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는 못 고쳐도 운명은 바꿀 수 있다. (풍수편-김경훈)
관상을 기가 막히게 보는 사람과 사주로 운명을 족집게처럼 알아맞히는 사람, 신안(神眼)의 경지에 이른 풍수사가 누가 더 뛰어난지 내기를 했다.
아버지의 주검 옆에서 울고 있는 거지 아이를 보고 이 아이가 1년 뒤 어떻게 될지를 서로 예견키로 했다.
관상가는 “영락없는 거지상이야”, 사주를 본 사람은 “평생 얻어먹고 살 팔자야”라고 했다.
풍수사는 주위를 둘러보고 금세 발복할 자리를 골라 아버지를 장사지내게 한 뒤 “1년뒤에 부귀를 누릴 것”이라고 했다.
1년뒤 이들이 아이 앞에 모였다.
관상가는“어! 관상이 바뀌었어. 부자상이야.”, 사주가는 “아직도 변함없이 얻어먹고 살 팔자야”라고 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아이는 “아버지를 장사지낸 뒤 울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사연을 듣고는 나를 데려가 양아들도 삼았다”면서 “양부모 덕분에 지금은 장가도 가고 글공부도 하면서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아이는 양부모에게 얻어먹고 잘 살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듯 팔자는 고치지 못해도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풍수지리학이다.
풍수경전인 ‘설심부’에서는 이를 두고 “신이 할 일을 빼앗아 하늘이 준 운명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침대 하나 옮기고 책상하나 옮기다보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는 돌파구가 보일 것이다.
/박영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