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洋刃)
암장(暗藏)에 의하면 갑은 + 목이고 묘는 - 목이며, 병은 + 화, 오는 - 화, 또 무는 + 토, 오는 - 화이다.
경은 + 금, 유는 - 금이다.
임은 + 수요, 자는 - 수이다.
나는 남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세상을 비관하고 한강 다리 위에 서 있다.
이럴 때 가장 친한 남자 친구가 와서 위로를 하는 것과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와서 위로하는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나에게 힘이 될까?
물론 여자이다.
남자 친구가 나에게 위로를 해주면 그 효과는 50퍼센트밖에 안 된다.
그러나 애인이 위로를 해주면 100퍼센트의 효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낙랑 공주가 호동 왕자를 사랑한 끝에 자기 나라의 보물인 자명고를 찢어 버리게 된 것이다.
모두 다 음양의 이치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가까운 것이 부부간이다.
부부는 무촌(無寸)이다.
그래서 같은 이불 속에서 돌아누우면 남 같은 기분이 들어 서글퍼진다.
양인이라는 것은 네 가지가 다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 어떤 것이 제일 강한가? 그 순서가 있다. 월지 양인이 제일 첫번째, 왜냐하면 나는 어머니에 의해 태어났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태어난 달이다.
두번째는 일지 양인, 세번째는 시지 양인이다.
즉 두번째는 나의 배우자 자리에 양인이 온 것이므로 나에게 두번째로 큰 영향을 준다.
큰 영향을 준다는 말은 강하다는 뜻이다.
세번째는 자식 자리에 양인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연지 양인이 가장 약하다.
우리는 조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조상이 실제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가장 약하다.
나는 우선 부모님에 의해서 태어난다.
그 다음에 만난 것이 배우자이다.
그리고 자식을 낳고 산다.
이러한 글자들은 나를 중심으로 가까이 있다.
그러나 조상님들은 멀리 있다.
멀리 있기 때문에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다.
조상이 아무리 대통령을 하고 뭘 했더라도 실질적으로 나를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에 의해 제일 먼저 영향력이 오고, 다음에 배우자를 얻어 자식을 낳았을 때 또 달라진다.
그러므로 자기를 중심으로 가까이 있는 글자들이 세력이 강하다.
흔히들 "옛날에 우리 집이 양반이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뭘 했고 몇 대 조 할아버지는 뭘 했다"고 하면 "조상이 밥 먹여 주냐?"고 쏘아 부친다.
그 말이 맞다.
이는 조상을 얕보는 것이 아니다.
잘난 조상 자랑만 하지 말고, 오늘의 평가는 바로 당신을 보고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아주느냐, 이것이 바로 실질적인 평가이다.
그러므로 남에게 잘못 보이면 그만큼 자기 평가도 나빠진다.
자기를 좋게 보이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상대방은 상대방대로 평가할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존경이란 아무리 자기가 받고 싶다고 해도 받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양인의 작용은 어떠한가?
강하고 약하고는 일지 양인에는 없다.
그러나 월지 양인일 때는 대단히 강력하다.
월지 양인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양인은 상기한 바처럼 자기와 음양이 다르지만 질이 같은, 즉 내가 목이면 같은 목, 화이면 화, 이처럼 동질의 것이면서 음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양인은 나에게 강력한 힘을 주므로 나는 그 힘을 믿고 날뛰게 된다.
그래서 불굴의 의지와 기상이 나타난다.
이런 의지와 기상 때문에 열사나 의사(義士)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또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고집이 센 사람, 한 마디로 표현해서 강한 사람이 되기 쉽다.
그러나 너무 강하기 때문에 부러질 수 있다.
쇠도 낫과 같이 약한 것은 휘어지지만 강철같이 강한 것은 부러진다.
강한 것은 부러지기 쉽다.
나는 이따금 누구한테나 고분고분하는 예스맨 같은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눈알 부릅뜨고 큰소리 치는 사람이 오히려 속으로는 우스운 것이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군'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화가 나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 화가 나 있는지 기분이 좋은지 알기 어려운 사람, 이런 사람들이 무서운 사람이다.
성질 자주 내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은 없다.
성질을 내고 싶어도 참아라.
성질을 내는 것은 자기 속을 그대로 내보이는 짓이다.
'내 속은 이것밖에 안 된다'하고. 상대방 속을 알고 나면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너는 근으로 달아봐야 한 근 밖에 안 된다.
그러니까 무섭지 않다.
' 즉 성질을 내면 낼수록 자기 자신은 가벼워지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무시 당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양인이 들어간 사람은 성격이 강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한다.
자기 자신이 너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직업도 의사(義士)나 열사나 군인이나 경찰 같은 무관 계통이 많다.
그런데 사주 팔자의 국이 나쁘면, 즉 나쁜 팔자로 흐르게 되면 서진 룸싸롱 사건 같은 끔찍한 범죄를 일으키는 흉악범이 된다.
그리고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극부 극처할 수도 있다.
나는 양인 사주를 가진 사람의 부인이 죽는 것을 한두 사람 보았다.
한두 사람뿐 아니고 그럴 확률이 많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죽이지 않고 그대로 그 성격을 가지고 살다가는 결국 고독한 팔자가 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강하기 때문에 남보다 큰 일을 할 수 있고, 출세도 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강한 자기 성격으로 인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상대를 친다는 것은 자기 주위에 사람 있는 꼴을 보지 못하니까 '나는 혼자 살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독한 팔자가 된다.
그러므로 성격을 고쳐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본위이다.
아내도 자기 본위이고 남편도 자기 본위이다.
자식도, 며느리도 모두 자기 본위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 인(人)자를 보자.
하나를 빼면 넘어진다.
둘이 의지하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이것은 둘뿐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 의지하고 사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고 사는 공동체이다.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함께 살려면 남에게 의지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대운에서 양인이 올 경우에는 양인을 보는 것보다 팔자에 있어서 나에게 어떤 오행이 좋고 나쁜지를 판별해야 한다.
즉 팔자를 보면 나에게 약이 되는 것이 있고 병이 되는 것이 있다.
병을 먼저 찾게 되면 약을 찾기 쉽고, 또 약을 찾으면 병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음양오행이 나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운이나 세운에서 양인이다, 12신살이다 하고 따지는 것은 차후 문제이다.
이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부족한 오행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이다.
어떤 오행이 들어왔냐에 따라 운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