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난 해〔年〕·달〔月〕·날〔日〕·시(時)를 간지(干支)로 계산하여 길흉화복을 점치는 법. 사람을 하나의 집으로 비유하고 생년·생월·생일·생시를 그 집의 네 기둥이라고 보아 붙여진 명칭이다. 각각 간지 두 글자씩 모두 여덟 자로 나타내므로 팔자라고도 한다. 그리고 사주팔자를 풀어보면 그 사람의 타고난 운명을 알 수 있다 해서 통상 운명이나 숙명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사주는 간지로 나타내는데 ‘간(干)’은 10가지이므로 ‘십간’이라 하고, 사주의 윗 글자에 쓰이므로 천간(天干)이라고도 한다.
‘지(支)’는 12가지이므로 ‘십이지’ 또는 사주의 아랫 글자에 쓰이므로 지지(地支)라고도 한다. 천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의 10가지이며, 지지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의 12가지이다.
천간과 지지는 모두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 분류되고 또 방위와 계절 등을 나타낸다. 지지는 이밖에도 절후(節候)·동물(띠)·달〔月〕·시각 등을 나타낸다. 천간과 지지가 처음 만나는 갑자부터 마지막인 계해까지 순열 조합하면 육십갑자(六十甲子, 六甲)가 되는데 사주는 이 육갑으로 표현된다. 가령, 1911년 8월 25일 하오 6시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는 신해(辛亥 : 연주)·병신(丙申 : 월주)·정묘(丁卯 : 일주)·기유(己酉 : 시주)와 같이 된다.
사주를 세우는 데는 정해진 법식이 있으나 너무 번거로우므로 흔히 ≪만세력 萬歲曆≫을 이용한다. 왜냐하면, ≪만세력≫은 약 100년에 걸쳐 태세(太歲)·월건(月建)·일진(日辰)이 육갑으로 적혀 있어 찾아보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세력≫에 따라 사주를 세우는 데 있어 문제가 생기는데, 그 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역술(易術)에서는 입춘을 기점으로 새해가 시작된다. 따라서, 설을 쇠었더라도 입춘 전이면 묵은해의 태세로 연주(年柱)를 삼는다. 가령, 1920년은 육갑으로 경신년인데, 입춘은 음력으로 전년인 1919년(기미년) 12월 16일에 들었다. 연도는 아직 바뀌지 않았지만 이날부터 새해가 시작되므로 음력 1919년 12월 16일생의 사주는 기미년 정축월(12월)생이 아니라 새해인 경신년(1920) 무인월 (1월)생이 된다.
이와 반대로, 연도가 바뀌었더라도 입춘이 지나지 않았으면 묵은해의 태세와 월건으로 사주를 낸다. 이러한 현상은 윤달이 든 전후의 해에서 흔히 일어난다. 월주(月柱)는 인월(寅月, 1월)부터 지지 차례대로 축월(丑月, 12월)까지의 해당 월의 지지의 법식에 따라 천간을 붙인다. 달은 1일 기준이 아니라, 그 절기(節氣)의 시작을 기준으로 바뀌므로 1월생이라고 반드시 인월이 되는 것이 아님은 위의 예에서 본 바와 같다.
일주(日柱)는 ≪만세력≫의 일진을 그대로 쓴다. 일주는 연도나 절기와는 무관한 고유 일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주(時柱)는 하루를 12시각으로 쪼갠 자시(子時)에서 지지순으로 해시(亥時)까지 해당시의 지지의 법식에 따라 천간을 붙인다. 월주와 시주의 천간 법식(월두법·시두법)은 〔표 3〕과 같다.
월주의 경우, 가령 연주가 갑자년이나 기축년 등 갑(甲)이나 기(己)가 천간인 사람이 진월(3월)에 태어났다면 병인(1월)에서 시작하여 정묘(2월)·무진 (3월)과 같이 육갑순으로 내려가 무진이 월주가 된다. 시주의 경우는 일주가 을미년이나 경술년 등 을(乙)이나 경(庚)이 천간인 사람이 묘시(5∼7시)에 태어났다면 병자(23∼1시)에서 시작하여 정축(1∼3시)·무인(3∼5시)·기묘(5∼7시)와 같이 육갑순으로 내려가 기묘가 시주가 된다.
또, 시주를 세우는 데 있어서는, 자시를 야자시(夜子時, 23∼0시)와 정자시(正子時 또는 朝子時, 0∼1시)로 나누어 거기에 따라 일주를 달리 세우기도 하고, 그 사람이 처하여 있는 위치에 따라서 더 세분하여 서울의 경우 0시32분47초를 새날의 분기점으로 잡기도 한다.
이상과 같이 세워진 사주는 그 사람의 운세를 함축한다고 보는 것을 명리(命理)라 하고, 사주의 구조를 분석, 종합하여 그 사람의 길흉화복을 추리하는 것을 추명(推命)이라 한다. 흔히, ‘사주를 본다’는 것이 곧 그것이다. 추명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그 사람의 선천적 숙명을 판단하는 일이요, 둘째는 이른바 피흉취길(避凶就吉)하는 개운법(開運法)이다.
사주로 알 수 있는 것은 성격이나 적성 등 인성(人性)에 관한 사항, 부모·형제·부부·자녀 등 대인(對人)에 관한 사항, 관운·재운·학운 등 운수(運數)에 관한 사항, 그밖에 건강·상벌·재앙 따위가 있다. 이러한 사항들은 고정적인 것도 있으나 시간에 따라 유동하기도 한다. 10년 단위로 유동하는 것을 대운(大運)이라 하고, 1년 단위로 유동하는 것을 세운(歲運)이라 하는데, 길게는 몇 10년 동안으로 넓혀 보기도 하고 짧게는 달이나 날이나 시각으로까지 나누어 보기도 한다.
사주의 개운법은 사주 자체로가 아니라 사주를 다른 술법(術法)에 원용하여 흉화(凶禍)를 길복(吉福)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이름, 길한 방위, 잘 맞는 궁합 등은 그 사람의 운세를 좋게 변화시킨다는 것인데, 이것들은 모두 사주에 따라서 조정하는 것이다.
사주는 무엇보다도 균형과 조화를 중시한다. 음양이나 오행이 치우침이 없이 고루 배합되어 있으면 길하고, 편증되어 있으면 그것을 균형과 조화가 이루게 조정하여야 개운이 된다. 〔표 4〕의 ①의 경우는 음양이 2 대 2로 조화를 이루었고, 오행도 태과(太過, 3 이상)나 불급(不及, 0)이 없이 고루 갖추어 균형이 잡혀 있다.
이러한 사주는 오기(五氣, 五行)가 막힘 없이 주류(周流)하므로 일단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표 4〕의 ②의 경우 음양은 조화되었으나 오행은 목태과(木太過)에 화불급(火不及)으로 편협되어 있으므로 화를 만나면 불급을 보완하는 한편 목생화(木生火)로 목을 설기(泄氣)시키고, 금을 만나면 금극목(金剋木)으로 목을 극해줌으로써 균형이 잡힌다고 해석한다.
②의 경우 화와 금을 용신(用神)이라 하여 추명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다. 흔히 용신을 말할 때 ‘갑목용신(甲木用神)’이니 ‘목화용신(木火用神)’이니 하는데, 갑목용신은 사주구성으로 보아 양목(陽木)이 용신이라는 뜻이고, 목화용신은 목과 화가 용신이라는 뜻이다.
격국에는 육친에 따라 정재(正財)·편재(偏財)·정관(正官)·편관(偏官)·인수(印綬)·식신(食神)·상관(傷官) 등의 정격(正格) 외 종격(從格, 偏格)·잡격(雜格) 등 50여 가지로 분류된다. 가령, 1913년 음력 1월 2일 진시(7∼9시)생의 건명(乾命, 남자)사주를 내어서 격국용신을 잡고 운세의 대강을 살펴보면 〔표 5〕와 같이 된다.
이 사주는 정관격 갑목용신이다. 월주 장간(藏干) 중 갑목이 월간(月干) 갑목에 투출(透出)되고, 월간 갑목은 다시 지지 인목(寅木)과 진(辰) 속에 들어 있는 장간 을목(乙木)에 뿌리를 내려 목(木, 官)이 왕성하다. 기신인 기토(己土)도 역시 토인 축·미·진을 깔아서 힘을 얻었고, 미(未)의 장간 정화(丁火)의 온난(溫暖)을 얻었으며, 시주 무진(戊辰)이 도우므로 신왕(身旺)이다.
따라서, 월상갑목(月上甲木)인 관성(官星)을 용신으로 잡게 된 것인데, 연간 계수(癸水)도 축(丑)의 장간 계수에 통원(通源)되어 수생목(水生木)으로 용신을 돕고 있다. 이 사주는 좋은 관운을 타고 났는데, 30세까지 희신(喜神)인 해·자·축 수운(水運, 북방운)에 크게 귀히 되었으나, 금극목(金剋木)하는 31세 이후 60세까지의 신·유·술 금운(金運, 서방운)에 이르러 불운을 겪었다고 푸는 것이다.
또, 간지는 선천수(先天數)·후천수(後天數)의 숫자로 대입시켜 대정작괘법(大定作卦法)에 따라 주역괘를 내어서 운세를 풀기도 한다. 주역괘란 건(乾, 天)·곤(坤, 地)·감(坎, 水)·이(離, 火)·진(震, 雷)·손(巽, 風)·간(艮, 山)·태(兌, 澤)의 8괘(八卦)를 제곱한 64괘로서 그 가운데 한 괘를 내어 주역점 푸는 방식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四柱大觀(金永宰, 創元社, 1965)
≪참고문헌≫ 三命通會(朴一宇, 明文堂,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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