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생극의 선후
사주는 각각의 생극하는 관계에 따라 용신의 희기가 나뉘어진다. 같은 생극의 관계일지라도 팔자 위치의 선후가 다름에 따라 길흉이 또 다시 변한다.
같은 간지라도 이곳에 있으면 길하고 저곳에 있으면 흉하며, 이곳에 있으면 용신이 되고 저곳에 있으면 쓸모가 없다. 사주의 빈부, 귀천이 모두 같지 않은 것은 이 변화무쌍함에 있다.
팔자의 생극 제화(制化)를 본다는 것은, 정관은 상관을 꺼리고 인수는 재성을 꺼리는 것 등을 예로 들 수가 있는데 이런 원리만 알아 가지고는 부족하다.
사주중에서 상관견관, 탐재파인, 관살혼잡. 편인탈식, 군겁쟁재는 파격 요소로 가장 꺼리는 격국이다. 이 파격은 천간에 같이 잇거나, 지지에 바로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희신과 기신의 생극의 선후의 차이를 분별해야 제대로 사주를 볼 수가 있다. 선후의 구별에 대한 원리는 시주가 귀착하는 곳인데서 연유한다.
희신(喜神)이 시주에서 생왕(生旺)하면 만년이 유복하고 기신(忌神)이 시주에서 생왕하다면 만년이 처량할 것이다. 팔자의 선후 과정을 밝히면 살아 있는 명운 감정법이 된다.
정관격인데 천간에 재와 상관이 둘 다 투출했다고 할 때 그 앞뒤의 위치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가령 甲木 일주가 酉月에 생하여 정관격인데 상관 丁火는 앞에 있고 戊土 재성이 뒤에 있다면 초년에는 귀할 수 없으나 만년에는 발달할 것이다.
만약 戊土가 앞에 있고 丁火가 뒤에 있다면 정관이 재성의 도움을 받아 초년에는 좋지만 만년에는 상관의 작용에 의하여 정관이 다치니 좋지 못하고 후사를 잇기 어려울 것이다.
甲木 일간이 子水의 인수를 용신으로 삼는데 己土가 앞에 있고 癸水가 뒤에 있다면 비록 재성이 인수를 파손함은 있지만 결국은 인수의 생조를 얻게 된다. 만약 癸水가 앞에 있고 己土가 시에 있다면 인수가 단결했다고는 해도 끝내는 재성에 의해서 파손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볼 것이 아니고 역시 사주의 배합을 잘 살펴 보아야 한다.
정관격에 상관이 있으면 재가 투출됨으로써 상관의 흉함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해소할 수 있는 경우와 해소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선후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신미 정관 정재
정유 상관 정관
갑오 日干 상관
무진 편재 편재
辛金 정관이 년간에 투출했으나 월간 상관인 丁火가 극하였다. 비록 재성 戊土가 시주에 있지만 역시 상관의 흉을 해소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丁火와 辛金이 바짝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인수격인데 식신과 재성이 둘 다 투출하여 인수를 파괴하는 경우에도 선후의 차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가령 甲木 일주가 子水 인수를 쓰는데 己土가 앞에 있고 癸水가 뒤에 있다면 만년에는 비록 부유하지는 못해도 그런대로 유복할 것이다. 만약 癸水가 앞에 있고 己土가 시주에 있다면 만년이 처량할 것이다.
월령이 인수인데 사주에 재성이 있는 경우, 무조건 불길하다고 볼 수는 없다.
탐재파인이라는 것은 인수가 미약하고 재성이 강력할 때 적용되는 원칙에 불과한 것으로, 일간이 인수의 생을 받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데 재가 인수를 파괴하는 동시에 비겁의 구원이 없어서 인수를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경신 편재 편재
무인 식신 편인
병신 日干 편재
을미 정인 상간
부잣집 아들의 사주로, 재가 인수를 파괴하는 사주이다. 비록 인수 乙木이 시간에 있어서 재성은 앞에 있고 인수가 뒤에 있어 좋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그렇지 않다. 乙庚合하여 재성인 金으로 化한 데다가 金이 申에서 기운을 얻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중년까지는 약간 발전이 있겠지만 다시 재의 운이 도래할 때 반드시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다.
식신격에 효신(편인)과 재가 둘 다 투출한 경우에도 어느 것이 앞에 있고 어느 것이 뒤에 있는가에 따라 길흉이 달라진다.
壬水 일주가 甲木 식신을 쓰는데 편인 庚金이 앞에 있고 편재 丙火가 뒤에 있다면 만년이 형통하여 부유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편재 丙火가 앞에 있고 편인 庚金이 뒤에 있다면 만년이 처량할 것임은 물론이려니와 부유하지도 귀하지도 못할 것이다.
식상생재(食傷生財)격에서는 효신이 탈식(奪食)하거나 상관을 극제하는 것을 꺼리며 이 경우에 편인은 병이 된다. 만약 편인이 앞에 있고 식상이 뒤에 있다면 이는 편인이 일주를 생하고 왕성해진 일주가 시주에 있는 식상에 설기하는 것이니 오히려 좋다. 이는 인수가 왕성하여 식상을 용신으로 쓰는 것과 같은 좋은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부귀한다.
식상격은 재운으로 가는 것이 좋으니 이는 재가 능히 정인과 편인을 제압하여 식상을 보호하는 까닭이다. 만약 재가 없으면 병이 들었는데 약이 없는 형상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경신 편인 편인
무인 편관 식신
임자 日干 비견
갑진 식신 편관
편인이 탈식하는데 재 화가 없어서 구응하지 못한다. 운이 좋을 때 약간의 발전은 있지만 사주 원국에 재가 없으니 큰 발달은 없다. 申 대운에 효신 庚金이 득지하니 재앙을 면키 어렵다. 이 사주는 원국에 재가 없음이 병이니 만약 丙火 재가 앞에 있고 편인 庚金이 시에 있다면 초년에는 발달하다가 끝내는 불발이니 부귀를 누리기 힘들 것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정미 식신 편재
임인 정인 겁재
을묘 日干 비견
기묘 편재 비견
일주 乙木이 신왕하니 丁火로 설기함이 좋으니 丁火가 용신이 된다. 그런데 壬水가 丁火를 합거하니, 壬水는 병이 되고 壬水를 제압하는 己土가 약이 된다. 애석한 것은 丁壬合하여 木으로 화한 것이다. 壬水가 합거되어 水의 작용을 못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丁火까지 합거되므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용신 丁火가 년간에 있는데 손상을 입으니 빈한한 가정에서 출생하였다. 그런데 己土 약신이 시에서 구원해주니 남편을 도와 집안을 일으켰고 자손이 번창하였다. 대운이 南方으로 향하여 용신 丁火가 득지하니 오래도록 행복하였다.
칠살격인데 재와 식신이 둘 다 투출하면 이 역시 선후에 따라 길흉이 달라진다.
己土 일주가 卯月에 출생했는데 癸水 편재가 앞에 있고 辛金 식신이 뒤에 있다면 비록 재성이 칠살을 돕는 결함은 있지만 뒤에 있는 식신이 칠살을 제압하므로 말년에 대귀할 수 있다.
만약 식신 辛金이 앞에 있고 癸水 재성이 시에 있다면 비록 식신이 칠살을 제압한다고 하지만 재성이 식신의 기운을 흡수하여 결국에는 칠살을 돕게 되므로 귀할 수는 있어도 끝내는 만년이 처량하고 수명도 길지 않을 것이다.
칠살격에서 칠살을 제복하는 식신을 쓰는 경우에는, 식신이 용신이 된다. 재가 투출하면 파격된다. 그러나 선후의 차이에 의하여 파격이 될 수도 있고 파격을 면할 수도 있다.
辛金 일주가 시주에 丙火 정관이 있는데 정관이 용신이라면 壬水 상관은 병이 된다. 이럴 때는 상관을 극하는 정인 戊土가 구원의 신이 되고 약이 된다.
지지의 작용은 천간의 추상적 기와 합하여 현실적으로 구체화되는 형질임으로 천간보다 중요하며 심지어는 천간의 생극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아래에 예를 든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계유 편관 편재
갑자 정인 편관
정묘 日干 편인
병오 겁재 비견
子午卯酉가 다 있으니 4개의 지지가 모두 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명조는 충이 바로 붙어 잇지않아 충이 성립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4개의 지지가 서로 돕고 있다. 卯木과 酉金의 사이에 子水가 있고, 子水와 午火의 사이에 卯木이 있으니 金水木火가 순서대로 상생하고 있다. 이 명조는 인성을 용신으로 삼아 화살하여야 한다. 水가 金과 木의 사이에서 통관하여 용신인 인성이 손상되지 않으니 충되는 것같아도 충이 아니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신묘 상관 정관
정유 정인 상관
무자 日干 정재
무오 비견 정인
土金傷官격에 인수 丁火가 용신이다. 그런데 卯酉충이 되어 정관 卯木이 인수 丁火와 午火를 생하지 못하고 子午충이 되니 재의 충을 받아서 용신인 인성 丁火의 뿌리 午火가 뽑혔다. 지지에서 木火가 충을 당하니 천간의 火土 역시 허탈하다. 평생동안 뜻을 펴지 못하였다.
충극이 되어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청의 건륭황제의 사주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신묘 겁재 정재
정유 정관 겁재
경오 日干 정관
병자 편관 상관
양인격으로 칠살 丙火를 용신으로 삼아 양인을 제압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을에 난 金 일주이지만 인성이 없으니 왕(旺)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관살은 지지의 卯木과 午火에 뿌리박고 너무 지나치게 양인을 제압하는 게 탈이다. 칠살 병과 겁재 신이 합하여 정관이 남고, 묘한 것은 卯酉충이 되어 卯木이 火를 생하지 못하고 子午충이 되어 午火가 酉金을 파괴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丙丁火의 관살이 지지에서 뿌리박지 못하게 되어 일주를 지나치게 억제하기는 힘들게 되어 결국에는 중화를 얻었으니 현묘하다 하겠다.
윙에서 간단히 子午卯酉의 충을 예로 들었는데 회합(會合)의 선후에 따라 그 길흉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충도 되지 않고 합도 되지 않으면서 다만 선후의 차이에 따라 길흉이 갈리는 경우도 있어서 그 작용이 매우 복잡다단하다.
출처 :해정 명리 학당
원문보기▶ 글쓴이 : 해정법사