座向)으로 나타낸다. 주택의 좌향을 측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순서에 의한다.
1. 건물 중심점(한옥일 경우에는 대청 마루 중앙)에 패철이 수평을 유지하도록 놓는다.
2. 패철 내부를 들여다보고 자석이 북과 남을 향해 멈추도록 잠시 기다린다.
3. 자석이 남과 북을 가리키고 정지되면 패철을 가만히 돌려 패철의 자(子)자와 오(午)자의 연결선이 자석의 북과 남의 글자와 일치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자석 북쪽이 자자에 일치하고, 남쪽 끝은 오자에 일치된다.
4. 건물 후면의 중심점을 정한다.
5. 패철 24방위 글자 중에서 건물 후면의 중심점에 가장 가까운 방위 글자가 건물의 좌(座)가 된다.
6. 패철에서 좌의 반대편, 즉 마주 보는 글자가 이 건물의 향(向)이 된다. 좌와 향은 180도를 이뤄 반대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건물 방위가 정남향인 경우에는 자좌오향(子座午向)이 되며, 반대로 정북향이면 오좌자향(午座子向)이 된다. 또 건물이 정동향이면 유좌묘향(酉座卯向)이 되고, 정서향이면 묘좌유향(卯座酉向)이 된다. 건물이 동서남북의 중간 방위일 경우에도 패철에 나타난 글자에 의해 좌와 향을 구분한다.
주택의 방위를 보는 것은 좌향을 구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좌향에 의한 기운을 구분함으로써 주택의 길흉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주택은 외부 방위를 측정하기도 하고, 내부 방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주택 방위라고 하는 것은 외부 방위를 말하는데, 마당의 중심점에서 건물과 대문 등 건물 방위를 측정한다. 내부 방위는 안방이나 화장실, 현관, 부엌 등이 배치된 방위에 의한 기운을 해석하는 것으로, 주택 내부의 중심점에서 각 방의 방위를 측정한다. 그러나 주택의 방위에 의한 기운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외부와 내부 방위를 함께 봐야 한다.
주택 방위는 크게 동사택(東四宅), 서사택(西四宅)으로 구분된다. 동사택은 동기(東氣)가 흐르는 집이고, 서사택은 서기(西氣)가 흐르는 집을 말한다. 이 구분은 마당 중심에서 주택의 중심점을 방위로 측정해, 중심 부분이 동기의 방위인가 서기의 방위인가로 구분한다. 동기가 흐르는 방위는 8방위 중 정동(正東)·남동(南東)·정남(正南)·정북(正北)의 4개 방위이며, 서기가 흐르는 방위는 정서(正西)·남서(南西)·북서(北西)·북동(北東)의 4개 방위이다. 패철의 24방위로 볼 때는 동사택의 방위는 정동이 갑묘을(甲卯乙), 동남은 진손사(辰巽巳), 정남은 병오정(丙午丁), 정북은 임자계(壬子癸)이다. 서사택의 방위로는 정서가 경유신(庚酉辛), 남서는 미곤신(未坤申), 북서는 술건해(戌乾亥), 북동은 축간인(丑艮寅)이다.
동기는 상승하는 기운, 서기는 하강하는 기운을 각각 갖고 있어 그 성질이 정반대이다. 그래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야 좋다. 이것은 마치 인체 혈관에서 동맥과 정맥이 구분되는 것과 같다. 만일 사람에게 동맥과 정맥이 서로 혼합되어 흐른다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동기와 서기가 한 주택 안에서 같이 흐를 경우에는 그 집안에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한다.
주택 중심부에는 동기이든 서기이든 한 가지 기운만 모여 있는 것이 좋다. 만일 동기와 서기가 혼합되어 있다면 기운이 탁해져 흉가가 된다. 예를 들어 보자. 마당에서 봤을 때 주택이 북쪽으로 위치하고 남쪽을 향하고 있다면, 건물 중심은 임자계(壬子癸) 방위로 동사택이다. 이 경우에는 건물 중심 기운이 순수한 동사택 기운의 건물이 된다. 그러나 만일 건물 형태가 장방향이어서 임자계와 축간인의 방위가 서로 비슷하게 이루어져 있다면 동기와 서기가 혼합되어 흉가가 되는 것이다.
대문의 방위도 주택이 자리한 방위만큼 중요하다. 대문은 단순히 사람이 출입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대기 중의 바람을 집 안팎으로 들여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문으로 좋은 바람이 들어오면 그 집에 좋은 기운이 흐르게 되고, 나쁜 바람이 들어오면 좋지 않은 기운이 흐르게 된다. 대문의 방위도 주택 방위를 볼 때와 같이 마당 중심에서 대문이 있는 곳을 패철로 측정하는데, 대문 위치가 동기에 있으면 동사택, 서기에 있으면 서사택이다. 건물이 동사택인 경우에는 대문도 동사택인 것이 좋고, 서사택인 주택에는 대문도 서사택인 것이 좋다. 그러나 건물과 대문이 서로 다른 사택의 기운일 경우에는 좋지 못하다.
<출처 beryu1님의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