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청룡 - 우백호가 버티는 吉地
멋지게 지어진 사옥은 회사나 직원들에게 자랑거리다. 그러나 사옥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사옥 터가 기업의 사운(社運)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풍수지리 전문가 박민찬 원장과 함께 대기업 사옥을 둘러보고, 오너의 운세와 사운을 들어봤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좌우에 버티고 선 그룹의 본관은 두 건물보다 몇 미터 안쪽에 위치해 있다. 이는 좌청룡 우백호가 버티고 있는 상이다. 여기에 건물의 뒤편이 지대가 높은 현무 형상을 띠고 있다. 이런 경우 기업 사옥으로는 길지(吉地)로 꼽힌다.
그룹 본관 좌향은 신좌(申坐)로 남동간이 되어 해가 뜨는 동쪽에서 새벽부터 왕성한 기를 받게 되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버팀목이 되며 직원들 간의 결속력 또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정문의 위치 또한 기를 순환할 수 있는 구조다. 정문은 넓고 후문은 좁아야 들어온 복이 쉬 나가지 않는데 건물 뒤편이 높기 때문에 정문과 후문이 바로 마주보지 않고 후문이 좁아 운이 쉽게 쇠하지 않는다.
아무리 명당이라도 건물을 잘못 지으면 그 효과가 반감된다. 그러나 삼성 본관은 문의 크기나 위치, 건물이 향해 있는 방향 모두가 부와 명예의 기운을 받는 곳과 연결돼 있다. 이런 곳에 위치한 기업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좋은 사주를 타고난 오너가 있고 길지에 자리잡은 사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구설수에 휘말린 건 이병철 선대 회장의 묘지(음택) 때문이다. 이 회장의 묘지는 자손이 화목하지 못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터다.
새로 짓는 강남 사옥은 본관만 못해
공사가 진행 중인 강남 사옥은 태평로 사옥만큼 길지는 아니다. 강남대로변 내리막길, 서향으로 위치해 있는데 서향은 해가 지는 방향이기 때문에 기가 빠지게 된다. 이 회장의 운세가 상승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신 사옥에 입주해도 위기는 없겠지만 운이 쇠하는 시점에선 입주한 계열사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삼성생명이 입주하는 A동은 정문을 동쪽으로 만들어 그나마 복이 들어온다. 하지만 뒤를 받쳐주는 현무가 없다. 때문에 들어오는 복을 가둬두지 못하는 형상. 삼성물산이 입주하는 B동도 대동소이하다.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C동은 정문마저 서쪽을 향하고 있어 재물이나 복이 나가는 터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그룹 본사나 회장 집무실은 기존 태평로 본관에 두는 게 좋을 듯하다. 또한 강남 사옥의 경우 정문 입구 위치를 바꾸는 등 풍수 지리적인 조치를 통해 보완이 가능하다.
■ 박민찬 원장은 풍수지리 전문가로 고려시대 도선대사로부터 이어져온 신안계물형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낸 인물이다. 도선대사 34대 제자이기도 한 그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묘터를 대통령이 날 터가 아니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하와이에서 풍수세미나도 개최했다. 저서로는 《천년만에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