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은사가 어떤 양반의 자택 감정을 나가셨더란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나온 한마디가 그 집 사모님의 심기를 건드렸다는데…. 말인즉, “사모님, 바깥 분의 바람기 때문에 고민이 많겠습니다.” 풍수 얘기라면 미신으로만 여겼던 부인, 깜짝 놀라 되물은 말, “왜요?. “이 집의 구조가 그렇게 만들고 있네요. 뒷마당은 또 한 명의 여자입니다.” 이에 그 사장님, 얼굴에 희색을 띄면서 “그것 봐요.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집 구조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잖소, 허허허.”
음양이론으로 따져 건물은 양(陽)이요, 남자요, 권력을 의미한다. 반면 마당은 음(陰)이요, 여자요, 돈을 뜻한다. 따라서 마당이 반듯하게 예쁘면 그 집에 거주하는 여성의 품성이나 외모도 아름다워 진다고 본다. 나아가 돈도 자연히 따르고….
그러나 후원(後園)까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더 이상 낭만적일 수만은 없다는 거다. 후원은 앞마당과 함께 음의 기운을 분산시킨다. 한 건물에 두 마당, 즉 한 남자에 두 여자다. 그 것도 앞마당보다 뒷마당이 넓고 균형이 잡혀 있다면 심각하다. 본부인 보다 ‘비밀의 여자’ 가 입김이 더 셀 경향이 농후하다.
또한 한 집의 마당 수는 그 집에 거주하는 남자의 여성 수와 비례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뒷마당이 ‘코딱지’ 만 하다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조선시대 양반집은 대개가 2중, 3중의 마당구조를 가진다. ‘별당 아씨’ 를 생각해 보라. 몰라서 속고, 알고 나선 체념하고…. 가부장적 제도가 낳은 폐해다.
어디 조선시대뿐이랴. 요즘도 대지가 넓은 집은 후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이는 부(富)의 과시 목적으로 호화스럽게 치장하기도 한다. 자신은 어떨지 모르지만 바라보는 이의 심정은 어떠할까. 물론 풍수학적인 측면으로 따져서 말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식 마당구조는 마당을 사방으로 두고 중앙에 건물을 배치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배치는 남성이 중심이 되고, 여성은 종속적인 위치를 갖게 된다. 미국의 마당도 대부분 두 개다. 도로와 접한 앞마당은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뒷마당은 가족 전용 마당이라고 한다. 기능적으로 보면 아주 편리한 구조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도 음양이론으로 본다면 한 남자에 여러 여자가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마당도 집터처럼 정사각형을 가장 좋은 것으로 본다. 바람의 회전이 원활하여 생기(生氣)가 많이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래된 한옥이나 고찰을 방문해 보라.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사방으로 반듯하게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또 가장 이상적인 마당은 집 연면적의 3배가 될 때다. 5배를 초과하면 집과 마당의 균형이 깨져 생기가 모이지 않는다. 마당이 직사각형이면 기의 순환이 잘 되질 않아 질병을 많이 앓는다. 삼각형의 마당은 분쟁을 조장하며,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도 비켜갈 수가 없다. 가급적 마당은 정사각형으로 만들고 남는 부분은 과감히 버리자.
7, 8년 전 ‘애인’ 신드롬이후 TV드라마에 ‘불륜’소재가 공공연하다. 배우자의 ‘부적절한 관계’ 로 파경을 맞는 가정이 비일비재하다. 남편이‘의심스럽다’ 생각이 들면 먼저 마당의 구조를 변경시켜 봄이 어떨까.
어느 경제신문의 성(性)의식 설문조사를 보면 20, 30대 중반 기혼녀 40% 이상이 애인(여기에서의 ‘애인’은 부적절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60%가 ‘기회가 닿는다면 사귀고 싶다’고 했고…. 그러나 이러한 여성들이 사는 집은 어떤 구조를 가졌을까.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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