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방위를 찾아라
인도에는 석가모니가 수행했다는 영축산이 있다. 그가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의 보리수에서 멀지 않다. 여느 대나무 숲처럼 변한 죽림정사를 지나 계곡 깊숙이 들어가면 어미 품에 안긴 아이 머리처럼 생긴 산이다.
이 산의 꼭대기에는 독수리 모양의 큰 바위 아래에 마당만 한 평지가 있다. 그 끝자락의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석가모니는 삼매에 빠졌다는데 실제 그곳에 앉으면 몸이 가볍고 편안해진다. 필자는 거기에서 산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미묘한 힘을 느꼈다.
이는 영축산 봉우리를 소쿠리 모양으로 둘러싼 북쪽, 남쪽, 서쪽 세 방위에서 흐르는 에너지가 여기에 모이기 때문이다. 탁 트인 앞쪽(동쪽)으로 에너지가 빠져나갈 것 같지만 이곳을 향하듯 뻗어있는 장대한 산맥에서 더 큰 에너지가 밀려오니 천하의 명당이다.
이처럼 방위와 장소는 중요하다. 우주는 본래 모서리가 없이 광대해 방위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지금 머무는 곳이 천하의 중심이다. 즉 자신을 중심으로 동, 서, 남, 북, 동북, 동남, 남서, 서북 여덟 방위의 에너지가 서로 다르게 작용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여덟 방위에서 우주의 여덟 가지 에너지가 생성된다.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해서 자신이 머무는 곳이 동쪽을 향하면 아침과 봄의 따뜻한 기운을, 동남쪽을 향하면 늦은 봄이니 습한 기운을 받는다. 남쪽을 향하면 낮과 여름이니 더운 기운을, 남서쪽을 향하면 오후와 늦은 여름이니 뜨거운 기운을 받는다. 서쪽을 향하면 저녁과 가을이니 서늘한 기운을, 서북쪽을 향하면 늦은 저녁과 늦가을이니 건조한 기운을 받는다. 북쪽을 향하면 밤과 겨울이니 찬 기운을, 동북쪽을 향하면 늦은 밤과 겨울이니 냉한 기운을 받는다.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는 방위와 인체의 에너지를 표시한 부호이다. 여덟 개의 부호를 풀면 체질과 건강 그리고 운명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게 형성된 에너지 성분과 상합(相合)하는 방위의 선택은 건강과 운명에 중요한 변수다.
이사철이 되면 어느 방향으로 이사를 갈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방위란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정해지므로 방향을 크게 따질 필요는 없다. 굳이 방위를 따진다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중심-예를 들어 서울은 남산-에서 동서남북을 가늠하면 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집의 방향과 집안에서 어느 쪽을 향해 잠들고 앉아야 하는가이다. 이를 위해서는 체질부터 알아야 한다.
간단하게 자신의 체질을 알 수 있는 법으로 오링테스트가 있다.
왼손이나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O’모양으로 강하게 붙인 뒤 다른 사람에게 그 두 손가락을 떼보도록 한다. 북쪽으로 섰을 때 손가락의 힘이 강해 잘 떨어지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는 북쪽이 좋고, 서쪽으로 했을 때 힘이 강하면 서쪽이 좋다. 남쪽이나 동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방향을 잘 모를 때에는 색종이로 오링테스트를 할 수 있다. 흰색종이를 왼손에 들었을 때 오른손 손가락 힘이 강하면 서쪽이 좋다. 검은색일 때 힘이 강하면 북쪽과 서쪽이 좋고 녹색일 때 힘이 강하면 동쪽이 좋다. 붉은색과 노란색은 남쪽이 좋다.
이를 인체에 적용해보자. 대개 동쪽 방향과 녹색에서 힘이 강하게 작용하면 간이 허약하고 위와 폐가 실하다. 남쪽과 붉은색에서 힘이 강하면 심장이 허약하고 신장과 폐가 실하다. 서쪽과 흰색에서 힘이 강하면 폐가 허약하고 심장과 간이 실하다. 북쪽과 검은색에서 힘이 강하면 신장이 허약하고 심장과 위가 실하다. 따라서 간이 허약하면 동쪽, 심장이 허약하면 남쪽이 건강에 좋다. 폐가 허약하면 서쪽, 신장이 허약하면 북쪽, 위가 허약하면 남쪽이 좋다.
팔방의 에너지는 사물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 상합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상생(相生)이란 찬 기운이 따뜻한 기운으로 변하는 것이고, 상극(相剋)이란 더운 기운이 찬 기운에 사라지는 것이며, 상합은 찬 것과 더운 것이 조화를 이루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동쪽에 있는 집이 서쪽을 향하고 있다고 하자. 동쪽 에너지는 간 기능을 주관하고 서쪽 에너지는 폐 기능을 주관한다. 그런데 폐가 강하면 반드시 간이 병드는 상극이 일어난다. 따라서 동쪽에 있는 집이 서쪽을 향한 데다 대문도 서쪽으로 나있으면 상극 때문에 간이 병들고 삶도 곤궁해진다. 이때는 에너지가 상생하도록 남쪽이나 북쪽에 대문이 있어야 한다.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꽃술 중 어느 것은 양지바른 언덕에 떨어져 노란 꽃잎을 아름답게 피우지만 어떤 것은 척박한 땅에 떨어져 볼품없이 자란다. 사람의 일생도 그러하다. 양지와 음지를 스스로 찾는 지혜로운 자만이 성공한다. 다음 회부터 양지 찾는 법을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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