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현장에서 파를 보아서 국을 정했다면, 다음에는 목국이든, 화국이든, 수국이든, 금국이든 간에 국에 속한 땅의 기운을 살펴야 한다. 이것은 땅의 개성을 파악하려는 것으로, 생기 왕성한 터인가 아니면 쇠약하고 병든 땅인가를 알아야 그곳에 주택을 짓고 살거나 혹은 조상을 매장하던 간에 좋고 나쁜 영향을 가릴 수 있다.
여기서 좋은 땅이란 흙이 두터워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고, 흉한 땅은 바위 위나 수맥이 흘러가는 곳으로 생기가 왕성치 못한 곳이다. 사람이라면 기운의 정도를 유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 5가지로 구분하는데, 우리는 그 사람이 현재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기운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유아기라면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이고, 청년기라면 혈기 왕성한 시기이고, 노년기라면 죽음을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땅의 기운이 좋고 나쁨을 12단계로 구분한 사람이 호순신이다. 그는 명리학의 12운성(運星)을 풍수학에 적용시켜, 물의 득수와 소수의 방위로 땅의 길흉을 판단하는 『지리신법』을 저술하였다. 이것은 생명체나 우주가 생성되어 멸망해 가는 순환의 법칙을 춘 · 하· 추· 동으로 순환하듯이, 자연 역시 태어나고, 자라고, 왕성해지고, 쇠해져서, 병들고, 죽어 가는 과정을 12운성으로 정하고, 용맥이 뻗어온 방위와 물이 들고 나가는 방위에 따라 땅의 길흉을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이것이 곧 12포태법(胞胎法)으로 이 때부터 이기풍수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청나라 때의 조정동(趙廷棟)의 향법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호순신은 양기에 관한 생명 활동의 기운을 절(絶, 胞)→태(胎)→양(養)→장생(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官)→제왕(帝旺)→쇠(衰)→병(病)→사(死)→묘(墓)와 같이 12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했으나, 용의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과 과정은 제시하지 못했다. 오로지 물의 득수와 소수를 12방위로 구분하되, 그 길흉을 7단계로 구분하여 들고 나감의 길흉을 이야기하였다. 따라서 호순신의 이론은 향(向을)을 위주로 용, 혈, 사, 수의 길흉을 판단하는 조정동의 이기법(88향법)에 어느정도 영향은 미쳤으나, 그 본령이 이기풍수의 근간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현재 이기풍수학은 (88향법)을 근간으로 하는 (地理五訣)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12운성도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絶 :모든 형체가 절멸된 채 기조차도 형성되지 못하고 쉬는 상태다. 胎 :생명의 기운은 받고 있으나 외부적으론 형체가 없다. 養 :생명을 다 이루어 놓고 출생만 기다리는 상태이다. 長生 :드디어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니, 경사스럽고 기쁜 일이다. 沐浴 :태어나 보니 지저분한 것도 있는 유아기이다. 음란함을 뜻한다. 冠帶 :성년을 향해 자라나는 상태로 글을 배우는 소년기이다. 臨官 :청년기에 해당하며 과거에 급제하고 결혼도 하는 좋은 시기이다. 帝旺:벼슬이 높아지고 재물도 많아지는 때이며, 인생의 최고 전성기이다. 衰 :노년기로 접어든 시기로 비록 기운은 쇠하였으나 후학을 지도한다 病 :기운이 쇠하여 병이 든 것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니 흉하다. 死 :기운이 다하여 조용히 죽음에 이른다 墓 :장(葬),고(庫)라고도 하며 모든 활동이 중지된 상태이다.
땅과 양기의 12가지 기운도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된다. 좋은 땅은 양·장생·관대·임관·제왕 등 5개이고, 나쁜 것은 절·태·목욕·병·사·묘 등 6가지이다. 그 중에서 쇠만은 평지에서는 좋으나 산지에서는 흉한 것으로 분류하였다.
즉, 땅의 기운이 절(絶)의 상태라면 생기를 전혀 품을 수 없는 바위를 말하고, 태 역시 아직 생기를 품지 못한 땅이고, 양의 상태부터 생기를 품은 흙의 상태이다. 장생은 생기가 왕성한 흙이고, 목욕은 수맥이 흘러가는 땅으로 흉하고, 관대는 생기왕성한 땅이고, 임관은 비록 생기는 있지만 관대보다는 못하고, 제왕은 생기가 왕성하며, 쇠의 단계는 평야에서는 생기를 품은 흙의 상태이나 산에서는 흉지를 말한다. 그 다음 단계인 병, 사, 묘 역시 생기를 전혀 품을 수 없는 흉지이다.
그렇다면 국에는 항상 몸인 땅(용)이 있고, 그 용을 주관하는 양기(수)가 있는데, 그들의 기운은 어떻게 판별하는가? 땅의 기운은 용맥이 흘러온 방향을 패철로 보아(지반정침, 패철 4층) 그 방위별로 기운의 정도를 판단하고, 양기는 그것이 들어온 방위를 패철로 보아(천반봉침, 패철 8층) 그 기운의 정도를 판단한다.
먼저 수국이라면 파가 을진·손사·병오 방에 해당되는 땅으로 이때라면 12포태법 상의 기준인 묘가 을진(乙辰)에 속한다. 따라서 수국일 경우 을진방에서 용이 뻗어 왔다면 묘룡(墓)이고, 을진 방에서 수를 얻었다면 묘수(墓水)이고, 을진 향이라면 묘향(墓向)이며, 을진방에 산봉우리가 수려하다면 묘봉(墓峰)이다.
자연의 순환 법칙은 용은 음기이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역행하고, 수· 향은 양기이니 시계 방향으로 순행하고, 봉(사) 역시 양기처럼 시계 방향으로 순행함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럼 12포태법에 맞추어 각 국 방위에 따른 용, 수, 향의 기운을 판단한다. 먼저 용을 보면 용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역행시켜 12포태와 대비시킨다.
을진(乙辰)→ 묘룡(墓) / 갑묘(甲卯)→ 절룡(絶龍) 간인(艮寅)→ 태룡(胎龍)/ 계축(癸丑)→ 양룡(養龍) 임자(壬子)→ 장생룡(長生龍)/ 건해(乾亥)→ 목욕룡(沐浴龍) 신술(辛戌)→ 관대룡(冠帶龍)/ 경유(庚酉)→ 임관룡(臨官龍) 곤신(坤申)→ 제왕룡(帝旺龍)/ 정미(丁未)→ 쇠룡(衰龍) 병오(丙午)→ 병룡(病龍)/ 손사(巽巳)→ 사룡(死龍)
양의 기운인 수, 향, 그리고 봉은 시계 방향으로 순행시켜 12포태와 대비시킨다. 기준은 물론 을진이며, 을진이 묘수, 묘향, 묘봉이다.
을진(乙辰)→ 묘수, 묘향, 묘봉 / 손사(巽巳)→ 절수, 절향, 절봉 병오(丙午)→ 태수, 태향, 태봉 / 정미(丁未)→ 양수, 양향, 양봉 곤신(坤申)→ 장생수, 장생향, 장생봉/ 경유(庚酉)→ 목욕수, 목욕향, 목욕봉 신술(辛戌)→ 관대수, 관대향, 관대봉 / 건해(乾亥)→ 임관수, 임관향, 임관봉 임자(壬子)→ 제왕수, 제왕향, 제왕봉 / 계축(癸丑)→ 쇠수, 쇠향, 쇠봉 간인(艮寅))→ 병수, 병향, 병봉 / 갑묘(甲卯)→ 사수, 사향, 사봉
여기서 참고할 것은 어떤 국이든지, 관대(冠帶)와 묘(墓)는 용과 수, 향, 봉의 위치가 같고, 절태양생욕, 대관왕쇠, 병사묘라고 끊어서 외우면 편리하다. 다음은 목국으로, 목국이라면 파가 정미·곤신·경유 방으로 해당되는 땅이다. 이 경우라면 12포태법 상의 기준인 묘가 정미(丁未)에 속한다. 따라서 정미방에서 용이 뻗어 왔다면 묘룡(묘龍)이고, 정미 방에서 수를 얻었다면 묘수(墓水)이고, 정미 향이라면 묘향(墓向)이고, 정미 방에 산봉우리가 수려하다면 묘봉(墓峰)이다.
화국이라면 파가 신술·건해·임자 방으로 해당되는 땅이다. 이 경우라면 12포태법 상의 기준인 묘가 신술(辛戌)이다. 따라서 화국일 경우 신술방에서 용이 뻗어 왔다면 묘룡(묘龍)이고, 신술 방에서 수를 얻었다면 묘수(墓水)이고, 신술 향이라면 묘향(墓向)이며, 신술 방에 산봉우리가 수려하다면 묘봉(墓峰)이다.
금국이라면 파가 계축·간인·갑묘 방으로 해당되는 땅이다. 이 경우라면 12포태법 상의 기준인 묘가 계축(癸丑)에 속한다. 따라서 금국일 경우 계축방에서 용이 뻗어왔다면 묘룡(묘龍)이고, 계축 방에서 수를 얻었다면 묘수(墓水)이고, 계축 향이라면 묘향(墓向)이며, 계축 방에 산봉우리가 수려하다면 묘봉(墓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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