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론(干支論)
乙木
乙木의 사전적(辭典的) 의미(意味)를 알아보자.
乙은 “두 번째”, “굽어있다”, “새(鳥)” 등의 의미가 있다.
한자(漢字)의 의미(意味)로는 “솟아 나오다”, “허리에 두르는 띠”라는 의미도 있다.
고서(古書)에서는 乙을 “분알우을(奮軋于乙)”이라 표현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을 하면 “힘든 것을 떨쳐내고 버티어 솟아오르다”라는 의미가 된다.
양(陽)으로부터 떨쳐 나오는, 즉 기(氣)로부터 질(質)이 솟아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맞는 표현일 것 같다.
乙木은 음간(陰干)으로서 음목(陰木)이다.
양간(陽干)이며 양목(陽木)인 甲木과 똑같은 木이며 근원(根源)이 같다.
양간(陽干)인 甲木이 기(氣)를 강하게 나타내는 木이라면 음간(陰干)인 乙木은 실질적(實質的)인 질(質)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木이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우리들 인간적인 측면에서 남자는 대외적(對外的)인 처세(處世)에 강하고 여자는 내면적(內面的)인 실리(實利)에 강한 것과 비슷하다.
甲木은 참천지세(參天之勢)로 위로 뻗어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乙木은 먼저 실리적(實利的)인 면을 파악한 뒤 어디로 뻗어 가야 될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빛이 막혀있을 경우는 위로 뻗어서 빛을 받고, 막혀있지 않을 때는 옆으로 뻗어서 빛을 더 많이 받는다.
자연의 현상에서 甲木과 乙木을 구별하고 싶을 때는 옆으로 뻗어 있는 나무가 乙木이 될 것이다.
甲木의 특성(特性)은 견고(堅固)하고 乙木의 특성(特性)은 유약(柔弱)하다고 한다.
하지만 오행(五行)의 생극제화(生剋制化)에서는 甲木이 약(弱)하고 乙木이 강(强)하다고 한다.
여기서 초학자(初學者)들은 혼동(混同)하기 시작한다.
똑 같은 木을 놓고 상황에 따라 강(强)하다고 하고 또 다른데서는 약(弱)하다고 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학자(初學者)들의 가장 큰 오류(誤謬)는 사람의 눈으로 보는 현상을 비교해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습관은 빨리 버리는 것이 좋다.
자연의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면이 필요하다.
자연의 현상은 우리들의 굳어버린 선입관(先入觀)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
오행(五行)의 흐름이 그렇기에 생극제화(生剋制化)도 똑 같은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된다.
유(柔)는 강(剛)을 이긴다.
태풍에 버티는 나무는 강(剛)한 나무가 아니라 유(柔), 즉 부드러운 나무이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뒤에 甲木은 모두 쓰러졌다.
가로수, 전봇대, 받침대 등등 甲木에 해당하는 나무는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미역줄기나 갈대 해초 등이 사라졌다는 말은 못 들었다.
그러한 乙木들은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강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인간세상에서도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는 것은 너무나 많다.
각자 곰곰이 생각해 보면 甲木과 乙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서(古書)에 을목자갑지질 이승갑지생기야(乙木者甲之質 而承甲之生氣也)라고 했다.
乙木은 甲木의 질(質)이며 甲木의 생기(生氣)를 승계(承繼)하였다는 의미이다.
甲木으로부터 기(氣)를 받아 태어난 질(質)이라는 뜻이니 乙木은 甲木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다만 질(質)적인 면에서 실리적(實利的)이며 木이 가장 왕성한 제왕지(帝旺地)가 乙木의 자리이니 그러한 측면의 추가적인 부분을 설명하면 될 것이다.
乙木의 특성(特性)을 가진 사람은 甲木의 기(氣)를 이어 받았으니 진취적(進取的)이며 미래지향적(未來指向的)인 성격(性格)을 당연히 갖게 된다.
하지만 甲木과 틀린 점은 실리적(實利的)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뻗어가야 햇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을까? 먼저 고심(苦心)을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면서 자신의 목표(目標)에 도달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해야 돈을 절약하며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분석을 먼저 하게 된다.
이러한 점이 甲木과는 틀린 점이며 바로 이런 실리적(實利的)인 면 때문에 미래지향적(未來指向的)이며 희망(希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수전노(守錢奴)에 가까운 사람의 성격(性格)을 갖게 된다.
또한 미래지향적(未來指向的)인 성격(性格)을 갖고 있기 때문에 허황(虛荒)된 생각은 아예 하지 않으며 실리적(實利的)이라 주도면밀하여 매사(每事) 실수가 없는 사람이 된다.
또한 木은 仁義禮智信 오상(五常)의 인(仁)에 해당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하고 예의 바르며 항상 성실한 성격(性格)을 갖게 된다.
오상(五常)의 성격(性格)은 甲木도 동일하다.
乙木의 특성(特性)을 가진 사람은 의타심이 없고 생활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치밀한 면이 있어 인간미(人間美)가 없다는 말은 들을 수 있는 것이 단점(短點)일 수 있겠다.
乙木의 성격(性格)을 설명하였지만 사주의 구성상 변화가 있을 수 있다.
日主에 친림(親臨)하여 있는 오행(五行)이나 용신(用神)의 종류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설명한 내용은 乙木에 대한 기본적인 것이며 단편적인 면이라는 점 주지하시기 바란다.
乙木은 기본적으로 불(火)을 좋아한다.
불(火)의 어머니로서 회정포병(懷丁抱丙)이라 한다.
즉 丙丁 火를 정(情)으로 품고 안아주는 것이니 그만큼 불(火)과 유정(有情)하여 자유자재로 불을 다룬다는 의미이겠다.
따라서 뜨겁게 사용할 때는 뜨겁게, 따뜻하게 사용할 때는 따뜻하게 사용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왕지절(金旺之節)인 申酉月에 태어나도 丙丁 火가 투출(透出)하여 있으면 乙木은 끄떡없다.
불(火)을 조절하여 金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乙木은 유약(柔弱)한 木이기 때문에 보호를 위해서 불이 필요하겠지만 木의 가장 왕성(旺盛)함을 유지(維持)해야 되니 온기(溫氣)가 절실한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절(夏節)은 너무 뜨겁기 때문에 건조해지므로 물(水)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왜 土는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것이다.
土는 기본이다.
뿌리를 내려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약(柔弱)한 木이지만 乙木은 사막으로 비유하는 未土에서도 뿌리를 내리도록 되어 있으며 土를 제극(制剋)함이 심하다.
을목수유 규양해우(乙木雖柔 刲羊解牛)라 했다.
직역을 하면 乙木은 비록 유약(柔弱)하지만 양(羊)을 도살(屠殺)하고 우(牛)를 해부(解剖)한다는 의미이다.
깊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말이다.
乙木이 소(牛)를 의미하는 丑土와 양(羊)을 의미하는 未土위에 앉으면, 마음대로 요리가 가능하니, 庚辛 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또한 어느 토양(土)이든지 제극(制剋)이 가능하여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乙木에게는 불(火)이 필요하다고 했다.
춘절(春節)의 乙木은 甲木과 동일하게 득화발영(得火發榮)해야 하기 때문이며, 추절(秋節)은 왕금(旺金)을 제극(制剋)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동절(冬節)에 불이 필요한 이유는 해천지동(解天地凍)하기 위해서이다.
해천지동(解天地凍)이라는 의미는 꽁꽁 얼어붙어 있는 천지(天地)를 해동(解凍)하기 위해서이니 조후(調候)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하절(夏節)에 물(水)을 좋아함도 너무 뜨겁고 건조하니 윤지지조(潤地之燥), 즉 메마른 땅을 촉촉이 적셔주기 위해서라는 의미로서 조후(調候)를 위함이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설명과 거의 일맥상통(一脈相通)한 설명이기는 하나 나무의 종류를 乙木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
춘절(春節)의 乙木은 복숭아와 자두나무(桃李)이므로 금극즉조(金剋則凋)라 하였다.
金이 극제(剋制)를 하면 시들기만 할 뿐이라는 의미로서 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불(火)이 있으면 시들지도 않는다.
하절(夏節)의 乙木은 화가(禾稼), 즉 논에 심어 둔 벼와 같으니 물(水)이 있어야 잘 자라게 되며, 추절(秋節)의 乙木은 동계(桐桂), 즉 오동나무와 계수나무와 같으니 火로서 왕금(旺金)의 극(剋)을 막아야 된다고 했다.
오동나무와 계수나무는 귀한 나무로서 보호가 필요한 나무이다.
동절(冬節)의 乙木은 기파(奇葩), 즉 겨울에 피는 기이한 꽃이므로 땅을 따뜻하게 하여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고서(古書)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정말 표현을 잘했다는 놀라움이 있다.
동절(冬節)에 태어난 乙木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수다목부(水多木浮)이다.
월령(月令)이 亥子이니 乙木이 뿌리없이 지지(地支)에 수국(水局)을 형성하여 수다(水多)할 경우는 기마역우(騎馬亦憂)이므로 등라계갑(藤蘿繫甲)이 가춘가추(可春可秋)라 했다.
의미는 지지(地支)에 午火가 있어도 水를 극제(剋制)하기 어려우니 등라계갑(藤蘿繫甲)을 이루어야 사시사철 안심이 된다는 뜻이다.
기마역우(騎馬亦憂)라는 말은 말을 타도 역시 걱정이라는 의미이다.
말은 午이니 午가 지지(地支)에 있어도 어렵다는 말이다.
丙丁 火가 천간(天干)에 투출(透出)하지도 않고 지지(地支)에 왕수(旺水)를 제극(制剋)할 수 있는 戌未 조토(燥土)도 없으므로 午火만으로는 어려우니 등라계갑(藤蘿繫甲)을 이루어야 된다는 뜻이다.
흔히 甲木을 장송(長松)으로 비유를 하고 乙木을 등나무로 비유를 하는바 장송(長松)을 타고 올라가는 등나무의 형상(形像)은 보통 천년(千年)을 끄떡없이 보내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등라계갑(藤蘿繫甲)이 되는 경우는 甲木에서 설명했듯이 천간(天干)에 甲木이 투출(透出)하여 있거나 지지(地支)에 寅木이 장(藏)하여 있어 乙木을 도와주는 것이다.
출처 : 명리세상 - blog.daum.net/gbell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