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은 하늘이 내는 것이기에, 천연 그대로의 것이 좋다. 그렇게 때문에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중시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혜택을 누리려면 명당은 당연히 자연의 이치가 앞서 고려되어야 한다.
동물들은 지진의 기미가 보이면 그 자리를 떠난다고 한다. 그 이유로 인간보다 더 많은 순수함, 즉 자연의 이치를 따름으로서 자연과의 교감을 더 많이 이루어 낸다고 하면 말이 안되는 얘긴가.
수맥(水脈. 이 수맥을 최근에 들어 지자기(地磁氣)로 보는 이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을 해치는 주원인으로 보니 그럴 만도 하다. 돈 안들이고 집안에서 이 지자기를 피하는 방법으로 의외로 쉬운 방법이 있다. 동물의 본능을 이용해서다. 고양이가 좋은 예다. 고양이는 동양이나 서양을 막론하고 좋은 의미로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묘가(愛猫家)들에게 몰매 맞을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공포영화 속의 흉가(凶家)를 떠올려 보라.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그렇기에 인간들이 견디지 못하고 떠나 빈집으로 버려진다. 그러한 집엔 고양이가 어김없이 설친다. 고양이는 지자기를 좋아 한다. 둘러말하면 흉가엔 수맥이나 지자기가 흐른다는 얘긴데…, 실제로 기계로 점검해 보면 틀림이 없다고 한다.
집에서 고양이를 길러 보면 잘 가는 곳, 특이 잠자리는 거의 일정하다고 한다. 즉 고양이는 전자파가 많이 흐르는 곳을 놀이터나 잠자리로 삼는다는 말이다. 또 어려운가. 곰곰이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라. 결론은 고양이가 좋아 하는 자리는 사람에겐 해롭다는 것이니.
고양이의 앙숙은 개다. 희한하게도 개는 전자파를 아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가 좋아 하는 곳, 즐겨 다니는 길은 인간에게도 피해가 없다는 얘기다. 하찮은 ‘개구멍’이라도 말이다. 기묘하지 않은가, 자연의 법칙이….
꿩도 지기(地氣)에 아주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풀어 말하면 꿩이 알을 품고 있는 자리는 생기(生氣)가 넘치는 곳이라는 것이다. 동물의 본능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이 종족보존 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풍수 일화 중에는 꿩과 관련된 것이 유난히 많다.
봄이 되면 ‘꿩의 자리’로 춘몽(春夢)을 꾸러 가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낮잠이라도 한잠 자고 오자는 게다. 길(吉)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팔자 늘어진 소리 말라고 핀잔을 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답답한 세상살이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서도 좋은 일 아닌가. 소위 ‘꿩 먹고 알 먹고’에 딱 들어맞는 얘기다. 또한 이런 자리는 묏자리로도 눈여겨 볼만 하다. 대명당(大明堂)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뱀도 활용할 수가 있다. 성묘를 가거나 등산을 하다 봉분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결론을 먼저 끄집어낸다면 이런 자리는 음습한 기운이 흐른다고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구멍들은 대부분 뱀이 드나드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뱀은 냉혈동물이고, 축축하고 서늘한 곳을 좋아 한다. 이러한 묘소를 둔 후손들 집안에 이유 없는 우환이 계속될 땐 묘소에 음습한 기운이 강하게 흐른다고 볼 수도 있다.
명당은 하늘이 인간에 내린 최대 선물 중의 하나다. 비록 그 대상이 복(福)있는 자, 인연 있는 자에 한정되어 있지만. ‘비록’이란 부정적 의미의 단어가 거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옛말에도 있잖은가. ‘면장도 논두렁 정기를 타고 나야 된다’고. 보통의 선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선물이라면 ‘천혜’라는 의미는 사라진다.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라면 누구나가 대통령이 되고 재벌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건 자연의 이치와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얘기다.
풍수는 장난이나 재미로 보는 것이 아니다. 삶에 녹아 든 우리 선조들의 경험 철학이요, 생활의 지혜다. 그게 묏자리가 되던, 집터가 되던, 인테리어가 되던….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