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갓집과 측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있다. 화장실(化粧室)의 예전 이름은 변소(便所), 측간(?間), 뒷간 등으로 불리었다. 화장실은 용변을 보고 분뇨를 저장하는 장소이므로 불결과 악취의 대명사였다. 그렇다고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에 두었기 때문에 ‘뒷간’ 이를 한자로 표현하여 ‘측간(?間)’이라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수세식 화장실은 분뇨가 물과 함께 하수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보다 밝고 청결한 공간이 되어 마침내 집안으로까지 입성했다. 심지어는 생각이 막히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화장실에 가면 근심과 걱정이 해결된다하여 화장실을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다. 절에서는 이를 해우소(解憂所)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하여 화장실이 냄새와 독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곳은 아니다.
청결이나 편리성에는 과거보다 훨씬 유리하나 악기(惡氣)를 내뿜는 공간이다. 또 화장실과 욕실이 같이 있으므로 항상 습기가 많고 자주 더러워져 곰팡이나 세균 등의 번식으로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 쉬운 장소다. 따라서 화장실의 위치 선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우선 화장실이 집 중앙에 위치하는 것은 나쁘다. 주택의 중심은 기가 집중되는 곳인데 이곳에 가장 불결한 화장실이 있으면 집안의 기(氣) 전체가 오탁(汚濁)해질 수 있다. 화장실이 중심에 있으면 방과 방 또는 거실, 부엌 등으로 이동할 때 이곳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필요 없는 동작이 많아진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화장실의 분뇨는 배관을 통하여 밖에 있는 정화조로 나가야 하는데 방이나 거실, 부엌 밑으로 분뇨배관이 깔릴 수밖에 없다. 분뇨가 밑으로 지난다면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배관이 고장나 막혔을 때를 상상해보면 수리하기도 용이하지 않아 끔직하다. 따라서 화장실은 구석에 두되 환기와 배수가 용이한 곳으로 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는 화장실의 기운이 집안 내부로 퍼지지 않도록 환풍기를 설치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화장실이 대문이나 현관문 옆에 붙어있거나 마주 보이는 곳은 좋지 않다. 외부 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곳은 대문이나 현관문인데 이곳에 악기가 강한 화장실이 있다면 집안 전체로 나쁜 기운이 퍼질 수 있다. 또 손님 등 외부 인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화장실은 가능한 귀문방(鬼門方)인 남서쪽과 북동쪽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남서쪽과 북동쪽은 음기(陰氣)가 강한 방위다. 화장실 기운 역시 음기(陰氣)이므로 흉한 방위가 되는 것이다. 사실 화장실에 어울리는 길한 방위는 없다. 다만 해롭지 않은 방위를 찾아야 하는데 기두(起頭) 방위를 동사택(東四宅)과 서사택(西四宅)으로 나누어 기두와 반대 사택(四宅) 궁위에서 그 중심선을 지나지 않는 곳이 제일 무난하다.
화장실은 밝아야 한다. 음기(陰氣)가 강한 곳이므로 이를 누르기 위해서는 밝게 해주는 것이 좋다. 밝기는 책을 읽을 정도면 족하므로 밝게 해주라고 해서 번쩍 번쩍 빛이 반사될 정도로 해서는 안 좋다. 특히 변기 안에 괴인 물이 반사되는 것은 나쁘므로 은은한 느낌이 될 정도의 밝기가 알맞다. 혹 화장실의 조명을 색깔 있는 것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음기를 상승시키므로 좋지 않다.
화장실은 항상 청결하고 편안하고 단순해야 한다. 화장실에 너무 복잡하고 화려한 장식을 한다면 어울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기를 복잡하게 한다. 화장실은 무엇보다도 청결이 우선이고 습기가 없도록 건조(乾燥)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화장실의 냄새를 없앤다고 강력한 탈취제를 놓는 것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굳이 장식을 한다면 밝은 느낌이 드는 작은 꽃이나 화분을 두는 정도로 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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