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학, 일년 기준 논란...공주대, 입춘 문헌 알고 보니 동지
[데일리안 대전·충남 이인우 기자]공주대 대학원 역리학과 석사논문 오류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사주학(四柱學)상 일 년을 정하는 기준을 놓고 학계와 역술계의 논란이 뜨겁다.
대전에 본부를 둔 한국천문역리학회는 “사주학의 연주(年柱)를 정하는 기준이 동지(冬至)인데 대학에서 마져 학술적인 근거가 없는 입춘(立春)을 기준으로 역리학도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학회는 “그동안 사주학의 연주를 정하는 기준에 대한 근거문헌을 제시하고 공개질의서를 보내 토론을 제의했으나 공식답변은 물론 토론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동지를 기준으로 정해야 할 연주를 입춘으로 정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의 심각성”을 제시했다.
천문역리학회 “사주학 연주의 기준은 동지(冬至)다”...근거문헌 제시
이 학회는 “동지를 기준으로 사주팔자의 연주를 정해야 된다는 사실은 고금(古今)의 천문역법을 통해 검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주역, 논어, 맹자 등 약2000년 이상 검증된 옛 성현의 문헌을 통해 명확히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주역은 “복괘(復卦)를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이것을 동지라고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맹자이루하편의 주석과 모든 천문역서 또한 연월일시를 모두 갑자(동지)로 달력(曆元)의 시작을 삼았다”(歲月日時皆甲子爲曆元)고 했다는 것.
실제로 동지를 사주의 기준으로 할 경우 생년월일이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四甲子)인 사람이 240년마다 탄생하게 되는데 입춘을 기준으로 하면 수 만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이 학회의 주장이다.
‘명리정의’(命理精義)의 저자인 한국천문역리학회 이상엽 학술위원장은 “동지와 입춘은 45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약600만명 정도가 띠가 다를 수 있고 그 사이에 태아나지 않은 사람들도 동지와 입춘 사이에 사주를 보면 운세가 달라질 수 있다”며 “대만에서는 이미 약50년 전부터 동지를 기준으로 사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입춘 근거문헌, 알고 보니 동지 문헌
취재진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확인코자 공주대 대학원 역리학과 교수 진(7명)에 대해 사주학상 연주(年柱)를 정하는 기준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 답변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방문 취재를 통해 입춘에 대한 근거문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공주대 역리학과 A교수가 제시한 입춘 기준 근거문헌 역시 타기관에 번역을 의뢰한 결과 동지에 대한 근거문헌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주대측이 제시한 근거문헌은 ‘관판연해자평평주’(官版淵海子平評註)중 연상기월례에 있는 내용으로 육십갑자의 탄생과 순환법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간지로 각 월을 표기하는 인월(寅月)의 천간(天干)을 찾는 공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헌에는 “상고(上古)의 역법은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로 시작되었다(上古曆法, 年月日時均開始於甲子)”고 명시되어 있어 이것은 육십갑자가 사갑자(四甲子)로 시작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동지의 근거문헌이라는 것.
이상엽 학술위원장은 “국립대학교에서 역리학도들을 교육시킨 입춘 연주기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문헌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교수의 신분을 망각한 처사로서 혹세무민이 아닐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학자적 양심이 있다면 연주기준도 모르는 석사학위소지자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춘 연주의 오류가 고금의 역법을 통해 밝혀졌다”며 “국립대학교에서 연주기준의 오류를 감추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도 불특정 다수가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한 해의 역술시장 규모는 2조원대, 여기에 종사는 역술인만 20여만명에 이른다. 음지의 학문으로만 여겨졌던 역리학을 국립대학교에서 양지로 이끈 만큼 보다 명확한 학술적 근거를 통해 사주학의 근간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데일리안 대전·충남 이인우 기자
출처 :서라벌의 별
원문보기▶ 글쓴이 : 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