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베란다는 기의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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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날 오후 집안 대청소를 하던 풍모씨, 베란다에 싸인 허접 쓰레기들에 기겁을 했다. 분재서 떨어진 나뭇잎에 챙기지 못해 버려진 양말 한 짝, 알뜰한 수야씨가 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곰팡이 쓴 대자리까지 잡동사니 창고가 됐던 것. 그렇다고 무조건 버리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풍수는 생기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집안의 생기는 현관이나 베란다를 통하여 들어오고 나간다. 기의 출입구란 얘기다. 이 중요한 공간에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있다고 생각해보라. 이런 것들에서 나오는 나쁜 기운이 집안을 오염시킨다. 나쁜 기운이 도는 집안에서 좋은 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유모를 짜증이나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땐 정돈을 해보라.
예컨대 이들 공간에 볼썽사나운 것 중에 신문더미가 있다. 하루하루를 미루다 쌓아 놓은 종이 산.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더욱 좁게 만든다. 현관과 베란다는 외부의 기운과 내부의 기운이 부딪히는 공간이다. 이렇게 보면 두 기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고도 하겠다. 좁은 공간도 넓혀야 할 판에 구태여 넓을 공간을 좁게 쓸 필요가 있나. 버려야 할 것은 빨리 버려야 한다. 완충지대는 넓을수록 좋다.
현관에 어지럽게 널린 신발도 정리할 1순위다. 그곳에서 나오는 냄새가 온 집안을 퀴퀴하게 만든다. 결코 상큼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집안 식구들에게 조차 좋지 않은 기분을 안기는데 손님들에겐 어떨까. 현관은 그 집의 얼굴이다.
2008. 4 매일신문 연재
출처 : 풍수 인테리어 - blog.naver.com/chonjj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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