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알바를 하고 있는 여자입니다.
며칠 전 어떤 여자 손님의 신분증 검사를 하다가 실랑이를 조금 했는데 제가 만만해 보이셨는지 저에게 온갖 욕설을 퍼붙고 결국 저와 시비가 붙어 신원조회를 위해 경찰까지 부르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분한 생각밖에 안들고 당하기만 한 것 같고 제가 대처를 잘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정중하게 정당한 요구를 했을 뿐인데 손님에게 심한 말을 듣고 거기다 경찰에게 오히려 제가 질책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제가 욕 먹을 짓을 한 건지 제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 게 맞는 것인지 충고와 조언을 얻어보고자 글을 올려 봅니다.
토요일 저녁 9시경, 트레이닝복을 입은 어떤 남자가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전에 검사했던 손님이라면 그냥 담배를 팔았겠지만, 신분증을 검사했던 기억도 없고 처음 보는 손님같아 "손님, 죄송하지만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하며 요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신분증을 안가지고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신분증이 확인이 안되면 술담배를 못판다고 말씀드렸죠. 결국 손님은 담배를 못사고 그냥 나갔습니다.
편의점에 술담배를 사러 올 때 신분증 지참은 필수이고 신분증 검사는 의무라고 들었습니다. 편의점 BGM안내멘트에도 이런식으로 나오고 있고요. 자칫 미성년자인지 확인도 안하고 판매를 했을 시에 편의점 영업정지는 물론이고 저또한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루에 못해도 30번 정도는 검사를 하는 편인데,하는 저도 귀찮기도 하고 저의 요구에 성가셔 하거나 언짢아 하시는 손님도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민증 검사받았다고 고맙다고 좋아하시거나 친구 분에게 자랑까지 하는 손님도 있는데 20대 초반의 손님에게 민증검사는 어려보인다는 소리, 신분증 확인받는 거 자체가 많이 기분상할 일인가 봅니다.
요즘은 나이가 어려도 진한 화장에 성형까지 자유로워져서 10대인지 20대인지 분간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나이가 어린데도 성숙해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이가 있는 편임에도 애뗘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저는 엄청 아저씨나 아줌마로 보이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신분증 검사를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신분증 검사를 할 때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건 생년월일이고 사진부위를 긁어보고 실물과 대조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여자손님과 맞닥뜨린 게 새벽 2시 30분경입니다.
새벽 2시경 30분..전날 저녁 9시에 담배를 사러 왔다가 퇴짜를 맞은 트레이닝복의 남자손님이 기가 세보이는 여자 손님과 함께 편의점에 입장을 합니다. 남자 손님은 뒷편 냉장고로 가서 버드@@@ 1600원짜리 맥주를 꺼내오고는 저는 다시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손님 또 신분증이 없답니다.. (아까 전에 신분증이 없어서 담배를 못사서 갔으면 이번에는 신분증을 가지고 왔어야 맞는 건데,)암튼. 옆에 같이 있던 여자 손님이 자기 신분증을 보여주겠다고 하고 술을 여자손님이 사는 걸로 해서 신분증을 보여주는데 생년월일은 94년생이어서 미성년자는 아니었지만 웬걸,,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이 너무 다른 사람인 겁니다. 한참을 비교해보고 아무리 봐도 닮은 구석이 없고 해서 제가 다른 신분증이 있냐고 까지 했습니다.(솔직히 두 손님들 말로는 성형수술을 햇다고 했는데 성형수술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 신분증인 건지 제가 확인할 방도가 있습니까...근데 실제 얼굴은 눈이 진짜 크더라구요. 쌍꺼풀도 두껍고 수술한 티도 나고....반면, 신분증 사진은 전혀 다른 얼굴이었고요.. )
그런데 제가 어쩌겠습니까.. 사진이 다른데 그냥 물건을 줄 수는 없고... 사진하고 다르다고 못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제 남자 손님과 여자손님이 같이 쌍으로 언성을 높이면서 저에게 맞다고 따지고 달라들고 우기는 겁니다. 저는 안된다고 버텼구요. 그러면서 포기하고 나가는가 싶더니 혼잣말하는 것도 아니고 저 들으라는 듯 아주 잘 들리게 "병신같은년,등신같은년,신발년, 좇같은 년"등등의 욕설과 "사장불러~내가 사장 잘 아는데 너같은 년 손님한테 불친절하고 싸가지없다고 다 말할거야, 경찰 불러서 신원조회하라고!경찰불러" "알바생 주제에 그러니 이런 시간에 알바나 하고 있지" 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이 소리를 듣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구요. 그냥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112에 전화할 때 신분증 사진하고 실물이 달라서 술을 못 팔고 있다, 와서 신원조회 해달라고 제보를 했죠. 제보하고 5분 정도 있다가 출동을 한 것 같은데 그 남자여자 손님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저는 다른 손님을 계산해주고 그러느라 경찰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야 뛰쳐나가봤더니 경찰은 신원조회 해보니 맞다고만 하고 제가 그 자리에 없는 상황에서 분명 저를 불친절한 알바생내지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얘기를 했을 게 뻔한데 경찰은 저를 본채 만채하고..그래서 경찰에게 "어떤 상황인지 양쪽얘기 들어보셔야 하지 않아요?"했더니 제 말은 싹뚝 자르고 그냥 무시를 하더군요.. 그러더니 저에게 "사장한테 그런식으로 교육받았어요?"라고 나무라는 듯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아무리 봐도 얼굴이 다른데 술담배 안판 제가, 신분증 검사를 한 제가 잘못한 사람처럼 나무라는 말투였습니다. 112에 신고한 사람도 저고 신원조회를 한다면 그 손님하고 알바생이 다 있는 자리에서 신원조회를 햇어야 맞을 거고.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자만 신원조회 방법이 단순히 주민번호만 조회하면 도용햇을 경우에는 맞는 번호라고 나왔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제일 확실한 건 지문조회를 통한 신원조회밖에 없을 것인데 제가 한참 후에 나갔을 때 잠깐 본 신원조회 단말기는 지문조회를 하는 그런 기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암튼 저는 이런 일도 처음 겪어보고 많이 당황한 터라
새벽 3시,, 주무시는 사장님께 연락을 햇습니다. 사장님이 편의점에 오셨을 때는 이미 그 손님도 경찰도 다 떠난 상태였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씀은 드렷어요,.사진이 달라서 물건을 못드린다고 햇는데 욕설을 했고 경찰이 사장한테 그런식으로 교육받았느냐라고 말한 것 까지 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 좀 전에 다녀간 경찰의 번호를 알아내서 한참을 통화하셧는데 나쁜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랍니다. 사장님께서 절 다독이듯이 말씀하시고 그러셨긴 한데,,, 그 경찰이 하는 말이... 사장님이 아시는 친구분의 또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까지 하셧나봐요,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면 그런 말할 사람이 아닌 건가요.. 경찰이 사장한테 그런식으로 교육받았어요? 라고 말한 게 나쁜 뜻이 아니었다면 손님말만 듣고 신원조회만 해버리고 가버리면 안되잖아요. 제가 어떤 상황인지 다 들어보셔야 하지 않느냐고까지 햇는데도 그 말에 대해선 대꾸도 없고 대뜸 그런식으로 교육받았냐고 말한 게 나쁜 뜻이 아니었다면 그건 좋은 뜻이었는지... 제 생각에는 사장님이 직접 전화하실 줄은 몰랐고 알바생에게 그렇게 얘기했느냐 물으면 당연히 그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나쁜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라고 둘러댔을 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제가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그런건가요...
마지막으로...
저는 그냥 이대로 참으면서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참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 대처하고 대응해야 할까요? 손님이 왕이라지만 제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먼저 욕을 했다거나 절대로 불친절하게 싸가지 없게 응대한 적도 없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손님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듣고 이번주부터 다시 신분증을 검사를 하려고 하니 겁부터 납니다. 그리고 경찰들의 비리, 불성실함을 매체에서 많이 봐왔었는데, 게다가 며칠 전에 안전벨트를 안 메고 전화까지 하면서 운전하는 경찰도 봣습니다. 더불어 이번에 당사자들이 모두 없는 상황에서 한쪽 얘기만 듣고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신원조회를 해놓고선 저에게 뭐라고 했던 경찰, 저는 그 경찰이 누군지도 모르고 그 경찰은 편의점 사장님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라서 나쁜 의미로 말하지 않았다는 터무니 없는 말에 경찰에 대해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약자의 입장 혹은 중재자 입장에서 해결해주려 안하고 강자의 입장에서 목소리 크고 기가 쌔보이거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두둔하는 그런 경찰들 너무 진저리납니다. 속물같고 없느니 못한 것 같습니다.
아, 참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신원조회를 하고 기고만장해진 그 여자 손님,, 1600원짜리 맥주 기필코 사가야겠다면서 천원짜리 지폐 2장 내밀고 잔돈 400원은 필요없다고 너나 가져라 하면서 가셨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하소연하며 썼는데 글만 너무 장황하고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네요.
이 글로 다 표현 못한 부분도 있고 제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라 많이 주관적일 겁니다. 그렇지만
읽으시면서 제가 실수를 햇다거나 놓친 부분이 있다면 충고든 조언이든 들어보고 싶구요. 저처럼 편의점 같은 곳에서 알바를 하다가 손님과 시비가 붙어 경찰까지 출동하게 됐던 그런 경험이 있으신 분들 있으실 거라 생각이 돼요. 그때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인지 노하우?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