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철을 이용해 내룡의 이기를 12포태법으로 판별하려면, 우선 도두 결혈처에 이르러 패철 8층을 이용해 파를 보고 국을 정한다. 파가 정미·곤신·경유의 구획에 있으면 목국이고, 신술·건해·임자의 구획에 있으면 화국이고, 계축·간인·갑묘의 구획에 있으면 금국이다. 그 다음에 패철 4층을 이용해 입수한 내룡을 재본다.
입수한 내룡을 패철로 잴 경우는 결인처부터 혈장까지 뻗어온 내룡이 휘이고 꺽인 지점마다 패철을 놓고 쌍산이 배합하였는가, 혹은 불배합하였는가를 판단한다. 불배합되었다면 잠룡이니 흉지이고, 배합룡이라면 국에 따라 12포태법 상으로 어떤 기운을 가진 내룡인가를 분별한다. 결인처부터 입수에 이르는 내룡을 격정하여 형상적으로도 부귀하고 이기적으로도 생왕을 얻으면 매우 귀하고 생기가 왕성하며 땅 속은 흙이다. 하지만 형상적으로 부귀하더라도 이기적으로 사절(死龍, 絶龍)을 범한다면 이것은 흉룡이니 결단코 불발한다.
용의 이기를 판별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혈장을 이룬 도두일절의 길흉이다. 이는 가지 중에서 어디에 과일이 열릴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으로 도두일절의 생왕사절이 혈의 길흉을 모두 결정하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땅은 모양이나 뻗어 내린 방위에 따라 기운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키는 양기가 어떤 방위에서 와서[득수(得水)] 어떤 방위로 빠지느냐(파)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임자룡(壬子龍)의 경우, 12포태법을 적용시키면 수국 내에서는 장생룡이고, 목국이라면 임관룡이고, 화국에서는 병룡, 금국에서는 절룡에 해당되어 생기를 품을 수 없을 만큼 바위로 이루어진 땅이다. 양기에 의해 땅의 기운이 달라지고, 또 양기의 순환 궤도를 살펴서 생기 충만한 터를 찾으므로, '풍수학(風水學)'이다.
현장에서 내룡의 길흉을 이기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다. 내룡의 길흉은 12포태법에 맞추어 12가지로 판단하는데, 그럼 길룡과 흉룡은 어떻게 다른가? 풍수학은 땅에서 생기 충만한 곳을 찾는데, 누차 설명했듯이 생기는 흙에 머문다. 따라서 생기가 충만한 터란 곧 흙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따라서 길룡은 흙으로 구성된 터이고, 흉룡은 흙이 아닌 바위나 물 기운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길룡도 생기의 차이에 따라 좋고 나쁨을 구분 지을 수 있다.
상급의 길룡은 땅 속이 오색찬란하면서 흙도 돌도 아닌 비석 비토의 상태인 생토(生土)이다. 꼭 돌덩이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만져 비벼 보면 밀가루처럼 고운 가루로 변한다. 또 습기도 기분 좋을 정도로 알맞다. 광중을 편편하게 정리할 때면 삽에 의해 사각사각 깎여지며, 칼로 썰면 마치 무가 썰리듯이 칼이 잘 나간다. 만약 그 안에 모래같은 작은 입자라도 섞여 있다면 칼이 나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생토는 밀도가 견밀한 상태의 완벽한 흙으로, 밀폐된 유리 상자에 넣어 두면 바깥 온도에 따라 습기를 내뿜거나 빨아들여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중급의 길룡은 땅 속은 노란 색 바탕에 검거나 푸른 기운이 돌고, 흙은 상태가 곱지 못하다. 손으로 비벼 대면 부서지기는 하지만 감촉은 까끌까끌하고 약간 단단한 편이다. 따라서 삽으로 광중을 정리할 때면 힘이 들고, 칼로는 썰어지지 않는다. 특히 공기 중에 오래 두면 습기가 날아가 더욱 단단해지며 돌처럼 모서리도 날카롭다. 하지만 물을 잘 흡수하여 난이나 이끼 등을 키우기는 좋다.
하급의 길룡은 평지에서는 생기를 품은 길룡이지만, 산지에서는 단단하여 생기를 품지 못하는 흉룡이다. 특히 혈을 잡을 때면 묘의 앞이 높고 뒤가 낮은[前高後低] 자리여야 한다. 평야는 청룡과 백호가 멀리 떨어져 장풍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내룡의 흐르는 생기는 앞바람이 닿지 않는 둔덕 조금 못 미친 곳에 응집된다.
최고로 흉한 내룡은 땅 속이 매우 단단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삽이나 괭이로 팔 수가 없다. 포크레인으로 파도 불꽃이 튀겨 팔 수가 없는 땅이다. 따라서 내룡이 생기를 품지 못했으니, 비록 용이 형상적으로 귀룡, 부룡일지라도 결국은 복을 받지 못한다. 목욕룡은 자연의 사악함이 감춰 둔 땅으로, 물이 차고, 아래로는 수맥이 흘러가는 곳이다. 청룡과 백호가 좌우에서 대칭을 이루며 겹겹이 감싸 안은 안쪽으로 뻗어 내렸거나, 계곡의 합수점을 향해 뻗은 내룡은 대개가 목욕룡이다. 형기론이나 물형론자들이 자연 현장에서 가장 명당이라 착각하기 쉬운 용으로 그런 곳에 묘를 쓰면 이끼가 봉분을 가득 덮는다. 얼굴이 예쁘다고 모두 미인이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럼, 어떤 경우든 길룡이면 그 속에 혈이 맺히는가? 그렇지 않다.
용맥은 진행하는 형세에 따라 생기가 왕성해지기도 하고 쇠약해지기도 하는데, 반드시 물을 만나야 멈추면서 결집된다. 고로 물(양기)을 만나지 못한 길룡에는 혈이 없는 것이다. 비록 아름다운 여자라도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임신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음기인 용이 아무리 장생룡, 관대룡, 제왕룡일지라도 양기인 물을 만난 경우에만 혈을 맺는다. 따라서 혈을 찾고자 한다면 길룡 중에서 물을 만나 용맥이 더 전진하지 못한 내룡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