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교차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빌딩 19층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입구에 적힌 문구의 핵심은 '역전'이었다. 거꾸로 보자면, 당장 지금의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고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서 후보는 지금의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2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서 후보는 '재선'을 자신했다. 자신의 승리를 '100%' 장담한다는 서 후보는 나아가 "지난 4년 전 선거보다는 결과가 낫지 않겠나"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오히려?"라며 갸우뚱하는 기자들에게 "오히려!"라고 자신하는 서 후보가 덧붙였다.
"부산 싹쓸이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서 후보에게 "4년 전 선거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집권 여당의 후보란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지금은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일반 시민 일부가 그렇게 생각하지만 친소 관계에 따라 예산 정책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왜냐면 대통령하고 친한 사람이 한두 사람인가. 다들 친하다고 하고 다들 의논하면 대통령이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겠나. 그것이 꼭 강점이라고는 이야기 못한다."
대신 그는 구청장과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는 자신이 필요한 예산을 잘 확보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가장 현실성 없는 공약은 가덕신공항"
동시에 오거돈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서 후보는 상대 후보들의 공약 중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하지 않고 "가덕신공항"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선거가 지나면 또 잠잠해질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최근 들어 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의도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항간에 소문이 있고, 그런 것들이 공직을 수행하는 분 입장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검증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신을 둘러싼 항간의 소문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선 버스전용차로 설치를 근간으로 한 간선급행버스 'BRT' 도입이 일가의 버스 사업을 돕기 위한 것이란 항간의 소문에 대해 그는 "일을 함에 있어 사적인 영역과 공적 영역을 버무려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건 의식하지 않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가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을 막은 뒤 생긴 영화계와의 갈등으로 흐르자 서 후보는 "글쎄 참…"이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BIFF 파행 책임론은 재임 기간 그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논란이었다. 그는 "접근하는 방식이 서툴렀다"면서도 "부산시도 잘못한 점이 있지만 영화제에 있는 분들도 책임이 있지 않나"라며 'BIFF의 발전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소신을 유지했다.
"시장 한 번만 더 하겠다. 그다음은..."
공천을 둘러싼 서 후보와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의 갈등설은 일단 어느 정도 봉합이 된 상태다. 이날 서 후보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선거를 도와주면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그분 나름대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 아니겠나"라면서 "같이 선거 운동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먼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럴 계획은 없다"라며 웃었다.
그는 부산시장으로서의 목표는 딱 '재선'까지라고 이날 못을 박았다. "4년만 더 하면 더 튼튼히 다져서 그다음에 누가 시장이 돼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부산의 시스템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자신에서였다.
그럼 목표가 거기서 끝이 날까. 서 후보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대권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권이 본인이 한다고 되는 거냐"면서도 "그때 가서 봐야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게 "분위기 좀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한 뒤 웃음을 터트렸다.
이날 서 후보는 '경제'와 '견제'를 위해서라도 자신을 비롯한 한국당 후보들이 선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청하자 이런 말이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경제가 말이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근로자들이 굉장히 어렵다. 이런 것들을 대통령이 제대로 느끼는지 모르지만 제가 느끼는 감은 일부 학생 운동권에 있었던 사람들이 오히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다가는 나라의 경제가 걱정이다. 이번에 제대로 좌우 균형을 맞추고, 진보·보수를 맞춰서 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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