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역학이야기]연월일시와 운명
명리학에서는 사람의 출생과 함께 운명은 결정되고 인생은 운명이라는 큰 틀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전제로 미래를 예측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 수술이든 간에 그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로서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들어 신생아의 출생일을 택일, 제왕절개 수술해 좋은 사주팔자로 출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동양철학과 서양의학의 혜택인 동시에 현대인의 지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양문화를 접하고 살아가는 젊은이들 중에는 간혹 사주팔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왜 같은 연월일시에 출생한 사람인데도 한 사람은 부귀(富貴)를 누리며 살아가고, 한사람은 빈천(貧賤)하게 살아가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의문점은 명리학 즉 사주팔자가 연월일시라는 사실 때문에 통계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착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밝힌 대로 사주팔자는 대자연의 기수학(大自然之氣數學)으로서 통계학이 아닌 것이다.
사람은 부모님으로부터 육체(氣質)를 부여받고 대자연으로부터는 이기(理氣)를 부여받고 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연월일시에 출생해도 서로 다른 운명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같은 연월일시에 출생하게 되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게 되는 이기(理氣)는 서로 같게 된다. 그러나 부모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기질(氣質)은 서로 다르다. 그러므로 운명은 서로 다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말은 그 사람들의 사주팔자는 서로 같지만 부모님의 사주팔자는 서로 같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말. 따라서 사주팔자는 서로 같지만 서로 다른 운명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모님의 팔자 즉 부귀빈천(富貴貧賤)은 자녀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출생과 함께 수십억의 재산이 주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수십억의 채무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다. 정해진 운명의 틀은 같아도 주어진 환경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 사람이 출생한 연월일시에 부여된 음양오행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또 어차피 제왕절개로 분만을 해야 한다면 좋은 날짜와 시간을 택해서 수술을 하는 것은 지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점이 있다. 1년을 정하는 기준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동지'를 기준으로 해를 바꿔 정해야 된다. 그러나 '입춘'을 기준으로 잘못 해를 바꿔 정해 왔다. 이미 이것도 수차례에 걸쳐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해왔으나 이직도 일부의 명리학자들은 인정을 하면서도 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이 동지를 기준으로 정해야 되는 사주팔자의 연주(年柱)를 입춘을 기준으로 잘못 정하게 되면 동지와 입춘사이 약 45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팔자는 180도로 달라져 버릴 수가 있다. 더구나 '택일'을 해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될 경우 엉터리 사주가 나올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입춘을 기준으로 사주팔자의 연주(年柱)를 정해온 것은 옛 왕조국가의 제도(농사짓는 기준)를 정하는 기준으로서 연주(年柱) 정하는 기준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준이다. 그러니까 일찍이 안자(顔子)께서 국가의 제도(爲邦) 정하는 기준(농사짓는 기준)을 공자님께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자 공자님께서 "입춘을 연(年)의 첫 달로 삼은 하(夏)나라의 제도(子曰行夏之時)를 따르면 백성들의 일상생활(농사짓는 일)에 편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를 기준으로 사주팔자의 연주(年柱)를 정해왔다. 이 때문에 특정 및 불특정 다수인들이 입지 않아도 될 엄청난 피해를 입어 온 것이 사실이다. 명리학은 흉함을 피하고 길함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왕절개를 통하더라도 사주팔자는 분명히 존재하게 되며 그것을 근간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제왕절개 수술날짜를 정해야 할 상황이라면 한번쯤 명리학자들과 상의하는 것도 후세를 위한 방법인 것만은 틀림없다.
자료제공: 삼명철학원 (www.sammyo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